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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절대 통영 본문
그러고보니 통영은 늘 지나다 잠시 들리는 도시였다.
거제도에 가느라, 등대섬에 가느라, 언젠가는 흘러흘러
통영에서 하루 머물렀던 여행도 있었다.
해저터널에 들린 기억이 가물거리고 제승당은 유람선으로
한바퀴 휘이 돌았을것이다.
통영은 옛날옛적 갓으로 유명하단걸 배웠고 누비가 유명하니
하얀 명주를 누벼 만든 두루마기 한벌 가지고 싶은 작은
소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충무김밥.
이게 내가 통영에 대해 알고 있는 얕은 정보 전부다.
아..통영국제음악제도 있지!!
수녀언니는 휴가중이다.
1년에 열흘, 한번에 다 쓰는 날짜다.
내가 동참하지 못할거란 말에 언니
목소리는 힘이 빠진것 같다는 재형이 말.
얼른 내 일정을 바꾸고 일사천리로 여행지
선택하고 숙소를 정해둔 것이 한 달 전.
이리저리 동행들을 맞춰보다 요렇게
다섯이 길을 나섰다.
도착한 날 밤 여러 여행지를 물망에 올렸으나 만장일치로
선택된 곳이 소매물도.
95년도에 다녀온 곳이라 다시 가고 싶은 마음에 추천했다.
아침시간 서두른다고 했는데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다.
여행지에서 한가한 이른 시간을 쓰고싶어하는 나와 달리
재형이는 느긋하게 보내고 싶어할 때가 많아서 여유를
부렸더니 늦은 배편을 구하게 되었다.
산양일주도로를 돌았다.
달아공원에서 다도해를 감상하고 와서야 소매물도행 배에
오를수 있었다.
뭍에서 멀어질수록 출렁출렁 파도가 심했다.
1시간 10분, 아마 10분만 더 걸리는 거리였다면 우린 모두...
소은이는 붙이는 멀미약 덕분에 괜찮았다.
배에서 내리는데 억센 억양의 사투리.
"제발 쓰레기 좀 버리지말고 가세요!!"
선착장이고 섬을 오르는가파른 길에고 바글바글
사람들이니 섬사람들이 어지간히 시달리고 있음이
보인다.
'1박2일'에 이곳이 나왔다던가..?
강호동의 오버 리액션이 너무 정신사나워 보지 않는
프로그램다. 그들이 다녀가면 하나같이 사람들의
발길로 초토화되어가는 여행지를 보면서 안타까움에
혼자 애를태운다.
십수년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고 찾는 발길들도
이랬었나 되짚어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그때보다 자동차도 많아지고 여가도 많이 즐기는
시절이 되기는 했으나 작은 섬, 하룻밤 묵지 않아도
충분히 여행이 가능한 여리디 여린 섬, 그냥 조촐하게
여행할 수 있게 아무짓도 안하면 참 좋겠단 생각이다.
어디고 시멘트 발라야 살기좋고 놀기좋은 곳이
된다는 생각은 이제 그마~~안.
한시간 10여분을 기다려서야 케이블카를 탔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기다린 보람이 있다.
미륵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경치들에
감탄감탄을 내려주었다.
우리처럼 금욜 저녁 떠나는 2박3일 여정으로 통영을
간다면 둘째날 아침 일찍 소매물도에 다녀와
오후는 시내를 구경하고 셋째날 아침 일찍 미륵산에
오르는 것이 배와 케이블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
통영항을 왔다갔다하면서 동피랑 동피랑, 이게 뭘까 하다가
문득 벽화 마을이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래, 거길 가자.
가파르게 오르는 옛동네 집의 담벼락에서 만나는 꿈결같은
그림들에 우리모두 탄성을 올리다가 입을 막았다.
안내문을 읽고나자 큰소리로 감탄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졌다.
전시용이 아닌 주거하는 집들인데 너무 많은 여행객이
찾아오면서 주민들의 생활이 많은 불편해진 것이 분명하다.
더운날 활짝 창문열어 바닷바람을 맞이하고 햇살에 집안를
거풍했을 주민들이 변소깐까지 들이대는 카메라에 꽁꽁
문 닫아걸고 생활하자니 얼마나 불편할까?
우리는 최대한 소곤소곤 목소리를 낮추고 발걸음도 가벼이
걸어 소음을 줄이려 애썼다.
먹을 것에 치중하지 않는대도 맛난 것 많이 먹었고, 몸써서 음식을 만들었는데 전혀 귀찮지 않았다
만들어 먹었다고 특산물을 안먹은 것도 아니고 특산물 먹었다고 큰비용이 들지도 않았다.
돌아와 총여행경비를 계산해보면 참 적은 비용으로 다녀왔는데 우리의 여행은 늘 풍족했다.
흔히들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 말한다.
나폴리? 글쎄..
내가 이제껏 잠시 들리는 곳으로의 통영이라 큰 매력을 못 느꼈던 것처럼 나폴리는 카프리를 가기 위해
경유한, 비오는 날 회색의 우중충한 항구로 기억에 남아 미항으로서의 매력을 못발견한 것일까?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자 일제히 살아나는 통영 구석구석 풍경은 눈이 부셨다.
제대로 통영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들린 카페가 있는 회색건물이 다소 이물스러웠지만 동피랑 언덕배기에서 바라보는 통영은
내가 봤던 나폴리와 비교할 때 절대우위에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내게 있어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가 아니라 그냥 아름다운 항구도시 '통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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