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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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따로 또 같이

틈틈여행 2009. 4. 18. 21:13

 

 혼자서 노는게 편하거나 혼자서만 잘놀거나

아님 혼자 밖에 놀 수가 없는 사람은 조금 아픈 사람일거다.

혼자서도 잘노는 사람은 비교적 건강한 사람일거다.

히히..내가 사패산에서 잘놀고 와서 하는 얘기다.

 

이른시간 오르는 사패산이 참 좋았다.

아직 진달래가 만발이고

연달래 꽃봉우리는 다음주에 꼭 오라고 새끼손가락 걸자한다.

꼭 오마고 약속을 했다.

오렌지 한 알과 연거푸 마시는 커피가 혼자하는 산행의 간식이다.

 

풀썩풀썩 먼지를 일으키며 뛰어내려가는 학생들도 많고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올라오기도 했다.

한참씩 한쪽으로 길을 비켜주면서 생각했다.

이렇게 좋은계절, 좋은 풍경에 한적함까지 바라는건 죄악이다.

이미 그들은 혼자 보기 아까운 것들에서 느끼는 아쉬움이

꽤나 성가시다는걸 알아챘는지도 모른다.

 

 

때론 같이 맘 맞춰 놀 사람이 없어서

혼자 많이, 오래 놀다보니 궁상스럽거나 비참하지 않게 잘 노는거다.

더 나아가 익숙해서 편하니까 굳이 동행을 찾는 수고로움을 귀찮게도 여기고..

나, 놀아주는 사람 없어 혼자서도 잘노는 사람 절대 아니다.

여럿 어울려 놀아도 손색없는 그냥 웬만한 사람이다.

증거 사진 한 컷. ^^

 

이렇게 좋은 계절에 도심 커피집에서 노닥거리다가는 벌받을지도 모른다.

그런일이 있어서는 안되지~~

아들을 만나야 하거나 아프거나 바쁘거나..

모두 내 일이 아니므로 그녀들을 꼬드겼다.

"요즘 내가 즐겨 이용하는 우리집과 내동생네 오가는 길 보여줄게요.

동생네 가는 길 이렇게 이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구래"

넘 황당한 제안에 대답 없슴.

 

그리고 시내를 벗어나면서부터 이어지는 탄성.

계란 노른자가 폭발하기 직전까지의 수다와 웃음.

밥먹고 커피마시고 드라이브와 산책하는데 총 4시간.

시간이 짧다고, 여럿이 어울려 슬렁슬렁 다닌다고

우리의 손바닥 여행이 가볍지는 않다.

작은 풀꽃, 작은 풀벌레까지도 놓치지 않는 섬세한 블로그 정신.

나이가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고 성품이 다른 넷처럼

갈비구이와 예쁜 볼펜, 배꽃이랑 흥국사 신록이 일관성 없어보이지만

어울렁 더울렁 우리의 즐거운 키워드가 되어 꽉찬 봄날 오후를 만들어주었다.

 

흠..흠..여러분, 나 믿쥐~~!!

난 말이야 이렇게 어울려서도 잘 노는 사람이에요~.

삐수니는  혼자 놀기와 어울려 노는 일 도모하는 것을

같은 비중으로 참 잘한다.

 .

.

.

.

.

라고 나는 혼자 생각한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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