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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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풀밭과 성지

틈틈여행 2009. 5. 3. 10:45

"에이~ 이거 그냥 풀밭아녜요? 뭐 이런데 가신다구..."

"그래 풀밭 맞아. 이거 소들이 먹는 풀 맞아. 엄만 여기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어."

내가 지도검색 하면서 보여준 사진에 녀석은 상당히 어이없어 한다.

"그럼 한우목장이니까 고기나 사오세요."

참..나 이번엔 내가 어이없을 차례, 내가 무슨 도축장을 가는 것도 아니고...

 

농협안성목장 풀밭에는 온전히 맑은 바람이 그득했다.

비를 부르는 바람이긴 하지만 불안하지는 않다.

흠뻑 비를 맞아도 좋을 것이고 우산을 받고 하는 산책도 즐거울거라 생각하고 나선 길이다.

너른 풀밭에 맡겨둔 내마음이 일렁이는 풀빛 파도와 함께 이리저리 춤을 췄다.

생각보다 번잡하게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이라는데..

쩝...그러고 보니 내 카메라가 가장 조촐하게 생겼다.

나는 마구 셔터를 누른다. 파이로 여러 컷의 사진을 올릴 생각으로다..

보시는 분들이 취향에 맞는걸루 골라보시라고..이만하면 꽤 친절한 편 아니겠냐면서^^

 

머리 위 한뼘까지 내려온 하늘을 이고 미리내성지로 향했다.

남사당 풍물단 안내판에 '토요일엔 안성에서 놀자'고 꼬드기는 글이 보인다.

매주 토요일마다 놀기엔 뭐하지만 어느 토요일  하루는 안성에서 놀아도 좋겠다 싶게

지나는 길에 갈새표지판이 여럿 보인다.

집에 혼자 있는 녀석 생각에 시간을 조금만 쓰자고 맘먹은 터라 모두 지나치기로 했다.

미리내성지는 연두와 초록 사이, 한참을 느긋하게 걸었다.

느티나무 아래 나무의자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고 작은 풀꽃에겐 낮은 자세로 눈맞춤을 했다.

5월 청량한 바람으로 씻어낸 마음에서 기도가 우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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