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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덕유산 본문
여름 휴가 마지막 날..월요일 새벽 5시에 집을 나서 도착한 덕유산 아래입니다.
내가 애정하는 관광 곤돌라를 이용해 수월하게 덕유산 정상에 올라보기로 했거든요.
설천봉 봉우리 구름모자 쓰고 있으나 우리를 맞아 곧 벗어던지리란 믿음을 가지고...
설천호숫가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셋이 골고루 준비해오는 음식..더덕장아찌와 뽕나무순 볶음, 싱싱한 열무김치 멀리서 왔다는 김부각 등등..
오전에 힘나게 해줄 맛있는 시간입니다.
이런 도시락밥상을 보고 제 여행에 함께하고 싶어하는 분들은 왜 하나같이 잘 얻어먹을 수 있을거 같다고 생각할까요?
이 밥상에 준하는 도시락을 가져와야 동참할 수 있겠단 생각을 하셔야 하는겁니다요.
아뉘~~ 관광곤돌라 시작이 9시라고 생각했는데 하절기 평일엔 9시 30분에 매표와 곤돌라 탑승이라네요.
요런 계절엔 일찍 시작해주면 좀 좋을까요?
혹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운해가 날아가버릴까, 하얀 뭉게구름 하늘에 조바심도 나고 ..
9시 이전부터 줄이 늘어나기 시작했답니다.
와우!!
곤돌라에서 내려 만난 풍경에 탄성을 질러봅니다.
그래 이 맛이야!!
서둘러 향적봉에 오르기로 합니다.
그렇다고 눈에 들어오는 꽃들의 손짓에 모른척 할 리는 없지요.
이런 꽃동산에 자주 오게 되는 것도 아닌데..
산풍경을 보고 풀꽃들과 눈맞춤하러 나선 길인데요.
흰꽃 좋아하는 제 눈엔 어수리와 가늘가늘 긴잎별꽃이 자꾸 들어왔지만 동자꽃 모싯대 여로 ............
무수한 꽃들도 알은채는 꼭 해주었습니다.
수월하게 올라왔다고 향적봉 풍경에 소홀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찌되었든둥 덕유산 등산이 세번째인데 향적봉에서 두루두루 덕유산을 바라보는 것은 처음이니까요.
두번 다 구름에 갇혀 덕유산을 볼 수가 없어 아쉬웠거든요.
꽃구경하면서 중봉까지 가기로 한 날입니다.
햇살에 바삭바삭 구워질까봐 중무장을 마쳤을 때 구름 한 자락이 그늘을 만들어주더니 점점 뽀얗게 산등성이를
감싸 안아버립니다.
..덥지 않아 좋다.
..역시 고사목들은 구름속에서 신비롭게 서있어야 세월이 보이면서 으시시하고 더 멋있어.
낄낄거리며 중봉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더운걸 몰랐어요. 산아래 복닥거리는 세상에서 얼마나 더울까 싶은 생각도 접어두었답니다.
느긋하게 간식먹고 있는데 점점 어두어지더니 출발과 함께 폭우가 내립니다.
산풍경이 보이지 않아도 덥지 않아 좋다고, 구름에 갇혀 있어 분위기 좋다고 했는데 ...
대체 나한테 왜그러니 덕유산아.
아주 오래전 요맘때 종주하면서도 이런 폭우속을 걸었더랬습니다.
손이 시려워 사진도 찍을 수가 없었는데 오늘이 딱 그런날이었어요.
중봉에서 향적봉까지 흙탕물을 첨벙이며 쏜살같이 걷는 동안 동행 둘은 흠뻑 젖어버렸으니까요.
요런 놀이를 할 때까지 어찌 이 상황을 상상이나 했겠냐는거지요.
아무래도 오늘 시작을 못되게 해서 그랬나 봅니다.
뒷담화를 했거든요.
소현이 친정엄마 얘기요...신새벽부터 우리는 너무 하신다, 그러시면 안되는거다, 우리는 그러지 말자는 둥
성토를 해가며 어른의 처신, 나이가 가르치는 것들, 늙어 외롭지 않을 방법들에 대해 열을 내며 이동했거든요.
에고...벌받은게 분명해요.
우리 셋은 쫄딱 비를 맞아도 싼..
이런 제엔장...곤돌라로 내려오니 산아래는 땡볕입니다. 이럴줄 알았어!!
저는 배운바 있어 덧옷도 있고 일습 여벌옷도 준비해왔고 우산도 가져와 빌려줬지만 그냥 면바지 입은 재금양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게 통째로 햇볕에 널어 말려야 할 판입니다.
제 차에 그냥 태울 수 없어 제 바지를 빌려줬습니다.
그리고 무주구천동으로 발 씻으러 고고씽..
커다란 서어나무 아래 자리를 깔고 남은 도시락 털어먹고 잠깐 쉼을 했습니다.
콸콸콸 물소리를 자장가 삼는 구천동에서의 까무룩한 낮잠, 참 달콤했더랬습니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한참을 걸어올라갔다가 되돌아오는 길, 멀리서부터 우르르 쾅 천둥소리가 들립니다.
서둘러 내려와 발 씻는데 벌써 빗방울, 차에 오르자마자 거친 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휴가 마지막 날 덕유산 좀 즐겨보겠다는데 뭐가 나빠?
도대체 우리한테 왜 이러는건데?
왜 내가 올 때마다 네 모습을 감추는건데...??
우린 쫓기듯 덕유산에서 멀어져 귀가 길에 올랐습니다.
돌아오는 길, 날씨가 완전 색동이었습니다.
햇살이 닿는 왼팔은 뜨거운데 앞 유리창 와이퍼는 열심히 움직이고 그 사이로 먹구름은 보이지 않는데
계속 비는 내리고...
아침 집을 나선 시간이 수삼년은 지난듯 까마득합니다.
내가 언제 집을 나왔더라..
역시 하루를 길게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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