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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유명산 본문
88년 9월 18일, 내친구 문경이와 3년 후배 기정이를 데리고 유명산에 갔었다.
산세고 뭐고 유명산 하면 기억나는 것은 딱 하나.
2대 독자여서 병역의 의무도 6개월,
PX에서 새우깡이나 팔다가 소집해제된 기정이의 사고다.
거의 하산을 하고 끝마무리쯤
"산에서는 끝까지 방심하면 안...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기정이는 돌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며
나무 끌탕에 부딪혀 볼이 구멍나고 어금니가 살짝 깨졌다.
친구들과 축구하고 온다고 거짓말을 하고 나왔다는데 이를 어째.
축구골대에 부딪혔다고 하겠다며 낄낄거리던 기억이 새롭다.
늘 유쾌하던 기정이는 지금 미쿡에서 살고 있다.
그때 딱 한번 갔던 유명산은 야산으로 기억될 만큼 아주 시시한 산이었다.
아마도 그해 여름에 지리산 화대종주를 했었기 때문에 산책코스로 여기지 않았나 싶다.
이번에 유명산에 가기 직전 800고지라는 걸 확인하고 깜딱 놀랐다.
으잉, 그리 높았나?
요즘은 700, 800.. 죄다 부들부들 떨리며 무서운 즈질체력이 되었다.
격월로 함께 산행하는 중학교 동문들이다.
이상하게 동창들은 하나도 없고 모두 선후배.
산행에 합류하기 전엔 말은 커녕 인사도 안했었는데 이제는 제일 편한 주변인들의 범주다.
고기 안주에 술마시고 노래방 가는 동창회에서의 내 모습과
동문산악회 산행에서의 내모습은 완전 다르다는 가까운 친구들의 평.
정상까지 거리가 짧다는 것은 가파르다는 뜻이다.
초반부터 거침없이 올라가는 선두, 엣다 모르겠다 후미에 붙으련다.
숨이 차서 쉬고 수다 떠느라 쉬고...
그러면서 깔딱고개들을 오른다.
사진도 찍어가며 온갖 해찰을 일삼는다.
다리 기~~일어 보이게 사진 찍어드릴게요~~!!
어중간하고 가파른 길에서 이렇게 단체 사진을 찍을 계획은 아니었으나
내 한마디에 하나 둘 다가와 이리 되었다.
구름이 많았던 오전 시간이었는데 정상에 올라서 만난 풍경은 눈부신 하늘이었다.
숲에서 나와 정상에 솟아 올라서자 뭉게구름이 우리를 반겼다.
가을이다.
아직 덥지만 한여름의 그것과 확연히 다른...
기정이 동창들이다.
나를 '현주누나'라고 부르는 아저씨 동생들.
볼 때마다 이뻐진다고, 날이 갈수록 젊어진다며 내게 힘이 되어 주는 ...ㅎㅎ
내동생 재형이 동기들이다.
올 봄 결혼하고 처음 나온 성수, 88년도 지리산이 너무너무 힘들었었다고 추억했다.
스무살이어서 해낼 수 있었다고...
내가 동문산악회에 함께 할 수 있게 해준 후배들이다.
산행대장 선배와 동기 언니.
주먹구구식 산행대장님께 나는 다소 버릇없이 덤비는 편,
지난해 원거리 산행으로 지리산 갈 때 여차저차해서 찌질팀을 맡았더니
올해는 아예 통째로 원거리 산행을 내게 떠안겼다.
물론 나는 흔쾌히 잘난척 하는 맘으로 산을 선정하고 두 달 남은 산행일정 모두 계획 끝내뒀다는..
이 플랭카드가 히말라야까지 다녀온 것이란다.
↑요 위의 선배언니가 트레킹 가서 기념촬영을 하고 왔다는...
우리 산악회의 가장 즐거운 시간.
유일하게 도시락 준비하는 부담이 없는 모임이 여기다.
이번에 냉장고 뒤져 간단히 나물 두가지와 커피만 가져가서도 정말 맛있는 시간을 가졌다.
아침식사로 엄청난 김밥도 가져오고
현장에서 바로 새콤달콤 골뱅이 무침을 해내고
비빔밥 준비까지 따로 해와서 양푼비빔밥까지 먹게해주는..
후배야, 너 큰 복 받을겨.
이렇게 먹을게 많아 배불리 먹어도 라면은 라면.
거부할 수 없는 그 맛이란!!
먹은자리 표안나게 말끔이 정리하고 하산이다.
사진찍고 즐기는 사이 선두는 쏜살같이 내려가고 후미는 슬렁슬렁 뒤쳐져 유유자적이다.
여기서도 나는 허당짓을 주도한다.
숨차지 않게 가기로해요~~~!!
계곡이 너무 아깝다고 놀다가자고, 커피 생각난다고..
뭐그리 서두를거 있느냐 몇차례 맑은 계곡을 즐겼다.
이제 내년에나 기약할 물놀이, 아쉽지나 않게...
여럿 어울린 산행이라 은근 걱정이 많았는데 전혀 피로감은 없었다.
밥 한 끼 먹는 시간 빼고는 온통 잠으로 채워진 토요일을 보낸 후 일요일이라 그랬을 것이고
정스럽게 서로를 챙기고 보살펴주는 사람들끼리의 산행이라 그랬을 것이다.
맛있고 거한 도시락은 있으되 산행 후 거나한 술자리가 없어 내가 좋아하는 모임이기도 하다.
하산후 남은 음식을 꺼내고 캠핑용 데크를 빌리고
닭볶음탕과 해물전을 주문해 가벼운 하산주를 마셨다.
앞으로 쭈~욱 발전하는 산악회가 되기위한 의견들이 자유롭게 논의되었다.
그리고 10월 원정산행, 나도 내가 세우는 계획에 잔뜩 기대가 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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