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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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연남씨의 금혼식

틈틈여행 2020. 9. 4. 18:40

2018년 4월 19일 ~20일 여행이야기 입니다.
오늘 친구가 와서 문득 사진 파일들을 보다가 이 중요한 여행을 블로그에 기록해야겠단 생각에 소급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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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야할텐데..모든 준비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내가 어쩔수 없는 날씨 걱정, 따뜻하기만을 바랬습니다.
추워서 점퍼를 입겠다는 언니.
절대 드레스 입어야 해!!
제가 준비한 이벤트에 점퍼라니요~
 

 
 
그냥 여행하기로 잡은 날짜에 떠억하니 큰언니의 결혼 50주년이 겹쳤습니다.
이런 즐거운 우연이...!!
이웃집 누구엄마가 드레스 입고 찍은 금혼식 사진이 좋아보이더라는 언니,
동생들과 여행하며 맛있는거 먹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언니.
하지만 두 분을 위해 서프라이즈한 금혼식 준비를 했습니다.
손손이와 함께 플랭카드 디자인을 했습니다.
"남하고 50년을 사는거 어떤걸까요?"
스무살 손손의 궁금증.
 
 

 

그 말에 50년 세월 되짚어보시라고 솜솜과 함께 영상물을 만들었습니다.
삶의 여러 순간들을 떠올릴 50년간의 사진들.
처녀 총각때부터의 흑백사진으로 시작되는 영상에 음악을 더해놓고나서 괜히 우리의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수녀언니와 재형이네 가족까지만 공유하고 비밀에 붙여둔 채 준비를 했습니다.
솜솜은 보우타이를 준비하고 나는 밤늦도록 화관과 부케를 만들었습니다.
어마무지한 준비물을 미리미리 준비해놓고 출바~~알!!
 
 

 


꽃으로 요리한다구? 라고 생각했대요, 울오빠는..
부안에서 백합 코스요리로 여행 첫식사를 하고 고창보리밭과 유채밭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야외촬영하고 가실게요~~
우리가 준비한 것들에 깜짝 놀라는 형제들..
서프라이즈 파티는 이래서 양쪽이 모두 행복해지는 것이지요.
이제 시작이라규~!!
 
 

 

보리밭은 내가 보여주고 싶은 최고의 상태가 아니어도 한갖지게 우리끼리 놀기에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일흔 아홉 형부부터 스물 조금 넘은 솜솜까지 풍경에 흡족해 했습니다.
보리밭에 간다길래 왠 보리밭? 했다는 언니.
저녁식사는 법성포로 넘어가 굴비정식.
숙소에서 빨리 와보란다며 시원하게 피로 풀으시라 석정온천으로 모셔다드리고 내뺐습니다.
수녀언니, 솜솜이랑 미친듯이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예약해둔 케잌을 찾고 휴양림에 들어가 파티장을 꾸며야했으니까요.
 
 

 

이벤트 어렵지 않아요~
공들여 여행스케줄 짜고 예쁜 공주케잌, 꽃, 와인, 빔프로젝터에 노래방 마이크, 헬룸가스와 풍선..
이럼 됐죠 뭐...
숙소는 방장산 자연휴양림이었습니다.
숲속의 집이 독채형이랑 좋아요.
조금 부지런하면 원하는 날짜에 예약할 수 있고 비용도 착하니까 넉넉한 크기로 구합니다.
 
 

 

밥해먹을 가스통인줄 알았다죠, 울 새언니.
헬룸가스로 풍선 50개 묶어내고 프로젝터 설치하고 샐러드 만들고...땀을 뻘뻘 흘렸어요. 아~~온천가고 싶다!!
준비가 다 끝날즈음 온천욕에서 돌아오셨습니다.
이제 50주년 금혼식 전야제 촛불을 밝혀볼까요?
 
 

 

두 분이 서로 의지하며 사셨어도 자식없어 많이 쓸쓸하셨을 50년, 드레스입고 사진 찍고 밥 한번 먹는 것으로 그 위대한 50년을 축하하기엔  너무 뻔하고 시시해서 이리 해드립니다.
영상을 함께보고 진행자 솜솜의 센스있는 셀럽소개^^ 막내 재형이가 축하의 글도 읽어드리고
당사자 연남씨의 감사 말씀도 듣고 축가도 함께 불러드렸습니다.
 
 

 
 

      왼쪽부터...솜손아빠, 솜손엄마 양재형, 임마꿀랏다수녀님, 작은새언니, 형부, 큰언니, 큰새언니, 솜솜, 작은오빠

이어지는 여흥의 시간.
아이돌 걸그룹 못잖은 솜솜의 공연, 어른들의 막춤과 노래자랑.
허리꺾고 웃느라 뱃가죽이 땡기는 즐거운 밤을 보냈습니다.
 
 

 

아침밥 해먹고 방장산 휴양림에서 느릿한 산책과 게임으로 신나게 놀고 고창읍성 한바퀴 돌았습니다.
초여름 날씨처럼 너무 더워서 여행은 여기까지...
계획에는 간장게장 식사도 있었는데 모두들 배고프지 않다해서 패쑤.
여행으로 소진된 기력은 고창 바닷가에서 장어구이로 보충하고 1박2일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른들께 무엇이 필요한지, 얼만큼까지가 적당한 여행인지, 무엇으로 자랑삼으며 삶에 윤기를 더하는지 알기시작했습니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은 도심에서 바삐사는 젊은이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평생 살면서 모두 방전된 상태의 어른들의 기를 채워드리는 충만한 시간은 저에게도 보약이 되는 시간입니다.
 
 

 

 

 
 

 
 
*코로나19가 빨리 끝나야지..우리 연남씨 전라도 음식 잡숫고 싶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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