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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홍도 흑산도, 맛있는 고문 본문
팔영산에 가자로 시작한 여행지 의논 끝에 흑산도 전복 정말 맛있다, 제철에 한번 가자 는 말에 모두의 의견이 흑산도로
모아졌다. 전복은 1년 내내 맛있다며..
직구..우린 전복 직접 구하러 가자 했다. 난 흑산도 다녀왔는뎅. 그럼 내가 아직 안가본 홍도까지 가는걸로 하자구.
택일해놓고 시간이 맞으면 얼굴이라도 보자고 목포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도 넣어놨다.
우린 여행의 아침을 도시락으로 먹는 편이지만 여행지가 남도인만큼 모든걸 현지식으로 먹기로 해서 준비도 가볍다.
금요일 자정에 만나 목포여객터미널로 고고고~~
너무 일찍 도착해 어두운 동네 어슬렁거리고 양치, 화장하고 아침밥을 먹었다.
7시 50분 첫 배. 요거 참 아쉽다. 첫 배 더 일찍 떠나면 안되나?
멀미약 한 병 꿀꺽 마시고 밤새 내려간 피로는 슬몃 든 잠으로 풀었다.
도금비초도, 흑산도를 경유해 홍도에 도착했다.
깃대봉 다녀와 유람선 타기로하고 부지런히 올라가는데 미세먼지 나쁨수준으로 풍경이 완전 꽝이다.
동백꽃 보고 연인길 지나 흰노루귀 만나고 .. 그러다 시간을 보니 이미 유람선은 포기해야 할 시간이다.
걸음빠른 친구들이 헐레벌떡 내려오는데 훼방을 놓았다.
"어차피 늦었어. 뛰어내려가도 못 타"
친구들은 그렇겠지 하면서 천천히 다녀오랜다.
다섯이 시작해서 둘 하나 둘로 나뉘어 깃대봉에 오르게 되다니.
걸음빠른 친구들은 노루귀가 지천인데 눈맞춤도 못하고 그 옆 현호색과 제비꽃도 보지 못했단다.
"오죽 인증에 눈이 어두운 것들 같으니라구!!"
유람선을 타야 홍도를 제대로 본다는데 우린 애써 깃대봉에 만족하기로 했다.
유람선은 팔랑팔랑 원피스 입고 와서 타자, 깃대봉은 나이먹어서 못오르니 오늘 오르길 잘했고 유람선은 언제 또 오자는둥..
미세먼지 점점 나쁨수준이다가 완전나쁨 수준으로 섬산행의 진면목을 즐길 수는 없었지만 섬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므로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씨푸드에 와인, 바닷가에서 내가 즐기는 시간이다.
전복에 해삼은 기본, 해녀 언니가 아침에 따왔다는 홍합 소라, 최근 삼시세끼를 통해 들어본 거북손도 먹어보고
군소도 보고 완전 맛있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흑산도항에는 친구가 마중나와 있었다. 33년만의 해후지, 아마...
덥썩 잡은 손바닥이 보들보들하다.
이 친구는 홍어잡이배 선주이다. 남편은 선장. 우리모두 이친구가 북방에서 이곳으로 어찌왔는지가 궁금했다.
"시몬스침대 광고 아니? 멋진 남자 보내달라는 기도에 천장에서 남자 내려오는거. 나두 일생에 딱한번 고기 잡는 사람
보내달라는 기도를 했는데 들어주셨어"
처음 흑산도에 놀러 왔을 때 이 섬에 살고 싶다하고 생각할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와 흑산댁이 되었다.
함께하는 동안 계절별로 구석구석 좋다는 얘기가 끊임이 없었다.
슬렁슬렁 등대까지 산책하고 이때부터 먹방을 찍기 시작했는데..
펜션에서 불피울거라며 간단히 먹으라면서도 다시는 생각나지 않게 실컷 먹으라고 들이댄다.
알맞게 삭혀진 홍어는 싱싱하다는게 느껴졌고 함께 나온 김치는 간과 맛이 진해보여도 시원하고 슴슴했다.
