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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벨기에..디낭, 보렝 본문
12월 31일 암스텔담에서 정혜네 집 가는 길도 멀고 험했다.
한번은 간발의 차이로 기차를 놓쳤고 또 한번은 나의 실수에 정은이가 동조해서 기차를 잘못 탔다.
우리는 총 두 시간을 허비했고 정혜네 가족은 두 시간 동안 우리를 기다렸다.
시간이 늦춰지자 정은이는 이래저래 속상해하고 화가 난다 했다. 홍합탕과 감자튀김 먹고 쉴 수 있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4박 5일 소은이와 기침까지 콜록이는 나를 리드하며 영어로 이것저것 묻고 답 듣고 다시 우리말로 통역해주고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내 그 무게 모르지 않으니 이럴 땐 난 그냥 무덤덤..벌어질 일 막으려할 때는 예민하고 급해도 벌어진 일에는 다소 느긋해는 성격이기도 하고
또 한사람은 그리해야하는 거니까.
상당한 기술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관계의 중심에 서있는 나는 어른이니까..
에릭님표 홍합탕은 동네에서 맛있기로 정평이 났단다. 오랜된 무쇠솥에 끓여야 맛있다고 대를 물려 내려오는 솥을 이용하는데
씻어놓고 나간 홍합의 선도가 떨어졌다고 안타까워 하며 서둘러 요리하시는 에릭님.
홍합의 맛을 살리기위해 여러가지 넣지 않고 샐러리와 대파등 채소를 넉넉히 넣고 등등..아 배웠는데 까먹었다. 적자생존인데..
노릇노릇 감자도 고소하게 튀기고.. 우리나라의 감자와는 품종이 다른 감자다.
홍합탕과 감자튀김이 준비되는 동안 정혜는 테이블 세팅.
우리가 성탄절에 정혜네 도착해서 비정상회담의 줄리안에게 들은 풍월로 벨기에에선 통나무케잌 먹는다던데 했더니 에릭님이
잊지않고 쵸코케잌을 사다놓으셨다.
홍합탕과 감자튀김은 정말 맛있어서 마구먹어 부른배였지만 쵸코케잌 역시 잘도 들어갔다.
샴페인으로 송년파티 분위기를 돋우고 맥주를 마시며 자정이 될 때까지 암스텔담 여행얘기를 했다.
자정에 알람을 맞춰놓은 에릭님.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그보다 1~2분 먼저 폭죽을 터트렸다.
"Bonne année"
"Bonne année"
한사람씩 허그를 하면서 새해인사를 하고 동네사람들이 터트리는 폭죽을 구경하러 나갔지만 짙은 안개로 소리만 들릴 뿐...
방으로 와서 소은이 하는 말.
"이모, 배부른데 안먹을 수가 없어요. 자꾸 챙겨주시니까..그런데요~ 그보다도 맛있어서 자꾸 먹게 되었어요. 정말 맛있었어요"
2015년 1월 1일 아침.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일어나 내려가보니 에릭님이 아침준비를 하신다.
난 당연히 정혜려니 했는데..내가 정혜네 집에 머무는 동안 에릭님이 빵굽는 냄새가 아침잠을 깨웠다.
'현주 커피?' '소은 주스? 애플 오렌지?' 아니면 '더해요? 아니요?'하고 우리말로 물었다.
자상한 남자들의 평균치를 웃돌게 자상하다는 에릭님이 계셔서 정혜네 집에 머무는게 참으로 편했다.
소은이의 의견은..
"아저씨가 다 해주시니까 엄청 좋은데 막상 울아빠가 이렇게 해주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이건 뭥미?
새해 첫 날을 시작하는 날씨로 딱 맞춤하게 쾌청하다. 강아지 쟈키까지 캠핑카에 타고 여행을 시작했다.
쨍하니 맑은날 강을 끼고 달리며 만나는 벨기에 시골풍경은 느릿한 여행을 추구하는 내게 꼭 맞는 일정이었다.
하얗게 서리가 내려 반짝이고 넓직넓직 초록의 잔디밭이며 채소밭들이 우리의 버석버석 건조한 겨울과 달라서
좋아요, 완전 좋아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아름다워요'란 말을 알고 계시니 감사하는 마음 담아서 한번씩.
먼저 디낭, 섹스폰을 만든 아돌프 삭스의 고향. 강물에 비친 마을 풍경이 참말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에릭님, 여행 좋아하신다더니 역시..
우리더러 동네 돌아보고 성당에도 들어가보고 오라신다.
동네성당이 명동성당보다 크다고 스케일 쩐다며 들어가는 성당마다 소은이는 감탄.
기도를 하고 성당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햇살에 아름답게 색을 발하는 창들을 바라보고 ...
이번 여행중 평상시의 6개월치 성당 다닌듯..ㅎㅎ
캠핑카로 돌아와 에릭님표 각종 샌드위치에 감동과 감탄. 손하나 까딱안하고 이런 대접을 받으니 행복하고 그런만큼 감사했다.
