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의정부역꽃카페
- 건강관리
- 숲
- 부케
- 체형관리
- 카트라이더
- 꽃카페퀘렌시아
- 꽃다발 예쁜꽃바구니
- 冬至
- 우전해변
- 증도 엘도라도리조트
- 팥죽
- 자매
- 금혼식
- 이웃
- 의정부퀘렌시아
- 예의
- 여행
- 퀘렌시아
- 가정교육
- 운전
- 이벤트문의
- 함창명주페스티발
- 게임
- 의정부꽃카페
- 싸가지
- #꽃카페 #퀘렌시아
- 왕싸가지꽃장수
- 교통사고
- 의정부역꽃집
- Today
- Total
주머니만큼 여행하기
네델란드..암스텔담 본문
이번 여행은 열 다섯 살 조카 소은이와 함께였다.
뉴질랜드 국적의 한국인으로 일본에서 영어 교사를 하는 블친 정은이는 독일 여행 후 브뤼쉘에서 우리를 만났다.
4박 5일 암스텔담 여행 멤버.
브뤼쉘 그랑플라스 야경을 즐기고 뜨거운 와인에 잘구워진 소세지 넣은 빵을 먹고 유스호스텔에서 묵었다.
네델란드 암스텔담 가는 날인데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우기라해서 준비는 해갔지만 그닥 유쾌하지 않은 날씨.
기차 타고 세 시간이면 국경넘어 도착하는 도시 암스텔담이라더니 가는 길이 멀고 험난하다.
눈이 많이 와서 돌고 돌아 네 번이나 갈아타고 여섯 시간만에 도착하는 동안 불친절한 역무원들의 유형을 죄다 만났다.
이 정도 눈에 우리나라는 암시롱 않은데...
친구가 좋다고 극찬하는 안트웨르펜은 역사마저 예사롭지 않게 아름다웠다. 한 시간 남짓 시간이 있어 진정 아름다운
거리는 가보지도 못하고 진눈개비 속을 걷다 들어오기도 하고..
백팩은 보온 물통인 셈. 우린 커피와 뜨거운 쵸콜렛을 마시며 길고 험난한 여정을 달랬다.
아주 단순한건데도 스마트 폰으로 계산을 하더니 거스름돈 내주는 것도 틀리더라, 이 청년.
우리도 돌아가서 주말에 이런 알바하자며 청년의 가판대를 탐내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암스텔담.
감격이다, 감격. 그리고 장하다, 장해.
갈아타는 풀랫폼 찾아 시간맞추느라 이리뛰고 저리뛰고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기차 기다리고, 대충 먹은 음식에 허기지고..
여행은 혈당과 체감온도가 맞춰져야 즐거운 법.
암스텔담 카드를 사고 먹자골목을 찾아가 동시에 눈 마주쳐 결정한 곳이 프렌치 레스토랑.
파리까지 오는 비행기에서 건조하고 먼지나는 통에 목감기가 심한 내 입맛에도 착착 붙는 맛난 음식이다.
이곳 직원들의 친절함과 맛있는 음식으로 불안하고 지친 마음이 일순 사라졌다.
과하지 않게 늘 생글거리며 웃는 직원의 모습에 앞으로는 늘 웃고 다녀야겠다는 조카.
맛있는 음식에 지쳐있던 심신이 푸르르 되살아나자 호텔로 들어가자던 계획을 바꿔 안네 프랑크의 집엘 갔다.
카메라 렌즈는 왜그리 무겁던지 무게가잇는 백팩에 약간의 여행짐까지 추운곳에서 한시간을 기다리자 완전 녹초가 되었다.
땅으로 꺼져들어가는 몸을 일으켜세우기가 버거웠고 안네의 집 좁고 가파른 계단은 내가 올았던 그 어느 산의 된비알보다
힘겹게 네 발로 오르다시피했지만 표시를 낼 수는 없었다.
소은이는 소은이대로 점점 짜증이 늘더니 여행을 좀 헐렁하게하면 안되냐고 징징하는 마당이니..
이렇게 지친 우리에게 암스텔담 중앙역에서 호텔이 있는 Abcoude에 사는 사람이 말을 걸어와 친절하게 호텔 앞까지 안내해 주었다.
우린 그를 천사라 칭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길눈 밝은 나도 늦은밤 지도만으로 단번에 호텔을 찾기는 어려웠을거다.
우린 호텔에 들어서서야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그 어느날보다 기나긴 하루였다.
혹시 암스텔담 여행 계획이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호텔이다.
시내에서 가깝고 가격 저렴하고 안전한 곳이 기준이었단다.
중앙역에서 20~30분 거리의 한적한 마을에 있는 호텔은 정은이가 엄선한 곳인데 우리 모두에게 만족스러웠다.
아...암스텔담에서 Abcoude 까지 기차비는 첫날 잘못해 거하게 지불한 비용을 여덟번의 무임승차로 다 매꾸었다는..ㅎㅎ
"우리 좀 쉬면 안돼요? 너무 힘들어요!!"
이틀의 강행군에 지친 조카가 짜증을 부렸다.
방콕소녀는 시차적응도 어려워하고 유럽에 와서 이틀동안 너무 힘들다해서 느릿하게 다니기로 했다.
