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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색을 찾아 나선 겨울여행 본문
2016년 1월 14~15일 여행
우리동네는 미지근하고 무채색인채 버석버석 말라있어 눈이 오던지 봄이 오던지 해야한다고 노래를 부르며 겨울을 무료하게 보내는데 친구가 국수를 먹으러 가잔다, 담양으로..
국수? 국수는 극단적으로 맛없는 것 아니면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하는 나이지만 그 친구에게 겨울 여행을 선물하고 싶어졌다. 담양, 그곳엔 초록 대나무 숲이 있으니까..

너댓 모여 밥 한 끼 먹는 메뉴 정하기보다 여행계획 세우기가 내겐 더 쉽다.
뚝딱 세워진 계획대로 서울에서 셋이 6시 출발, 휴게소에서 내가 준비한 당근스프에 쑥개떡으로 아침을 먹었다.
난 이번 여행을 위해 처음 해보는 음식을 세가지나 했다.
새언니가 만들어준 가루로 탱글탱글 도토리묵을 쑤고, 후배가 만들어준 떡가루로 쑥개떡을 만들었다.
그리고 오랜시간 공들여 대추차를 끓였다. 대추씨와 껍질 거르는 작업으로 내 손목은 시큰시큰 아팠다.
처음 배워서 한 음식들치고는 제법 완성도가 높게 되었다는

죽녹원에 10시 도착, 산책하다가 목포에서 온 친구와 딸을 만나 관방제림 국수거리로 갔다.
담양에 열번도 넘게 갔는데 국수거리는 듣는 것도 찾아간 것도 처음이다.

관방제림을 좋아해도 늘 메타쉐콰이어 방향으로 걸었고, 미식여행에 별 관심이 없기도 하지만 먹거리 풍족한 남도에서 국수라니.. 생각도 안해본 음식인지라.
헐... 그런데 내친구, 이렇게 열심히 먹는걸 이제껏 본 적이 없다. 국수 진짜 좋아하는구나!!

다시 죽녹원으로 들어갔다.
눈이 소담히 쌓인 겨울 죽녹원을 꿈꿨지만 올겨울 눈은 내게 참으로 인색하다.

그대신 바람없이 포근한 날씨여서 밖에 놓인 테이블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며 쉼을 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난 겨울 죽녹원이 제일 좋다. 색없는 겨울에 대나무, 차나무 어울어진 초록숲은 마음을 촉촉하게 만든다.

아주 느긋하게 산책하고 전망대 올랐다.
"저기 저 뚝방이 관방제림, 그 끝에 메타쉐콰이어길, 알았지? 너 봄에 죽순 먹으러 올거라며. 그때 저 길들 걷고 금성산성 한바퀴 돌자. 오늘은 철이 아니야."

창평 슬로시티로 갔다. 햇살 스며든 돌담길 골목이 마음까지 따뜻하게 한다.
기웃기웃 구경하며 산책하는 시간, 모두들 좋아라하니 더불어 흔연하다.


창평슬로시티가 궁금하시면 꾸~욱 눌러 보실 곳.
http://www.slowcp.com/

그닥 배고프지 않았음에도 맛나게 먹고 배에 쩍쩍 금가는 소리 날 정도로 많이 먹게 되는,
우리 입맛에 아주 잘맞았던 두레박 약초밥상.
발효시킨 약초들과 다래고추장 넣어 비빈 흑미밥과 된장국은 정말 맛있었다.
다시 밥을 담아서 서른 여섯가지 약초들을 모두 맛봤으니 우리 몸이 뒤로 젖혀질만큼 배가 불렀다.
밥먹는데 살짝 부담이 될 정도로 약초선생님께서 말씀을 많이하셔서 다른 손님들이 와줬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했지만 어중간한 시간이라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

천천히 놀고 급히 달려 소쇄원을 향했다. 뒤늦게 합류를 결정한 친구가 와있어서..그녀도 목포에 산다.
날씨 차~암 좋다를 연발하며 소쇄원을 거닐었다.
정자에 담요 한 장 깔고 따뜻하게 차 한잔 마시고...급할 것 하나없이 달팽이 속도로..
목포에 사는 전라도 무지랭이 친구 둘과 서울의 전라도 무지랭이 둘..니들 복 받은줄 알아라.
이미 알고 있단다.
내 친구들은 내 덕분에 호남이 좋아지고 있단다.
여행지에선 느긋하게 이동시는 부랴부랴..

