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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우중행복(雨中幸福)-평창 본문
"석모도를 가려면 전등사도 들려볼 일이고 다른 곳도 있겠지만 을왕리 다녀온 사람들도 많으니까
다른데 가면 안돼? 비슷한 서해안 바다보다는 말이지..그래도 5월인데 식물원 같은데 말야. 난 뭘 먹기
위해서 여행을 가는 것보다 여행을 가서 뭘 먹는게 좋던데그렇게 하면 안돼?"
우리팀이 오랜만에 모여 석모도에 가서 꽃게를 먹고 오자는 계획을 세워두었지만 불쑥 다른데 가자
해놓고 하루종일 불편한 마음에 후회를 했었다.
그냥 묻어 갈걸 요놈의 방정맞은 입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싹 무시하고 잘난체를 했구나 하면서...
누군가 거기가 좋아서, 꽃게철이니까 그리하고 싶었을텐데 나도 나이를 먹으니 내 주장이 하염없이
늘어가는구나 싶어 방정맞은 입과 주책스런 내 발등을 찧고 싶었다.
모두 바쁜 와중에 하루를 온전히 쓰는 것이고 갹출이지만 모두 합하면 적지 않은 비용인지라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싶은 욕심이 앞섰다.
날 믿어주는 팀장님, 그럼 내게 여행 코스를 잡아보라고 선뜻 맡겨주셨지만 소심한 나는 그래도 미안함에..
아침 8시에 떠나는 여행코스를 세군데 선택해서 안내장을 만들었다.
첫째는 평창군으로 양떼목장(혹은 대관령 삼양목장)과 허브나라
두번째는 용인의 한택식물원과 와우정사
세번째는 강화도와 석모도
한국도로공사 홈피에 들어가서 통행료까지 검색해서 꼼꼼하게 비용을 산출하고 여럿이 움직이는 만큼
일정을 정확히 짜보려 했으나 먹거리에서 눈 앞이 캄캄했다.
먹는 일을 즐거워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내 여행에 있어 언제나 후순위로 밀려나 있으니 신통한 음식점
추천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석모도에 간다면 당연 꽃게로 해결 할 것이고 한택식물원은 그 안에서 3만원 한정식, 허브나라는
식당 자작나무의 허브 닭찜과 허브 음식들 적어 넣었다.
봉평에서 막국수를 먹어도 되지만 이번 여행엔 뭔가 기름진 것 한가지는 먹어야 할 것 같아서리..
석모도는 애초에 밀렸고 평창과 용인을 두고 각축을 벌이게 되었다.
내 의견을 묻는데..이왕 하루 쓰는거 멀리 가는 것도 좋지 않겠냐 했더니 바로 평창으로 결론이 지어졌다.
저녁 지을 시간에 늦지않게 들어가야 하는 정희씨만 괜찮으면 모두 먼길도 괜찮다하니 정희씨가 차라리
출발을 일찍 하자면서 5시 어떠냔다. 다들 아우성, 결국 6시로 정했다.
나는 정확히 시간을 지켜달라고 부탁하고 기상청 홈피에 들어가서 날씨 검색, 비가 올 것이고 기온이
낮으니 따뜻하게 입으라고 해뒀다.
팀장님 말씀.
"우산 이쁜걸로 가지고 오세요. 현주씨는 비오는 날 이쁜 우산 안들고 오면 사진 안 찍어줘"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에 순옥씨만 빼고 모두 6시 정각에 뽀얗게 단장을 하고 도착했다.
음..꼭 그런 사람 있지. 나도 한번 그랬었고.
어찌어찌 정비를 하고 나서니 특별히 순옥씨를 오래 기다리지 않고 그녀의 집 가까이에서 태울 수 있었다.
정희씨는 며칠 전부터 쑥을 캐서 준비한 맛있는 쑥개떡을 해왔고 나는 와인(깜빡잊고 못마셨지만)과
커피를 보온병 있는데로 다 채워서 준비했다. 그래야 내가 커피를 아끼지 않고 인심을 슬 수 있으니까.
여행을 할 때면 식고문을 하는 팀장님, 제발 조금만 준비하자고 했건만 식혜며 녹차, 참외를 가져오고
나머지 먹거리들은 비용의 일부로 넉넉히 준비를 했다.
비가 온다고 우리의 여행기분까지 축축해질 수는 없었다.
오히려 묻어두고 살았던 감성들이 푸릇푸릇 되살아나 즐겁지 않은 낱말이 없어 까르르 까르르 웃음을
합창하게 만들었고 어디로 눈길을 주던 아름답게 다가오는 풍경에 감탄사가 줄을 이었다.
모두의 행복한 모습에 나는 어깨가 으쓱해지고...이게 문제다. 잘난척의 온상, 타인의 칭찬 말이다.
나 믿쥐~? 신입인 순옥씨가 내가 왜 자꾸 믿느냐 그러냐구 누군가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독실한 크리스찬이라 내가 무슨 이단 교주인지 알았는지도 모른다.ㅎㅎ
바다를 꼭 봐야겠다고, 횡성한우를 먹어야겠다고, 자생식물원을 어떻느냐고..의견이 나왔다.
바다를 보기엔 동선이 엉켜버린데다 날씨도 너무 아니고, 이것저것 먹은게 많아 배가 부르니 한우도 그렇고
자생식물원은 6월 20일 전후 분홍바늘꽃 보러가는게 좋을거고..
여러분, 제발 참아줘. 오늘만 날인가? 나 믿쥐~~?? 한 달에 한번 이렇게 떠나자구.
자..자..한달에 한번 7만원에서 10만원 내고 이렇게 떠날 사람 여기 붙어봐!!
글구..한번 더 다짐해 둘게 있는데 말이지..나한테 대단한 먹거리를 기대하지 말라는거!!
내가 음식점 정보에 아주 취약해요. 난 한번도 음식점 정보를 검색해보지 않았거덩.
여러분이 추천하면 아마 팀장님이 바로 수용하실테니 여행지에 맞는 식당 정보, 아셨지??
돌아오는 길엔 카메라를 돌려보며 또 한차례 웃음이 자동차를 흔들흔들 만들었다.
맞다. 남는건 사진 밖에 없다. 사진이 우리의 추억으로 돌아가는 지름길이 되어줄 것이다.
그걸 알고 내가 귀찮게 이리해라 저리서라 해도 잘 들어준 그녀들이 고맙고 그러다 아예 스스로
척척 위치를 찾아 서는 그녀들이 이쁘다.
그렇다고 내가 사진만 찍는 것은 아니다. 작은 풀꽃 하나하나에도 눈을 맞춰보라는 둥 가끔 뒷쪽의
풍경도 보라는둥 꽤 여러가지 주문을 하면서도 사진을 열심히 찍는다. 작품 말고 기념 사진.
"혹시 지금 자기 얼굴이 맘에 안드는 사람은 1년이나 2년 묵혔다 봐. 그럼 그때만 해도 젊었는데 할거야.
1년 모아서 압축앨범 한권씩 만들자. 늙어서 다리에 힘빠졌을 때 괜히 아들 며느리 따라 다닌다고
추책부리지 말고 사진 보면서 추억 여행이나 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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