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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수니 일기2

내 주제파악을 하자..남이섬 1

틈틈여행 2013. 11. 18. 13:10

 

 

 

 

늦장부리기를 잘했다.

완전 안개로 뽀얀 날이어서 적지 않은 차량들이 속도를 내지 못한다.

그래, 오늘 벌금 내자.

마스터클래스 포토트레킹 두번째 출사 날이다.

선유도에 이어 남이섬에 자기가 정한 주제에 맞는 사진을 찍어 포토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게 가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오리무중 안개정국..남이섬을 향하는 내 입에서 이 말만 뱅뱅 돈다.

주제를 정하고 사진으로 풀어나가라 하셨는데 머리와 가슴이 뿌얘서 백지같다.

어떻하지 어떻하지.

선생님, 아무래도 저는 '나의 재발견'으로 할까봐요.

 

 

 

 

 

 

 

 

남들과 다르지 않아 여러가지 떠올린 바 없지 않으나

추상적인 개념은 표현이 어려울 것이고

빤한 주제는 밋밋거나 지루할 것이고

아니면 둘이 다 반대 일 수도 있다.

사진 시작도 전에 머리를 꽝 부딪혔으니 현기증이 날 밖에..

무엇으로 찍을까는 정해졌는데 어떻게 찍을지가 막막하니 그것이 문제로다.

자아~자 정신차리고 주제파악을 하자구.

 장군아, 너도 그 낙엽을 어찌할지 고민이냐?

 

 

 

 

 

 

 

선생님, 조오기 의자 보이시죠?

의자를 소재로 '쉼' 이나 휴식 그런걸 표현하고 싶은데 그걸 어찌 요리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런것도 좋겠지만 기다림이나 외로움, 뭐그런 감정들은 어떨까?

보는 사람이 어떤 느낌을 더 고급스럽게 느낄지 생각을 해봐바.

앗..눈치빠른 삐수니.

맞다!! 의자 자체가 '쉼'을 의미할테니 너무 1차원적이라는 말씀이시죵!!

그러나 깨달음은 요기까지.

 

 

 

 

 

 

 

어떤작가는 의자를 오브제로 그리움  쓸쓸함 외로움 등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적절한 의자들을 바다에 가져가기도 하고 필요한 곳에 가지고 다니며

연작형태로 찍기도 한다시며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이리보고 저리 봐가며 고민해보라고 독려해주셨다.

그런데요 선생님, 남이섬은 넓어서 다양한 의자가 있을줄 알았는데

남이섬엔 다 똑같이 이런의자들이에요. 도대체 의자들이 표정이 없어요.

그럼 의자가 웃어야 돼, 울어야 돼??

 

 

 

 

 

 

 

외로움 그리움 쓸쓸함 사랑..

사실 난 이런 손에 잡히지도 않을 감정들에 손발 오글거려 밀쳐두고 사는 편이다.

골똘이 생각해도, 가볍게 지나치듯 떠올려도 이것들처럼 추상적인 것도 없다 싶은거이..

차라리 달달한 연애감정이라면 오히려 현실적인데 말이지.

'달콤한 의자' 뭐..이런거??

죄송합니다~~~~^^

지나가는 과객께 설정샷 좀 부탁드렸더니 이모냥입니다.ㅎㅎ

 

 

 

 

 

 

 

 

아무래도 의자가 문제인게지.

의자 없이 찍힌 이 연인이 쬐께 더 달달해 보인다.

아님..경상도 말씨의 서울남자와 서울말씨 쓰는 서울남자의 차이??

아님 말구...

 

 

 

 

 

<사진은 본 포스팅 내용과 아무관계가 없음을 알립니다^^>

 

 

 

 

 

의자에 표정을 불어넣고 싶어 슬렁슬렁 구석구석 걸어다녔다.

어깨가 쑤시고 목은 가눌 수 없어 금방 꺾일 것 같은데

머리가 무거워져서 그러나보다.

풀어보라 하셨는데 이리 억지로 되도 않을 의자를 우겨넣고 있으니 무겁지.

 

 

 

 

 


 

 

 

 

 

 

 

 

 

의자 의자 의자..엣다 모르겠다 의자.

이번엔 첨가물을 넣어본다.

의자가 웃는다. 헛웃음인지 비웃음인지...

 

 

 

 

 

 

 

 

 

멀미가 날 지경이다.

무뚝뚝한 의자가 가득한 섬에 나를 가두시다니..ㅠ.ㅠ

거기 아줌마, 그런말 말아요. 가두긴 누가 가둬요. 스스로 선택한거잖아요.

나야말로 날개가 있나 헤엄을 칠 수 있나....머엉 멍..

개 헤엄이요? 그걸로 뭍으로 가기엔 무리에요.

 

 

 

 

 

 

 

 

앗!! 한 장 건졌다.

부러움.

마주 앉아 있는 이 연인..으음..아냐.

달달한 연인이 아니라 씁쓸 살벌해보인는구먼. 실패.

이쁜 아가씨.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너무 몰아세우고 있네, 지금.

 

 

 


 

 

 

의자가 필요해. 의자의 표정 따위 필요없어.

잠깐 쉬어가는거야.

그냥 하던대로 쿡쿡..옳지. 쉴 때는 확실히 쉬는거야.

 

 

 

 

 

 

 

 

 

 

 

 

 

 

 

그래도 생각이 비워지지 않아 새로운걸 채울 수 없으면 놀면되지.

초상권과 저작권에 영원히 문제가 없을 블로그포스팅용 사진들을 양산해내는거야.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았다.

선유도에서처럼 모두들 어디서 보물찾기를 하고 있는지 잘 마주쳐지지가 않았다.

그래도 자주 마주친 사람이 라라님.

나하고 똑같이 사진 찍은 기간 극짧은 라라님이이서 동선이 비슷한가보다.

 

 

 

 

 

 

 

 

그렇담 저기 선생님은 어찌하여 라라님만큼이나 자주 마주치게 되는 것일까?

흠..극과 극은 통한다더니 글쿤^^

라라.."선생님이 야단치는 것은 애정에 정비례한다는거 알아요."

선생님.."절대 그렇지 않아. 아무 상관없어. 두고봐"

삐수니.."선생님, 그래도 야단 많이 쳐주세요. 원포인트 레슨이 될 것 같아서 기대가 커요."

어떤 사진에는 말하기도 싫다는 말씀.

 헐..머릿속에 모든 복잡한 생각을 밀쳐내고 꽉 들어차는 그 한마디.

 

 

 

 

 

 

 

 

 

그래도 나는 아직 주제파악을 하지 못했다.

 한 발 담가봐? 의자에 앉은 사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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