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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수니 일기2

김광석의 위로

틈틈여행 2013. 8. 20. 00:53

불쾌하고 분하고 슬프고 아프고 그립고 ...속이 상한 하루였다.

곧 머리에 꽃 꽂을 것 같은 여자가 속을 긁었다.

일찍 잠자리에 들려다 알게된 다큐..김광석 이야기다.

두툼하게 부어 묵직한 눈꺼풀을 치켜뜨고 기다렸다.

 

김광석의 목소리와 모습이 기대보다 적어 아쉽지만

울적한 내 기분은 충분히 위로 받았다.

김광석은 가까운 사람으로 다가와 내 기분을 토닥인다.

 

공연전에 난롯가에서 함께 커피를 마셨던 기억도 있고

마트에서 만나 아기들 얘기로 잠깐 수다를 떨고

콘서트에 자주 찾아가는 팬이라고 말해주고..

 

89년 겨울 충북 괴산 어느 산막에서 김광석 목소리를 처음 만났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고물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처음 듣는 목소리 처음 듣는 노래에

나는 스탕달 신드롬으로 어찔하고 가슴이 콩닥거렸다.

주변이 시끄러운 가운데 귀를 기울여 동물원이라는걸 알았다.

동물원 2집이었는데 왜 1집을 몰랐을까?

난 이전엔 가요를 거의 듣지 않고 있었다.

바로 1, 2집 구입 달달 외워 따라부르고

이후 김광석 음반들도 줄줄이 사나르고 모두 외워버리던..

김광석 내 청춘의 여러 페이지.

 

김광석 친구 김창기는 살아있을 때 알아봐주지 그랬냔다.

이봐요, 김창기씨.

난 동물원 당신들도 알아봤고 김광석도 확실히 알아봤어요.

 

김창기 박기영 박학기..모두 중년이다.

나도 저들만큼 나이먹은 중년이다.

김광석만 여전히 서른 셋 청춘이다.

 

몇 개 동영상을 더 찾아 듣고 봤다.

김광석, 그가 다시 나를 토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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