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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열정이라 쓰고 극성이라 읽는다. 본문
소나무 숲에 맥문동이 피고 안개가 자욱한 아침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있다는 상오 솔숲에 가볼까하면서
상주 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내 눈에 띈 '함창명주 페스티발'에 우리마실 패션쇼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게시글.
명주옷 곱게 입을 일반인 모델 신청을 받는줄 알고 타도시의 시민도 가능하면 해보겠다고 급히 메일을 보냈다.
새벽잠 깨서 그게 아닌가 싶네..검색해보니 자기 옷 입고 출연하는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해도 되고...
이미 칼을 빼들었으니 물러설 수 없다.
"얘들아, 나 너희 의견 묻지도 않고 사고 쳤어"
담날 담당자와 통화를 했다.
지난해는 60대 어르신들 한복입고 오시고 다문화 가족 한복 입고 나와서 상을 받았다는...
우린 그냥 트레킹 차림으로' 몸빼부대'인데 약할 듯..
몸빼위에 한복을 입고 나와서 중간에 한복을 벗으면 어떻겠냔다.
"뭐..알아서 할게요"
이렇게 시상을 한다는데...
※ 시상내역
◦ 1 등 상 : 1명 – 함창명주 옥사 2필
◦ 2 등 상 : 2명 – 함창명주 옥사 1필
◦ 3 등 상 : 4명 – 함창명주 자연염색스카프 1장
◦ 인 기 상 : 4명 – 테마공원 내 식당 식사권 5만원 1장
◦ 참 가 상 : 전원 – 함창명주 목스카프 원단, 복분자
◦ 어린이상 : 어린이 전원 – 문화상품권 5천원 1매
새벽 4시에 만난 우리들은 함께 오랫만에 길을 나서기도 하거니와 페스티발 참가에 흥분이 되어 꼬박 세웠다는
이야기로 여행을 시작했다.
"아이쿠..눈 뻑뻑해"
날이 밝아오면서 피곤해도 먹성 좋은 우리에게 허기가 몰려왔다.
어느새 가을, 이른 아침 공기가 쌀쌀하고 윈드스타퍼® 쟈켓이 맞춤하게 체감 온도를 지켜주는 계절이다.
보글보글 후딱 된장찌개 끓였고 늘 그렇듯 풍성한 상차림이 마련되었다.
"우리 상차림 수준에 맞춰 된장전골이라 부르자"
"이래서 우리가 더이상 휴게소에서 밥을 못먹는거야"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본조건 체감온도와 혈당이 맞춰졌으니 우리의 하루는 보장되었나고나 할까?
싱싱하게 커피 내려마시고 상주여행을 시작했다.
상오숲에서 우린 그냥 여행하는 사람들이니까 가볍게 산책하고 사진놀이에 몰두한다.
페스티발에 맞추느라 맥문동은 이미 만개상태를 지났고 안개 없이 우울한 날씨라 후보정된 사진들의 곱디고운 빛깔과는
완전 다른 풍경이었지만 솔숲과 아직 남은 보랏빛만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아..이런!!
장각폭포는 무슨 연유에선지 이렇게 그물망이 쳐져있었다.
한 눈에 들어오는 작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이리 해놓은 깊은 뜻이 뭔지 상주시장님께 물어보자는둥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자는둥...
물봉선 쑥부쟁이 고마리들이 어울린 폭포 위 개울가에 앉아 노닥대며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견훤산성에 올라가보기로 했다.
맑은 하늘에 뭉게구름 좋던 며칠이 계속되다가 하필 하늘이 잔뜩 찌프린 날씨.
"아마 맑았으면 너무 더웠을거야"
무한긍정은 여행에 절대필요 성분이다.
바람이 가득하고 흐릿하나마 주변 산들이 이뤄낸 풍경들이 좋고 아무도 없어 독차지한 견훤산성이 참 좋았다.
상주여행이 처음이지만 이런곳에서 느릿하게 쉼을 갖는게 좋아서 아무도 서두르지 않았다.
산에서 내려와 문장대 야영장 한 쪽의 조용한 정자에서 점심상을 차렸다.
계란탁 파송송 라면에 즉석밥까지 데워 쩍쩍 배에 금가는 소리 들릴 지경으로 맛있게 먹었다.
화장을 고치고 정비 한 다음 함창명주 페스티발 현장으로 고고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
기상청에 들어가 확인한바 우리마실 패션쇼 시간에는 비가 그치던데 어쩔라나...
