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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벨기에..브뤼헤 본문
4시쯤 되면 이미 해가 기울고 어스름 저녁이 시작된다.
브뤼쉘에서 돌아와 동네 신발가게로 갔다. 낼모레가 빠스깔 개학인데 신발이 작아져도 시간이 없었단다.
울동네 백화점에서 15~20만원쯤 줘야 살 수 있는 예쁜 신발들이 그득했다. 세일이 시작되어 많게는 70%까지 할인되는 신발들..
"소은아. 이모가 선물해줄게 한켤레 골라"
그저 친구들 선물에 고심인 소은이에게 난 틈틈이 너 필요한거 너 갖고 싶은것에 돈써라 잔소리 해왔다.
뭐 하나 똑 부러진거 사주고 싶어서 함께 구경하던중에 둘의 마음에 쏙 드는 신발을 발견했다. 가격도 착하고 디자인이 더 착했다.
이런..사이즈가 안착하네. 안 착한정도가 아니라 못됐다, 아주. 살짝 작은 사이즈 한켤레 뿐이란다.
워낙 예쁜 신발이어서 이후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 결국 빈손으로 나왔다는..
"카페에 가서 맥주 한 잔하고 와서 떡볶이 해먹자. 김치에 밥도 먹고.."
한국 여자 셋이 카페로 갔다.
어슬렁어슬렁 한갖진 동네를 걸을 땐 여행객이 아니라 동네사람이 된 듯한 기분.
"글랑플라스를 중심으로 카페가 두 군데야. 젊은 사람들이 가는곳이랑 나이 든 사람들이 가는데가 있는데 어디로 갈래?"
"젊은 사람"
자리가 없이 손님들이 꽉 찬 카페는 크게 젊은 사람들이 찾는 카페로 여겨지지는 않았고 건너편 카페는 노인들과 젊은이들이 반반쯤이었다.
들어서면서부터 벽을 등지고 나란히 앉은 노부부들의 시선을 받게되었다.
맥주나 차 한 잔하면서 저녁 시간을 보내는게 심심한 노인들의 낙 중에 하나란다.
일단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마시던 호가든으로 시작한다.
암스텔담에서도 그러더니 이 카페에서도 오래된 팝뮤직들이 흘러나왔다. 토토 아바 퀸 엘튼존...등등등
20년 전 서울의 경양식집 분위기라고 낄낄거리며 우리에게 익숙한 팝스타과 그들의 음악 얘기를 했다.
소은이는 어려도 즈이 엄마와 나의 영향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어왔고 우리 수다의 배경이 되는 노래들도 거의 알고있다.
정말이지 어쩜 음악이 그렇게 우리의 팝송 프로그램 같은지..신기하게 죄다 우리가 아는 노래들이 나왔다.
셋이 음악을 매개로 수다가 가능했다. 정혜는 이런 시간들이 많이 그리웠고 그래서 정말 즐겁다 했다.
우리는 맥주를 한 병씩 더 주문했다. 청소년에게 조금 미안했지만..
"우리가 아무리 취해도 김치에 밥주고 떡볶이는 해줄게"
"괜찮아요. 이모들 기분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친구들이랑 미친듯이 폭풍수다 떨면서 스트레스 풀어요"
유니세프에서 일한다는 남자가 다가와 중국인니야 묻더니 한국인이란 말에 3월에 어쩜 한국방문을 할지 모른다는 얘기 등등 수다를 떨다 갔다.
우리는 20년 전 젊던때로 돌아가 펄펄 나르듯 다니던 산행얘기를 하고 영화며 책 얘기들을 했다.
"우리가 꽐라가 되도 김치에 밥주고 떡볶이는 해줄게"
우리 다시 한 병씩 주문한 맥주를 마시며 블로그 전성기를 추억했다.
칼럼에서 블로그로 바뀔 때 어수선하고 떠듬떠듬하던 시절이 있었고 DAUM 메인화면이나 블로그 메인 창에 우리의 블로그가 소개되던
그때는 새벽 두시에 여행에서 돌아와 바로 싱싱하게 여행기를 쓰고 동이 틀 쯤에 잠이 들던 체력좋은 시절이었다.
정혜는 DAUM의 패스워드를 잊었다고 시차가 맞지않아 DAUM측에서 패스워드를 지정해줘도 수정을 못하겠다고 나더러 방법을 찾아달랬다.
블로그 담당자에게 사정 얘기를 해보겠다는 약속은 했는데 벌써 한 달이 지났네. ^^
우린 돌아와서소은이에게 절반의 약속만 지켰다. 유학오면서 가져왔다는 김광석 CD를 들으며 밥을 지어 김과 김치에 밥을 먹었다.