홍어만으로도 배는 부른데 우럭간국(우럭을 약간 말려서 끓인..)을 주문했고 곁들여 나온 생선구이, 두루치기며
딸려나오는 반찬들은과 흑산댁이 목포 시장에서 사왔다고 꺼내놓은 감태로 만든 김까지 얼마나 맛있는지..
"간단히 먹으라메~~"
그렇게 말한 흑산댁보다 우리가 더 웃겼다. 배부르다고 손사레 치다가 그 손으로 나오는 족족 싹싹 먹어치웠다.
소화 좀 시키자고 산책을 했다. 습한 바닷가 밤바람이 차다.
필요한 것들을 사서 돌아와 수다를 떨었다. 뭘 구워먹을 속이 아닌 관계로..
서로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중간에 다른 친구로 인해 오해가 있었음이 밝혀졌고 그자리에서 그 오해가 풀리면서
33년 세월이 무색하게 돈독해졌다.
"너 여기 안왔으면 클날뻔했다"
친구들 말에 여장부 같은 친구는 그럼 그만인거지 뭐, 한마디 뿐이다.
자연산 새우라고 먹으라지, 다시는 전복 생각 안나게 실컷 먹으라지, 펜션주인이 가리비 요리에 군소 삶아오고
식당에서 홍어도 가져왔고..약간 허기로와야 술도 맛있는 법, 아니 우린 안주가 너무 맛있어 술은 까맣게 잊고
마실 생각도 안했다.
친구가 우리에게 대접한 통나무펜션은 집짓기를 배운 젊은 집주인이 지은 집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 그만두고 내려왔다는데 부모님께서도 어찌나 친절하시던지..
1년 되었다는 집은 공들여 지은 티가 나고 넉넉한 침구가 깨끗했고 이제 흑산도에 가도 다른 곳에서는 못잘 것 같다는
우리 모두의 생각.
이야기보따리가 풀려 밤이 늦어지는줄 모르고 여자 다섯은 말갛게 속을 보이며 수다를 떨었다.
내가 여행중에 즐겨 끓이는 특산물 라면, 흑산 해산물 떡라면이 아침 식사다.
대하 예닐곱 마리 전복 10미. 흑산댁이 가져온 떡도 넣고 청양고추 송송에 향긋한 달래로 마무리.
흑산댁은 무슨 라면이냐며 밥을 먹으라지만 이게 보통 라면이냐 말이지.
오랫만에 산행으로 종아리도 아프고..흑산댁과 합심해 친구들을 꼬드겨 일정을 변경했다.
우선 택시로 일주도로 한바퀴 돌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기로..구비구비 바다끼고 산을 돌아 만나는 마을들이 아름답다.
상라봉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대흑산도항의 풍경은 일품이다. 날씨만 받혀줬다면 더 좋았을텐데 뿌연 미세먼지, 너~~~!!
칠락산 산행계획을 접고 우린 여기저기 다니며 새생이나물(전호)을 뜯고 달래를 캐고 야생 갓을 베어냈다.
방풍나물 많은 곳에도 가보고 두릅순이 올라왔는지도 보러갔다.
출출해져서 찾아간 식당의 홍어탕과 생선구이, 워낙 푸짐해서 너무 많다했어도 허천난 사람들처럼 밥상을 싹쓸이 했다.
홍어탕에 모두 만족하고 생선구이는 싹싹 발라먹지 않으면 아깝다고 눈총 할 만큼 맛있었다.
함께 나온 반찬들도 모두 슴슴하니 입에 착착 감겼다.
동네 주민이랑 함께하니 흑산도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목포에 나와 흑산댁 신랑이 사주신 게살비빔밥으로 저녁을 먹고 흑산댁과 헤어졌다.
흑산도에 재미나게 할게 얼마나 많은데 하루 자고 가냐고 아쉬워하지만 요만큼이 적당하다.
오랫만에 만나 즐거운 추억 만드는 시작점으로 딱 좋다.
흑산댁이 마음써준 덕분에 격하게 맛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여기저기 함께 다니고 싶다하니 다른 여행으로 보답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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