우리가 들어가자 바로 나와 통화했던 분이 알은채를 해주신다.
"모자란 분들이시죠?"
딱 봐도 모자라 보이나보다, 우리 모자란걸스.
전화로는 엄청 친절하시더니 구경 좀 하다가 4시까지 오란다. 우리 차림으로 봐선 별 볼 일 없어보이나보다.
당연하다. 우린 보안을 유지하기로 했으니까.
명주 박물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윤기 자르르한 고급진 명주옷들 정말 예쁘다.
기필코 옥사 한 필은 받아가얄텐데...
난 우리 고유의 옷감으로 출퇴근 할 때도 입을 수 있는 일상복을 만들어입고 싶다.
일부러 옷감을 사서 맞춰입게 되지는 않아도 이렇게 한 필 떡하니 내 손에 쥐어진다면...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명주 박물관을 구경해도 순서가 멀었다. 비가 와서 앞의 프로그램들이 늦어져 커피를 한 잔 했다.
정찰 삼아 무대 뒤에 가보니 다양한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몸빼에 헤어밴드를 한 우리를 시시하다는 눈빛으로 본다.
관계자 한 분에게 큰소리 뙁뙁..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비는 완전 그쳤다.
우리마실 패션쇼 차례.
우린 세번째 순서. 열 다섯 팀이라는데 넘 앞이라 심사위원들께서 우리를 까먹는거 아닌가 염려된다.
드뎌 우리의 무대. 감춰두었던 복면을 썼다.
주변 사람들의 놀라는 표정에 우린 즐거웠다.
런웨이에 오르기 전에 떨린다더니 복면의 힘. 우린 잘 놀았다.
슬로시티 상주를 상징하는 '섹쉬한 달팽이"
자전거 도시 상주 '오빠달려 자전거'
자전거 박물관 앞에서 찍었으면 더 좋았겠으나 시간이 부족했다.
함창 명주 박물관의 누에고치와
싱크로율 100%. 내동생 칭찬이다.
'뽕먹은 누에고치'
인사를 하자 환호성이 터졌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상주곶감 '
상주엔 곶감 테마파크도 있는데 그곳 역시 이번 여행엔 패스
이 복면들은 모두 내가 만들었다.
색색의 펠트 레이스 와이어 바구니 등등
동대문시장과 규모가 큰 문구점에 가서 필요한 재료들을 사서 3일 동안
퇴근후 밤 늦도록 글루건에 손가락 데이고 바늘에 손 찔려가면서 애정을 쏟았다.
사전 모임에 동생들에게 공개하자 모두들 뒤로 넘어갔다.
"나 미쳤지?"
"응, 미쳤어.
가위 바위 보로 가지고 싶은 것을 차지 했다.
제일 먼저 만든 곶감이 다행히 내 손에 남았다. 처음에 만들다보니 부족했다. 잘만들어진 곶감이 아까울 만큼...
비가 와서 많은 자리가 비었지만 앉아 계셨던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다.
복면을 빌려 쓰고 사진을 찍으신 분도 계시고 우리를 만나면 엄지 척 세워주시고, 아이디어 진짜 좋다고
당신들도 여기에 착안해 품바라도 해보겠다 하시고..
관계자 한 분이 시상식 끝날 때까지 가지 말고 기다리라며 오늘 상주에서 묵냐 물으셨다.
"상주면 상주에서 자고, 안상주면 상주에서 안잘거에요"
그랬더니 음화화화화...
이렇게 상주시더라는!!
게다가 나중에 프로그램 말미 흥을 돋구는 시간에 경품도 하나 더..
멀리서 갔다구 사회자가 배려해주셨다.
비단 한 필에 비단 스카프 한 장.
읍장님께서 상을 주시며 내년에는 유월에 할거라며 꼭 오라하셨다.
암요암요. 꼭 다시 오겠습니다, 읍장님.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내년에 참가할 컨셉 이미 정했으니까요.
상주에서 상 받고 문경에서 뒷풀이를 하게 됐다.
함창에서 길 하나 건너면 문경시 점촌이다.
달팽이가 잘 아는 분이 선약까지 취소하고 입에서 살살 녹는 갈비살을 사주셨다.
우리의 파티는 밤 늦어서야 끝났고 계속된 수면부족으로 다섯 시간 죽은 듯 꿀잠을 자고 새벽에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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