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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공작산, 해치워버리기엔 아쉬운.. 본문
가끔 해결되지 않는, 해결 할 수 없는...일들로 미치겠는 날이 있다.
그럴때 쓸데없는 일에 열중하면 머릿속 온도가 한 풀 꺾여 내려간다.
2월 초 어느날이 그런 날, 한 달에 두번은 새로운 산에 다녀보자 맘먹은 터라 이걸 만들었다.
동그라미를 그려가는 재미가 자주는 아니어도 쏠쏠하다.
어제도 동그라미 하나를 그렸다.
공작산.
수타사 계곡의 단풍이 좋다하고 휴양림 그늘이 좋다하지만 검색을 해봐도 그닥 마음을 사로잡는 사진이 없었다.
맞춤하겠다 싶은 계절도 찾지 못하겠는 공작산이 밋밋한 산으로 다가와 내가 행락비수기라 칭하는 버석버석 마른 이 계절에
해치워버려야겠단 생각뿐이었다.
내가 늘상 마시는 커피가 아닌 낯선 커피라 카페인이 많은걸 몰랐다.
생각없이 듬뿍 마셔댄 커피가 산행 전 중요한 나의 밤잠을 가져가 버렸다.
꼬박새워 어떨떨한 정신으로 마른새우 넣어 시금치된장국을 끓이고 꽈리고추를 무쳤다.
밤새 뒤척이며 낯선 커피는 조심하리라, 커피를 끊으리라 다짐하고도 커피를 보온병 두 개에 가득채우고 텀블러를 가득채워
홀짝거리며 집을 나섰다.
가평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다.
산에 가는 날 아침은 늘 진수성찬이다. 따뜻한 잡곡밥에 펼쳐놓은 반찬은 예닐곱 가지.
밥을 먹으며 바라본 창밖은 사람이 사람이...
"우리도 저렇게 보이겠지? 아...등산복 아줌마들 진짜 다 똑같다. 모냥안나"
산에서 보면 괜찮은데 평지인 휴게소여서 그럴까..?
"늘 새벽 출발을 하다가 7시로 잡았더니 복잡하다. 산악회 단체시간이야"
재금이가 감기 끝이고 늘 새벽시간에 불러내서 미안하기도 해서 가까운 산이라 그랬다했더니 이구동성.
"새삼 왜이래? 우리가 언제 군말한 적 있어? 괜한 핑계대지말고 하던대로 해"
그래. 니들이 제대로 나한테 길들여졌구나.
공작골가든이 산행 들머리이다.
우리야 뭐 종주파도 아니고 정상석 인증샷에 목메는 사람들도 아니니 그저 허당허당 한바퀴돌아 차 세워둔 곳에 되돌아오면 된다.
뿌옇게 미세먼지 가득한 산을 걷기시작한다.
어슬렁어슬렁 걷다가 맞닥드린 가파르게 쳐올라가는 산길.
아침을 너무 많이 먹어 부른 배 탓일까? 아님 수면 부족이거나 겨우내 체력을 다 써린탓? 헥헥 힘들다.
이럴때 노루귀나 바람꽃 한송이만 만나도 힘이 불끈 솟을것 같은데 눈씻고봐도 없으니 눈이 타고 격한 아침밥상에 갈증으로 목이 탄다.
여름에 다녀온 친구가 그늘이어서 괜찮았다하더니 그나마 다행인걸 찾은게 그늘이었을게다.
"얘들아, 우리가 다른산보다 왜 이렇게 빨리 올라게되는지 아니? 쉴만한 자리가 없어서야."
되돌아볼 경치가 있기를 하나 턱턱 걸터앉을 바위가 있기를 하나..자리펴고 앉기도 그렇고..
정말이지 죽어라 올라갈 밖에..100대 명산을 해보겠다 맘먹었으니 해치울 수 밖에 없는 산이렸다.
산마루에 올라서서야 공작산에 오르기 좋은 때를 알아차렸다.
5월 중순 철쭉이 한창일 계절이 공작산의 때일 것이다.
철쭉이 만들어낸 꽃터널을 걷는 상상만으로 가슴이 설레었다.
아쉽다, 마이 아쉬워...그렇다고 당장 올 5월에 다시 와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는 서지 않았다.
철모르고 왔다고 다시 오기엔 5월이 벅차게 아름다운 계절이고 공작산의 산세는 미약하며 훨씬 촘촘하고 넓은
철쭉 군락지로 유혹하는 출중한 산들이 많다.
내 마음만 그런것은 아닌지 돌아와서 다시 공작산을 검색해봤지만 내가 상상하는 철쭉이 아름다운 사진은 찾지못했다.
공작산은 비운의 산이다 ^^
산이, 계절이 그러하다고 나의 공작산행이 밋밋한건 아니었다.
가끔 무리지어 온 산객들의 소란스러움과 띵까띵까 노래소리를 만나긴 했어도 안골로 하산하는 길은 호젓했다.
아직 군데군데 얼어있는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로 꼬드기길래 탁족을 제안했다. 올해의 첫 탁족.
발 시렵다고, 허벅지까지 저리다고 수런떠는 애들에게 사진 찍어준다고 물장구 쳐라, 오래버티기 시합 하자 하다가
내가 발을 담가보니.. 아흐~~~곧바로 발꼬락이 꼬불꼬불 꼬이며 쥐가 나고 뼛속까지 저릿저릿..
그 시원한 맛에 몇번을 담궜다 뺐다하면서 크게 웃어제끼자 우리의 폐부 깊숙히까지 봄기운이 채워졌다.
재금이가 달라졌어요^^*
산에 몇번 따라다니더니 몸이 달라진게 느껴진단다.
내가 보기에도 많이 달라졌다.
예전의 재금이는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고생중이면 절대 따라나서지 않았을텐데 선뜻 따라나서더니 어제 산행으로 아예 똑 떨궜단다.
건강을 위해, 운동삼아 다니는게 아니라도 다니다보니 건강해졌다는 내 말을 재금이도 곧 하게 될 날이 다가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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