얼마나 맛있던지 글을 쓰는 지금도 입에 침이 고인다.
주스와 맥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정혜는 메일 주고 받을 때 벨기에 어디를 가고 싶은지 물어왔었다.
벨기에에는 두군데 성모발현지가 있다. 반느와 보렝.
소은이가 반느에 가고 싶다했지만 반느 근처엔 그닥 다녀 볼 만한 곳이 없다고 이왕 온거 다른 여행지를 곁들이는 좋겠다고 하며 디낭과
가까운 보렝을 추천하신 센쑤쟁이 에릭님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
보렝은 조촐하고 조용했다. 1월 1일이라 방문객도 적었지만 그마저도 조용히 기도하고 묵상하는 사람들이어서 특히 성당안에서는
발걸음조차 조심스러웠다. 우리도 한참을 묵상하고 기도하고 기도를 적어올렸다.
가깝게 여행에 참견을 해준 사람들이 가톨릭 신자들이라 이곳에서 감사 선물을 사려고 맘먹었는데 이런..새해 첫날이라 성물판매소가
문을 닫아 너무 아쉬웠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성물들이 독특하고 예뻐서 더더욱.
눈이 내리는 겨울숲도 보고 사진에서나 보던 유럽의 시골마을들도 볼 수 있게 구릉의 숲길들을 돌고돌아 숙소를 찾아가주셨다.
어둑해진 시간, 안개 자욱한 시골마을에 자리한 유스호스텔에 로비에서 동네사람 셋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벨기에의 여러 자랑거리를 모아둔 포스터를 보면서 시끌벅적 유쾌하게 벨기에 자랑을 시작했다. 그들과 함께 어울린 정혜를 보면서
그녀의 쾌발랄 밝고 귀여운 모습과 성품을 볼 수 있었다. 동네사람들은 맥주회사에서 만든 홍보용 축구 유니폼을 우리에게 한 장씩 주고
스프와 감자, 미트볼도 함께 주고 떠났다.
우선 따뜻하게 차 한 잔을 마시고 잠시 쉬었다.
유스호스텔은 쾌적했고 손님은 우리뿐이라 맘껏 편하게 주방을 이용할 수 있었다.
에릭님이 준비한 식사는 '진라면'
라면 냄새에 여행의 피로가 싹 사라진다는 소은이.
난 암스텔담에서 저녁식사를 못할 만큼 하루 여행후엔 지치곤 했는데 병원에서 준 항생제 덕분인지 기침도 조금 잦아들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많이 걷지 않아 피로감도 조금 줄어 내 몫의 라면은 후루룩 잘 먹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패키지 여행 빤한 스케줄 속의 저녁식사가 아니라 시골의 유스호스텔 예쁜 주방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 내 모습에 기분이 달떴다.
뭐랄까...내 친구들 유럽여행과는 완전 다름에서 오는 허세스런 기분?? ^^
설거지는 여자들의 몫, 반딱반딱 마른 행주질 해서 제자리에 넣어놓고 행주는 비누질해 깨끗이 빨아 말려두었다.
꼼꼼한 에릭님은 나중에 쓰윽 확인하셨지만 .. 저요, 대한민국의 아줌마라니까요.
조식포함이어서 아침을 먹고 길이 미끄러울 것을 염려해 느긋하게 출발해 좋은 도로를 이용해 브뤼쉘로 갔다.
스위스 여행을 위해 떠나는 정은이를 데려다 주시겠다해서..
"이모, 브뤼쉘에 가면 저 만화박물관 가고 싶은데 시간되요. 꼭 가고 싶은 곳이에요"
동선을 몰라 아저씨께 여쭙고 부탁드려보라 했더니 시내에서 두어바퀴 돌아 맞춤한 주차장에 차를 세워주셨다.
우리만 빠스깔을 데리고 만화박물관을 돌아봤다.
참..아이들이란..!! 아주 잠깐 돌아보는데 엄마도 없지 말도 안통하지, 삐스깔은 금방 풀이 죽어 힘이 빠져있다.
소은이도 짧은 영어실력이라 불어 영어로 설명이 되어있으니 그림만 보고 기념품점에서 더 시간을 썼다.
아주 오래전인데도 영국과 이탈리아에는 한글 설명서가 있었는데 이번 여행지인 네델란드도 그렇고 벨기에도
일본어까지는 있어도 우리말은 없어서 많이 섭섭했다.
에릭님표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우리가 암스텔담 가기 전 묵었던 유스호스텔에 정은이를 데려다 주었다.
여기서 하룻밤 묵고 이른 아침 기차로 스위스 여행을 시작하는 정은이.
암스텔담 여행에 고생이 많았으나 긴 유럽 여행을 스위스에서 좋은 친구랑 훨훨 가볍게 여행 마무리하는 계획이 있으니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가벼움까지 더해졌다. 마무리가 좋으면 다 좋은거니까.
아직 밝은 햇살이 많이 남은 시간이지만 우린 집에 돌아가는걸로. 우리에겐 또 다른 멋진 계획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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