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건강관리
- 가정교육
- 싸가지
- 의정부꽃카페
- 여행
- 금혼식
- 부케
- 체형관리
- 이벤트문의
- 꽃다발 예쁜꽃바구니
- 冬至
- 카트라이더
- 의정부역꽃집
- 의정부퀘렌시아
- #꽃카페 #퀘렌시아
- 이웃
- 왕싸가지꽃장수
- 게임
- 자매
- 교통사고
- 함창명주페스티발
- 운전
- 의정부역꽃카페
- 숲
- 예의
- 팥죽
- 증도 엘도라도리조트
- 꽃카페퀘렌시아
- 우전해변
- 퀘렌시아
- Today
- Total
주머니만큼 여행하기
도둑여행 본문
..너 먼길 떠나서 딱 한 장면에 만족하는 여행도 괜찮겠어?
국내여행을 해본적이 없어서 아무데고 괜찮다는 답변을 듣고 어렵게 시간을 낸 조카를 위해서
큼직하게 움직이기로 계획 급변경,
..음..고모가 장쾌한 장면을 보여주마.
우리는 각자의 동거인 몰래 하루 여행을 시작했다.
조카는 수능 전 며칠간 시간이 있어 7시까지만 서울에 들어오면 되었고 나는 6시까지 돌아와
녀석과 저녁으로 삼겹살을 궈먹기로 되어 있었다.
마음은 알레그로인데 금요일이라 그런지 가는곳마다 도로사정은 라르고.
사무실에서 출발한지 두시간만에야 고속도로에 올랐다. 그 시간이 11시.
조카는 대학원에서 작곡공부를 하는 조금 유명한(소은이 표현)학생이기도 하고 실기를 가르키는
꽤 유명한 선생이기도 하다.
일이 연관되어 유럽 전역과 일본은 여러차례 다녀왔어도 국내에선 제주도 일부와 통영 외엔
개념이 없으니 도대체 이 무식한 조카를 어쩜 좋단 말인가?
물론 발길을 해 본 적이 없는 조카의 여행지 선택에 자유롭긴 하지만...
아뉘..그렇다해도 내가 너무 심했나?
어디를 갈거라고 알려주지도 않고 끊임없이 수다를 떨면서 횡계 나들목을 빠져 나가면서야
손가락으로 산을 가르켰다.
..저기 풍력발전기 보이지? 거기 갈거야. 산이랑 바다를 한 눈에 보여주마.
..고모 저는 고모가 어디로 가시는지 얘길 안해주셔서 고속도로가 언제 끝나나 그 생각만 했어요.
..히히..내가 그랬니?
대관령 삼양목장에 내려서자 잣솔향이 진하게 들어왔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두툼한 겨울옷이다. 급 변경한 여행지라서.. 나는 담요를 들고 나섰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셔틀버스로 올라 전망대에 내려서자 우리를 날려 버릴만큼 세찬 바람이
먹구름을 갈라 뭉게구름으로 만들었다. 바람녀석 눈치 하난 빠르단말야.
..우와~~너무 좋아요!!
사람들은 세찬 바람에 인증샷 한 컷씩 남기고 10분만에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갔다.
이제 모~두 우리 차지, 바람 속을 걷고 그 바람과 함께 커피를 마셨다.
꼭 커피를 마셔야 할 풍경이 있다고 쓴 적이 있는데 조카는 그 말에 무진 공감을 했었다고 언젠가 그랬다.
오늘 이 산 위의 풍경도 꼭 커피가 필요했다.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이 다음에 스무살에서 스물여섯까지 뭘 추억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바쁘게 살아와서요. 가끔 이런 곳에서 바람도 느끼고 그래야하는데 도시에서만
있으면서 저녁에 들어가면 형 얼굴만 보고 사니까 곡이 잘 안써져요.
..그래, 내년 논문 쓰는 틈틈이 고모가 로드매니저를 해주마. 그러다보면 교향곡은 아니더라도
고모를 위한 소품 하나 정도는 안써주겠나?
우리의 영혼은 맑은 바람으로 채웠지만 쿠키와 커피뿐이었던 몸에 허기가 느껴졌다.
..어쩔래? 여기서 대관령 특산물 컵라면 먹고 월정사로 넘어갈래, 아니면 바로 가서 밥먹고
조금 여유시간 가질래.
당연 그냥 진부로 넘어가길 원했다.
..월정사에 10층석탑인가 있는거는 아는데 월정사가 오대산 아래 있는건 몰랐어요.
..으구~~. 어디가서 런던시내랑 도쿄는 눈감고도 찾아다닌다고 말하지 말어. 잘난척 한다고 욕먹는다.
아늑한 숲길도 필요할 듯 싶어서 서둘러 갔음에도 산채정식을 먹고나자 상원사까지 올라 갈 시간은
부족했다.
10층 석탑에 눈도장 찍고 전나무 숲길 걸을 시간도 없이 눈길만 주고는 서둘러 출발했다.
..겨울엔 설악산보다 오대산이 아늑하고 좋더라. 하얀 눈밭에서 와인 마시면 더없이 좋아.
..그럼 그때 다시 오기로 해요.
가슴이 뻥 뚫렸다고 좋아하는 조카는 늘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하는 습관을 지키지 못하고
한시간이나 늦게 약속 장소로 향했고 나는 8시에나 녀석에게 삼겹살을 구어줄 수 있었다.
소풍 가방은 오늘 아침, 녀석이 자고 있는 시간에야 몰래 가지고 들어와 설거지를 했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주 유명할..& 아주 유명한.. (0) | 2009.11.22 |
---|---|
연인산 (0) | 2009.11.14 |
극성 4종세트 (0) | 2009.09.30 |
자고로 벙개란... (0) | 2009.09.23 |
짧은 여행, 긴 여운 (0) | 2009.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