화순 금호 리조트가 우리의 숙소.
친구의 늦둥이 딸래미를 위해 우리는 수영복을 입기로 했다.
"고백하는데 나 수영복 처음이야"
워터파크 가면 여행 안가겠다고, 온천에서 때나 밀겠다던 친구의 고백.
나두 오랫만에 몇번 안입어 아까워서 버리지도 못하는 구닥다리 수영복 입고 저녁 만찬을 위해 열심히 물놀이로 소화를 도왔다.

"난 홍어만 조금 가져왔어"
허거덩..조금이 아니다. 다시는 홍어생각 안나게 실컷 먹으란다. 칠레산이 아닌 진짜 흑산도 홍어다.
반마리는 가져왔나보다. 홍어전문점의 한접시 양으로 친다면 우린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먹은 셈이다.
썰지않은 것 가져간 친구도 있을 만큼 어마무지 많은 양이었다.

연어, 훈제오리, 각종치즈, 여러반찬..구색은 안맞아도 제각각 다 맛있어 잘도 들어간다.
손발 척척 맞아 여행준비 완벽하게 해온걸 보더니 깜놀한 친구가 자기는 언제나 홍어만 챙기겠단다.
그래그래 양념은 우리가 챙기마.

국수 좋아하는 친구 국밥도 좋아한다해서 창평국밥을 사왔다.
깔끔지고 맛있는 국밥에 두 공기씩 밥말아 아침밥 먹고 여행을 시작한다.
꽃이 진짜 피었냐고 자꾸 확인하는데..니들 나 못믿어??!! 하지만 말야...
"만개한 상태가 아니고 이제 피어나기 시작했어. 풍성한 꽃잔치 상상금물이다~"
순천 금둔사에 이렇게 납월매가 피었다.

납월은 음력 섣달, 12월을 이르는 말이고 이때 꽃이 핀다하여 납월매이다.
수령이 오랜 납월매는 죽고 지금은 85년생 여섯 그루가 1월부터 3월까지 피고진다.
친구들이 신기해하며 좋아한다. 휴~ 다행.
나는 탐매가도 아니고 사진 찍는 사람도 아니다.

그냥 꽃이 좋아서 지친 겨울에 먼길 달려 가는 사람인데 친구들도 나만큼 좋아하니 나는 다시 두 배로 즐겁다.

달작지근하고 그윽한 향기에 실린 봄기운이 폐부 깊숙히 자리잡는다.
아니 그런데 빗방울이...이..이러면 안되는데... 우린 오동도 동백꽃 보러가야한다구.

쉬이 잦아들것 같지 않은 빗줄기가 여름비 같다. 갑자기 심란해지는 마음마저 모두 한마음이다.
"목포가서 점심 먹고가라. 내가 살게~~"
헤어지기 아쉽다고 꼬드기는 말에 즐겁게 넘어가기로...

민어정식으로 거하게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정말 먹성들 좋다. 아니 거부할 수 없는 맛이다.
매운탕에 밥 한공기 뚝딱.

헤어지기 아쉬워 압해도로 건너가 바다를 보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돌아왔다.
늦둥이 딸래미랑 함께 여행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이것저것 좋은 건어물 사서 차에 실어주는 친구.
벚꽃놀이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아쉬운 이별을 했다.
많은 운전을 하고 여행 안내를 했어도 피곤하지 않은 것은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시간으로 영혼과 육신에 두둑하게 살찐 덕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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