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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야생화..내겐 험난한 세계 본문
아뿔사!!
만항재 범꼬리 군락지에 꽃이 피었더나고 묻는 친구말에 아직이라고, 7월말에나 8월초 쯤 보일거 같다고 했다.
그리고 ↓ 이 꽃 이름이 뭐냐고 물으시는 분께 오이풀인지 뭔지 모르겠다 했으니..
범꼬리를 눈 앞에 두고도 참..나...
친구가 범꼬리를 물었을 때 내 머릿속엔 꽃범의 꼬리가 활짝 피어 있었다.
큰오이풀은 흰색이고 꽃의 모양도 다른데 왜 오이풀이라 했을까?
뭐하나 똑 부러지게 내 것으로 만들어 깊은 지식 하나 없는 나는 야생화에도 역시 수박 겉핥기이다.
이름 없는 풀이 없는 야생세계에 비슷한 모양의 꽃과 나무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사람들은 그 풀과 나무들에 얼마나 많은 비슷한 이름들을 붙여줬는지...
아..야생화의 세계는 넓고도 깊도다!!
가끔 꽃얼굴 사진만 보내놓고 이름을 물어보는 친구들 있는데 대략 난감이다.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 꽃 종류들이 왜천궁 갯기름나물 궁궁이 누룩치 전호 섬바디 등등이다.
내 눈에 비슷비슷한 이녀석들을 확실하게 구분지어 익히는 것을 오래전에 포기했다.
역시 나는 학습을 통해 뭘 알아가는 것에 취약하다.
내가 이런바에 아는 꽃이름만 말해주는 것이지 온갖 꽃이름을 다 알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친구들아.
그런데도 꽃이름을 알려주지 말고 꽃이름 아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친구도 있으니..참으로 나를 과대평가한 것이여!!
어제 이른아침 잠깐 지리산 구경하고 왔다.
아는만큼 보인다 했던가?
정령치 오르는 길에 올여름 처음 이름과 구분법을 알게된 개다래(잎이 꽃인척 하얗게 변한다. 쥐다래는 분홍)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신비스럽게 푸른 산수국도 줄을 지어 피어 나를 반기는데 사실은 내가 더 반가운 마음이었다.
고리봉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은 흐르는 구름으로 더 풍요로운 풍경이었다.
감추었다 내놓기를 여러번인데도 싫증이 나지 않아 그대로 하루종일 앉아있고 싶었다.
멀리 산풍경도 풍경이려니와 지천인 꽃들에 새벽의 배고픔이 사라져버렸다.
내가 얼마나 그리워하던 여름산 풍경인데...
첫산행이 여름 장마철 산이어서인지 촉촉한 풀밭에 선명한 여름꽃이 눈에 띌 때 가슴이 뛴다.
메역순나무 하얀 꽃은 누렇게 시들 준비를 하고 있었고 게으른 찔레꽃과 붓꽃은 여전히 씽씽했다.
하늘말나리 털중나리 노란원추리 비비추 구름패랭이 냉초 좁쌀풀 좀비비추 푸른여로 짚신나물 돌양지꽃 노루오줌 기린초 톱풀
까치수염 큰물레나물 뱀무 미나리아재비...내가 이름을 알아서 불러줄 수 있는 녀석들만 해도 이렇게 많았다.
여로 좁쌀풀 냉초
주말이면 들로 산으로 쏘다녀도 역시 자연보다 인공에 익숙한걸 부정할 수 없다.
산에서 만나는 야생의 꽃들인데도 나는 녀석들을 만나면 깜짝 놀라기가 일쑤다.
누가 여기다 요녀석을 심어놨지?
내가 산아래 누군가 조성한 공원에서 본 익숙한 녀석들의 고향이 이 숲이란걸 까맣게 까먹고는...
톱풀 기린초
산에 많이 다녔다고 꽃, 나무 이름을 많이 아는 것은 아니다.
나혼자 사랑이 충만해서 녀석들의 모든 것은 아니라도 이름정도는 불러줘야겠다 싶은 마음이 출발이었다.
녀석들이 먼저 자신을 밝히는 법은 없어 내 스스로 알아냈다.
어떨때는 몇 시간이고 책과 인터넷을 뒤져 이름을 찾아내지만 사실 내 얕은 지식에 믿음이 없고 내 어눌한 기억을
믿을 수 없어 꽃이름 적기도 두려운 정도다.
그저 나보다 훨씬 풍부하게 녀석들과 교류하는 분이 좀 더 명확하게 녀석들을 구분하고 제대로 알아볼 수 있도록
훈수를 두신다면 한 수 배워보리라 마음은 열어두었다.
메역순나무 하늘말나리 구름패랭이
오랜 시간에 비해 알고 기억하는 이름은 빙산의 일각이지만(알던 것도 까먹기 일쑤) 이름을 알고 눈맞춤하는 것과
새롭게 이름을 알아가는 과정, 낯선 녀석들과의 조우는 참으로 큰 기쁨이고 즐거움이다.
사진 잘 찍기를 하나, 꽃이 좋다고 일부러 찾아다니기를 하나, 정성은 부족하지만 걷다가 만나는 녀석들에게
듬뿍 애정행각을 할 만큼은 되는 내가 나는 참 좋다.
잠간동안 지리산 산책이 넘넘 아쉬웠지만 새벽에 올라가느라 먹거리 준비가 안되어 오래 걸을 수가 없었다.
꽃구경도 식후경..에잇 아깝다.
아직도 지리산 싱싱한 풀밭이 생각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오늘 노랗게 핀 마타리를 만났다.
장마 끝나기 전 느릿하게 큰 산 한번 걷고 싶은 욕망이 아랫녘 폭염만큼이나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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