우리 간다고 세 포기 담근 김치는 슴슴해서 시원하고 숙성이 내 입맛에 딱 알맞았다.
매운거 먹고 싶다는 타령하던 소은이는 맛있다를 연발하며 집에 돌아가면 엄마가 차려주는 밥 도망다니지 말고 잘먹어야겠다나.
"내가 미친듯이 먹고 있는데 아저씨가 쳐다보시는 표정이 한국 꼬맹이는 저걸 어떻게 저리 잘먹지 하는 표정이셨어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심란한 날이었다.
"초코렛 사고 대충 한바퀴 휘리릭 돌고 오기에요"
에릭님은 아침 일찍 빵집에서 간식거리 빵을 사와 과일과 함께 챙겨주셨다. 주말엔 기차가 자주 없다고 꼼꼼하게 적은 기차 시간표와 함께.
피곤하다는 소은이와 대충 돌고 일찍 돌아오기로 약속했고 일찍와서 다시 카페에 맥주마시러 가는 일정이다.
아..한바퀴 대충돌고 돌아가는 약속을 지키기에 브뤼헤는 정말 아름답게 다가왔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초콜렛 상점에서 우리여행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전할 초콜렛을 잔뜩 사서 맡겨두고 중세의 유럽을 즐겼다.
브뤼헤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다.
예쁜 상점에 들어가 구경하고 골목골목 다니다 점심으로 이탈리아 식당에가서 몸을 녹이고 파스타를 먹었다.
강을 끼고 걸으면 정말 아름답다고 하루 묵으면서 구석구석 여행 할 가치가 있는 도시라는 말에 더더욱 돌아가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아쉽고 날씨가 야속했다.
이번 여행중 가장 마음에 드는 도시여서 슬쩍 맛만 보고 온 것이 못내 아쉬운데 무거운 카메라를 한 손으로만 들고 찍어 사진은 죄다 흔들렸다.
브뤼쉘에 아파트 샀다고 재형이랑 꼭 다시 오랬는데 아무래도 정혜 말을 따라야겠다. ^^
겐트에서 기차를 바꿔탄다. 참 아름다운 역사다.
이 역사에 있는 스타벅스는 드물게 아름답고 우아한 매장일 것 같았다.
정혜네서 가까운 겐트, 안트워프..담번에 샅샅이 뒤져주리라!!
비온다고 카페 가지말고 말라고 종류별로 맥주를 사다놓으신 에릭님. 거기다 나 먹으라고 초콜렛까지...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힝...우린 그냥 청춘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으로 음악들으며 한 잔 하고 싶었는데..
한국 여자 셋은 일단 떡볶이를 만들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독일을 통해 이곳으로 들어오는 떡, 어묵을 준비해놓고 육수까지
끓여놓았다. 그러면서도 정작 떡볶이 할 줄 모른다는 그녀 정혜, 떡볶이는 삐수니표.
완성된 떡볶이를 중심으로 한국 여자 셋이 둘러앉아 김치와 밥까지 추가해 먹어치웠다.
그리고 우리 둘은 식탁에서 늦도록 맥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우리 여행을 돌아보며 마지막 여행을 점검했다.
정혜는 겨우 두번째 만남이라 걱정이었단다. 만나면 뭔말이라도 해얄텐데 무슨 얘기를 하나 하고..
다양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친구라서 정말 좋다하는 정혜, 내 마음도 흔연했다.
일요일 아침 여행가방을 정리해 내려놓고 다함께 동네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고 왔다.
성당에 많이 들렸어도 미사는 처음이었다. 미사 한번은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소망하던바 이뤘다.
미사 후 동네분들이 벨기에 이후의 우리 여행 일정을 들으시고 염려가 많았다. 그렇잖아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드뎌 소은이와 단 둘이 여행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이모 못 믿어? 이모 믿을만 하잖아?"
"믿어요. 믿지만..."
에릭님표 파스타를 먹고 캠핑카로 프랑스 릴역을 향했다.
이제 길 텄으니 오기 쉬울거라는 말에 아쉬움이 많이 달래졌다.
암스텔담에 이어 브뤼쉘 브뤼헤 겐트 안트워프 등. 벨기에의 멋진 도시들을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겠단 자신감이 생기긴 했다.
"그래 또 보자"
에릭님 정혜 빠스깔과 차례차례 허깅을 하고 헤어져 무섭다는 파리를 향해 눈에 힘 퐉 주고 테제베로 파리 북역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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