지독한 목감기를 앓아도 평소 체력이 다져져서인지 내가 덜 피곤해 했다.
조식 포함된 호텔이라 이곳에서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슬렁슬렁 걸으며 첫날 오전 쉬었다.
내가 사는 동네가 아니니 낯설어서 신선한 여행지이다.
겨울이라도 우리의 겨을같지 않아 버석거리지 않고 초록이 많아 기분이 좋고 가정집과 상점 모두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우리 눈길을 사로잡았다.
네델란드 사람들은 검소하지만 집안 꾸미기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창을 꾸미고 집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게 커텐을 열어둔다는
얘기를 오래전 들었다. 찢어진 신문처럼 기억이 떠올랐다. 햇볕이 적으니 창이 크고 칼뱅주의의 청결과 청렴을 보여주기 위해 열어두는
창문을 자신과 이웃을 위해 꾸미고 즐기는..
암튼 창문도 벽도 마당도 예쁜 집의 안에서는 차를 마시고 책이나 신문을 읽는 가족들의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동네 주민들이 추천하는 음식점으로 갔다.
동네 맛집이 맞는지 사람들이 점점 채워지는 가운데 한껏 여행자다운 느긋함으로 밥을 먹었다.
계산을 하는데 아저씨 한 분 말을 걸어오신다.
카메라 색깔이 예쁘다며 어디서 왔냐고..그뒤로 이어지는 폭풍수다.
'~다' 끝나는 말이 한국인 같았다며 여자분은 20년째 태권도를 하고 있고 얼마전에 2~3주 동안 태권도 투어로 우리나라
다녀갔다고도 했다. 물론 대충 알아듣고 정확한 통역은 정은이 몫.
"너 우리 나가고 나면 바로 후회 할걸!!"
혼자 호텔에 남겠다는 조카를 꼬드겨 시내로 나왔다.
이번 여행은 뭐든 유럽이 처음인 조카가 원하는대로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적절한 조율도 필요하니까..
귀차니스트 딸에게 좋은 자극이 되리라 돈 들여 떠나보낸 동생 부부 생각도 해야하는데 내 입장이다.
"이 정도면 딱 좋아요. 나오길 잘했어요"
카날 크루즈로 암스텔담 운하 한바퀴 돌아보더니...
그러게~~. 이모 말이 맞다니까~~.
풍차마을에 가고 싶다는 조카, 별로 안 땡긴다는 정은이. 세째날 우린 따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풍차마을은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하겠어서 관광지 풍차마을 Zaanse Schans를 선택했다.
어차피 우린 관광객이니까 뭐..
조카가 원하는 곳에 데리고 가고 싶은 마음과 함께 각각 하루 휴식처럼 보내는 시간이 필요했다.
정은이는 혼자 잘 여행 할 수 있는데 우리를 리드하는 입장이 되었으니 여러가지 피곤할 터이고 나도 조카와 둘이
헐렁하게 다니며 쉬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진짜 네델란드에 온 것 같아요"
"이모, 잘 생각하신거 같아요"
처음으로 기분이 쾌청한 소은이가 이런 시간도 참 좋다고 했다.
우린 둘이 수다를 떨며 뮤지엄과 기념품점을 돌아다녔다.
조카는 암스텔담은 고흐 뮤지엄이 있어서 기대가 컸다하니 빼먹을 수가 없지만 우선 네째날 네델란드 국립박물관으로 갔다.
Zaanse Schans 박물관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옷과 가방을 맡아주는 시스템이 참 맘에 들었다.
렘브란트의 숨이 턱 막히게 눈부신 그림 앞에서 한참을 머물다 왔다.
체력보충을 위해 스테이크를 좀 먹어주고 암스텔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라고 추천 받았다는 곳엘 갔지만
짧은 시간 암스텔담에 머무는 여행객이 가기엔 많이 평범한 공원이어서 실망스러웠다.
훤할 때 운하를 한번 더 돌아보는 크루즈를 이용할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약을 먹고 물을 많이 마셔도 가라않지 않아 방을 따로 마련해 자고났는데 정은이가 와서 병원엘 가자한다.
고흐박물관을 못가더라도 병원에 가는걸로 합의를 했다는데 나는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하고..
천만다행으로 그동네 병원이 8시에 진료를 시작한단다.
서둘러 병원에 들렸다 박물관에 도착했는데 이미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그림들을 찬찬히 보기에 아주 넉넉한시간들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암스텔담 여행은 비용과 시간을 쓰는데 있어 그닥 효율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얻은 것도 많다.
정은이가 리드하는 가운데 4박 5일 쏘다니며 시내 교통편 이용하는 방법을 알았고 시내의 길이 대충 눈에 들어와 있다.
이제 암스텔담 여행을 다시하게 된다면 좀 더 여유있게 보고 싶었던 풍경들을 찾아다니며 더욱 느릿한 여행을 할 수 있을 만큼 배웠다.
'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벨기에..디낭, 보렝 (0) | 2015.02.06 |
---|---|
벨기에..브뤼쉘 (0) | 2015.02.05 |
바래봉..뭘 더 바래??!! (0) | 2015.01.21 |
파자마 파티 (0) | 2014.12.14 |
철없는 가족..두 올케, 네 시누이 (0) | 2014.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