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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사량도 지리산 본문
난 일에서도 놀이에서도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사람이다.
산행날짜가 다가오면 머리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어서 여러 블로그를 뒤지고 기상청엘 드나들고
앱으로 거리와 소요시간을 구간별로 시뮬레이션 해보고 휴게소정보까지 확인하며 계획 세우는 일을 즐긴다.
내가 추천한 산이라면 당일 산행도 그렇지만 특히 원거리 산행은 놀이동산의 스릴넘치는 놀이기구와 같은 느낌이다.
산악회 집행부 카톡창을 통해 서로 준비해가는 상황을 나누고 의논하고 잘해보자 결의를 다지고..
이런 과정들이 재미있고 함께하는 모든 동문들 만족하실까 하는 마음에 설레고 떨린다.
사량도 지리산이 다른 산보다 그 떨림이 조금 더 컸던 것은 오래전부터 벼르던 산이어서 그랬고, 신임 산악회장님의
첫 원거리 산행이라 더욱 그러했다.
순조로운 출발, 일주일의 피로가 몰려와 몸은 약간 피곤한 상태여도 포근한 봄밤에 기분이 좋다.
전곡에서 출발한 버스가 녹양역, 하남휴게소에 들려 속속 반가운 동문들과 인사를 나누고 삼천포로 고고씽.
오랫만에 만난 선 ,후배 동기들...와글와글 까르르르 밤 깊은줄 모르게 즐겁다가 잠 좀 자자는 선배님 말씀에
불 끄고 잠자리에 든다. 그래봐야 앉은 자리에서 눈 감는게 잠 준비의 전부지만...
아랫녘으로 내려가도 밤이 깊어지면서 휴게소에 내릴 때마다 공기가 차가워지고 그 냉기에 머릿속은 명료해진다.
보름달 환한 삼천포에 4시 조금 넘어 도착해 이르다 싶었는데 5시로 예약해둔 식당에 아침밥이 준비되어있어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좋다. 잠 못 잔 새벽이라도 밥은 참 잘들어간다.
아직 첫 배 시간이 많이 남아 삼천포항을 어슬렁거리다 만난, 멀리 벚꽃이 배경 되어주는 항구의 이른 아침 풍경은
내 일상의 아침과 완전 달라서 더욱 눈부시게 다가왔다.
삼천포에 몇 번 왔어도 이런 계절 이런 시간은 처음, 좋으네.
세종 1호, 삼천포와 사량도 내지항을 오가는 카페리. 승선료는 왕복 1만원, 대형 버스 왕복 7만원.
수영해서 갈 수 없으니 승선료는 완전 싼 편 ^^
들머리를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한 많이 올라가는 돈지의 팔각정으로 잔머리를 굴렸다. 내가 무릎이 아픈 관계로
거리와 높이를 줄여볼 심산, 물론 하루 산행일정을 되돌아볼 때 아주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우리에겐 시간도 중요했으니..
처음은 보들보들한 산길이지만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야했고 난 걸음을 최대한 조심조심 걸어야했다.
무릎이 포기해야하나 할 정도로 상태가 별로라 산아래 펼쳐진 바다풍경을 한번이라도 보고 내려와야겠다 싶어
심혈을 기울여 한 발 한 발 오르는데 폭신한 길이 끝나고 결대로 뾰족뾰족 걍파른 바위길이 나타나 겁을 준다.
숨이 턱에 차올라 올라선 능선에서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다도해 풍경, 그중에 돈지항은 으뜸이다.
이쁘다 이뻐~~구불구불 섬을 도는 벚꽃 길과 납작한 어촌, 조각보같은 다랭이논이 어울렸으니 감탄은 기본이지.
시선을 조금 돌리면 멀리 삼천포가 보인다.
해풍에 견뎌내느라 그럴까? 육지 산에서 피는 꽃잎보다 더 또롱또롱해 보이고, 푸른 바닷빛깔과 채도를 맞추느라
그런가 싶게 진달래 빛깔은 더 진하니 곱다.
하지만 등로는 자기에게만 집중하라고 엄청 까칠하다. 가끔 폭신한 오솔길이 교대로 나타나줘서 견딜만했지
끊임없이 절리 같은 암릉이었다면 띠불띠불 욕이 튀어나왔을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다녀온 홍도, 흑산도 산행 여행과 마찬가지로 마음이 급하다. 아름다운 풍경에도 느긋하게 사진찍고
쉬면서 바라볼 사이없이 섬에서 나가는 뱃시간에 맞춰야 한다는 강박에 계속 걷게 된다.
