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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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가을 소풍

틈틈여행 2013. 9. 16. 10:53

"새언니 출근 몇 시에 해? 집 좀 빌려줘. "
상쾌한 아침 꽃밭에서 아침밥을 먹으려 했는데 억수로 내리는 비에 두 손들었다.
내가 갈 곳에 정자 하나쯤은 있겠지만 심란해서 시골집에 가서 밥을먹으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금요일 오후 맑은 하늘은 또다시 비가 내리랴, 기상청 예보가 틀린 날일거라 생각한게 오류다.
묻지말라고 가볍게 걸을거라고만 하고 깜딱 놀라게 해주려했는데...망했다.

 


 

 


새언니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랑 몇 명이 가는지도 모르고 시누이의 날궂이를 겪게된 큰새언니.
우리가 알아서 우라 도시락 먹겠다 해도 잘익은알타리김치에 전날 담았다고 고들빼기 김치
새로담근 배추김치까지 내놓는다.
우리가 아침밥을 먹는동안 새언니는 출근준비를 하고 진종일내릴것 같던 장대비도 잦아들었다.
설거지 해놓고 우리의 목적지를 향해 출바~알.

 

 

 


서프라이즈로 보여주려던 곳은 연천군 코스모스길
일 때문에 갔다가 플랭카드를 봤고 평강식물원 계획을 이리로 옮겼던 것이다.
코스모스는 만개상태에서 물벼락을 맞고 절반은 기절해있었다.
일요일 코스모스 둘레길 걷기 행사를 할텐데 꽃들이 이리 누워있어 모두 안타까워 했다.

 

 


 


우비를 입어말어? 우산을 들어말어? 배낭카바는 씌워말어?
점점 드는 날씨에 가볍게 준비하고 꽃길을 걸었다.
무거워 고개숙였던 꽃들이 살랑거리는 바람에 빗물을 털어내자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이 되었다.
수다 떨고 노래 부르고 커피 마시고...걸어도 걸어도 온전히 우리뿐인 길이니 우리를 위한 길인거지 뭐.


 

  

  

 

 


빗물털어 가벼워진  코스모스가 우리의 웃음에 함께 몸을 흔들어 웃어줘도 우리는걸음을 멈춰야했다.

 


                

 

 

 

 

결혼 앞둔 동생의 상견례가 있어서 소현이 시간에 맞추기로 했던 날이기도 했다.

이리 꽃길을 걷기 전에 약속이었고 우리는 진짜 해야할 일을 하러 가야하는 시간이 되었다.

 

 

 

 

 

택시를 타고 자동차를 세워둔 곳으로 돌아왔다.

도시락 털어먹고 오늘의 목적지로 향한다.

 

 

 

 

큰언니 집이다.

밤이 절정이라고 주으러 오라는 전화에 이리 일을 도모했던 것이다.

마음이 급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밤을 줍는다.

 

 

 

 

 

언니가 우리를 위해 아침결에 줍지않아 순식간에 엄청난 양을 주워모으고 이렇게 갈퀴로 털기까지...

 

 

 

 

고추를 따드리기로 했다.

양철지붕에 퍽 또르르르 밤톨 떨어져 구르는 소리가 경쾌하다.

고추 따고 다시 밤줍고..이러다 집에 못가지..

언니가 다 마무리 할 것 아니면 하지 말랬는데 생각처럼 금방 따지지 않았고 시간이 모자랐다.

각자 집에서 먹을 고추를 취향껏 따서 집으로 돌아왔다.

 

 

 

일손을 보태기보다 정신만 빼놓고 돌아와서 죄송스러웠다.

몸빼부대 내년엔 농사일에 가담시키는 횟수를 좀 늘려봐야겠다.

우리가 죄다 가져다 먹는 농산물, 이제 농사에 적극 참여해 형부 언니의 수고를 덜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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