달팽이 걸음 걷는 내게 최대의 시련이다. 개인산행으로 계절을 달리 오고 싶은 섬이고 산, 1항차로 들어와
반드시 막배로 나가리라. 그때 충분히 즐겨주고 말겠어!!
정상인듯 정상아닌 정상 같은 너~~♪
사량도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는 해발 400m 달바위(볼모산)지만 멀리 지리산이 보이는 지리망산이고
우리가 '사량 지리산'에 온 것이니 일단 이곳이 정상인 셈이다.
헉..그런데 푸르뫼산악회 선두 모두 어디간 것일까?
정상 아래서 바로 휴식 취하던 선두, 나 도착하자 바로 떠나고 목추기느라 과일먹고 회장님과 후미 기다리다
먼저 올라가라 해서 올라섰는데 그 거리 20m나 되려나? 바로 지리산 정상. 선두는 내처 진행했나보다.
여기서 플랭카드 펼쳐서 단체사진 찍어야하는거 아님? 단체사진은 커녕 푸르뫼산악회 41명 모두 어디에 계신지
나의 인증샷조차 셀카로 찍게 생겼다.
후미는 좀 더 기다려야하게 생겼고 마침 얼렁 정상석이 비는 찰나를 이용하기 위해 오랫만에 해보는 부탁.
저~~사진 한 컷 찍어주시겠어요?
그러더니 결국 사단이 벌어졌더라는...사상초유의 대략 난감 불편한 사태, 일행이 흩어져 점심을 먹게되는..
왜 정상에서 단체 사진을 안찍지? 오늘 무전기는 왜이케 조용하지? 했던 것 등등...
왜 나쁜 예감은 틀릭적이 없나...♬
다른 건 다 괜찮은데 1회 선배님 두 분의 점심식사가 엉켜버렸으니 그저 몸둘 바 모를 밖에...
선두에 섰던 전임 회장이 되돌아와 벅벅 소리지르며 5년간 한번도 이런 적이 없다며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내용을
두번 반복하는 동안 나도 나름 화가 났지만 참기로 했다.
5년간 정상에서 단체사진 안찍은적도 없거든요!! 선두가 기다리지 않고 가버린 책임도 따져 묻고 싶었지만 이럴땐 서로
속 삭힐 시간이 필요하니까..
낮은 높이여도 결코 만만찮은 산. 중탈자 속출. 돈지항으로 내려간 분들이 있고 대항으로 내려간 분들도 있고..
난 다행이 무릎이 견딜만해서 옥녀봉으로 가기로 했다. 여차하면 내려갈 것이고, 그러다 뱃시간 여의치 않으면
다른 배를 타고 나가 택시로 식당에 가면 된다는 뱃장으로..
동기가 앞에서, 달바위까지 올랐갔다온 후배가 뒤에서 나란히 걸어주니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면서도 한구석
조급해지는게 오후에 비가 올거라는 예보가 맞을 조짐으로 비 올 바람이 불고 차츰 구름이 많아지면서 꽤 늦은 시간처럼
어둑어둑해서리..동기가 배삯 내준대고 내가 택시비 쏘겠다고 호기롭게 말했지만 자꾸 시간을 확인하게 된다.
아하!! 나 고글 때문에 더 어두웠구나!!
구름다리 완전 무섭다. 흔들흔들 어질어질..나중엔 계단마저 흔들계단으로 느껴진다.
가파른 계단들 오르락내리락 한 후 옥녀봉에 도착하자 우리가 내려서야 할 면사무소가 발아래로 보인다.
하지만 수직이다시피 가파른 길 내려서며 다리에 힘빠지고 무릎이 아파서 조금 고생스러웠다.
싱싱한 두릅을 사고 싶어도 돈 꺼내기 귀찮아 지나치는데 동기가 한 묶음 사준다. 맛있게 먹고 힘 내라고..
고마워, 동기야.
버스에 타야 할 시간에 맞춰 맨 끝으로 도착했다.
달바위에 오르지 못하고 우회하긴 했지만 끝까지 걸어내려오면서 지리산을 즐겼다는 뿌듯함이 어깨에 힘으로 나타났다.
산행대장은 돈지항 중탈자, 기다려주며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나본데 아프다고 다리 절룩이며 걷는다.
종주 코스프레 할래?
조직부장 역시 중탈자...조직부장 너~~!!
내지항에 와서야 단체사진 한 컷..
다시 세종 1호를 타고 뭍으로 향하는 뱃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럼요 그럼요..봄비 내려야 합니다. 농사철인데 봄가뭄이 너무 심했어요.
맛있는 싱싱회 곁들인 저녁식사로 사량도 지리산 산행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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