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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그녀들의 바래봉 본문
'배려'라는 것도 가만 생각해보면 상당히 자기중심적인 것이다.
남들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말이다.
그러그러 할 것이란 짐작으로 타인을 귀찮게 안하고 내가 좀 불편해도 참고 내가 좋은 것을 양보하고..
이거 좀 지속하다보면 피로감 상당히 높아지는 일이다.
급조성된 일정으로 급결정된 멤버, 얘들과의 여행은 그러한 어줍잖은 배려가 필요치 않은 여행호흡
제대로 맞는 동행들이다.
부지런하고 적극적이고 웃음 많고 운전 안전하게하고 음식 맛있게하고 배고파지는 시간마져 딱딱 맞으니
내맘이 니맘이고 그도 아님 마음을 말로 전환해서 조율을 하고..
신경줄 터억하니 풀어놓고 여행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요건 새벽밥 상차림이다.
맛난거 사먹기로 하고 한 끼 준비해온 것인데 그 양이 어찌나 많았는지 무려 세 끼를 먹으며 끝냈다는.
"혜선아, 남편이랑 사이좋게 오래오래 함께 살아라. 우리 계란말이 쭈~욱 먹고 싶어"
얌전하게 가지런한 계란말이는 부드럽고 간도 어찌나 잘맞는지..혜선이 남편은 아내의 여행을 위해
계란 한 판을 계란말이 했단다. 밥이랑 과일 몇가지가 혜선이 준비물이었다.
소현이는 멸치볶음 어묵볶음 감자조림의 대가, 우리가 주문을 해서 이번에도 일습 준비해왔다.
마늘쫑과 마늘 장아찌도 슴슴하니 맛있고 호박전도 대량, 과일도 함께.
재금이는 엄마표 배추김치와 열무김치, 오이 파프리카 동생이 먹으려고 사다놓은 요거트 가져왔다.
나는 불고기, 엄나무순이랑 오가피순 무침, 두릅순, 커피를 준비했다.
각각 담요 몇 장씩에 휴대용 가스렌지, 돗자리 코펠..가전과 가구 빼고 다 싸들고 간 셈.
이 짐들을 차 옆에 내려놓고 뒷자석에서 새벽밥을 먹었다.
"모두들 너무 몸났다. 이번에 체중조절을 위해 트레킹여행하자!!'
5월..어디 새로운 곳 없나 찾다가 그래 이곳이야 하고 결정한 바래봉이다.
할머니들 구두 신고 올라가도 된다는 바래봉이고보니 즈질체력들 이정도는 괜찮겠다 싶었다.
아..체격은 절대 즈질이 아니라는..
산아래는 이미 철쭉이 모두 져버려서 물렁한 꽃잎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정상엔 탱탱한 꽃잎이 기다리고
있으리란 바램으로 맑은공기 푸른하늘 아래 우리의 발걸음이 가볍다.
그런중에 한무리의 산객들이 소란스러움에 우리는 눈쌀을 찌푸렸다.
이 신새벽에 술냄새라니..
남녀 할 것 없이 입에서 술냄새와 거친 농담 끝에 찌렁찌렁 울리는 웃음소리가 나왔다.
에잇..저리 나이먹지 말아야지.
걷기 좋게 완만한 길을 구비구비 돌면 감탄 솟구치게하는 풍경들이 우리를 기다렸다.
이른시간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완전 우리들의 여행지이다.
슬렁슬렁 느릿하게 걷고 좋은 풍경엔 넋빼놓고 바라보기, 이제 연휴 시작인데 숨가쁘게 걷고나서 뭐하게.
일상에서 뚝 떨어져 나왔으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쓸 힘을 키워야지.
사람들은 흔히들 그런다. 생각할게 있어서 여행을 가고 생각할게 있어서 낚시를 하고..개뿔..생각은 무신!!
월화수목금 밤낮없이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머리가 터져버릴 지경인데 뭐하러 그 복잡한 머릿속을 가져가.
난 아무생각없이 여행을 떠나고 여행에 집중한다.
그러고나면 생각이 비워지고 혼탁했던 머리통에 여유가 생기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생각할 힘이 된다.
우린 바래봉엔 오르지 않았다.
나의 왼발이 션찮아서였다.
바래봉 정상에 철쭉이 없다해도 그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다른 맛이겠으나 오늘만 날이냐 싶었다.
죽자사자 꼭지점을 찍어야 직성이 풀리고, 가당찮게 그 산을 정복했다고 떠벌리는 하수들과 나는 다르니까.
얼만큼을 얼마동안 걸었는지 보다는 무얼 봤는지 얼마나 감탄을 하고 감동을 했는지가 더 소중하다.
나의 산행사조는 기록주의가 아니라 해찰주의...그래도 마음 한구석 남아있는 이 허전함의 정체는 무엇이냐??
내공이 부족한겨..
좋다, 진짜 좋다 하면서도 이렇다하게 풍성한 꽃밭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이게다야, 이게 다냐규??
뭔가 그 유명세에 석연찮음을 느끼며 걷다가..
"와아~~!! 저기 봐바!!"
드뎌 철쭉 군락지에 도착했다. 만족하게 만개한 것은 아니나 충분히 행복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아니지..
하늘과 바람과 구름, 지리산의 능선들. 그리고 가장 가깝게 펼쳐진 철쭉능선.
도시의 눈부신 햇살속에 무더기로 피어 '나 꽃이야' 하고 덤비는 철쭉들과는 비교거부다.
연분홍 저고리 연초록 치마...새색시의 곱디고운 수줍은 모습이 떠올랐다.
에잇..더이상 뭐라고 쓰지 말아야겠다. 부족한 표현력 바닥 드러난다.
엉성하나마 꾹꾹 눌러담은 사진이 낫다.
내려오기 싫었다.
봄햇살에 얼굴 그을리는 소리가 들릴지언정 꽃그늘아래 종일토록 앉아있고 싶었다.
그러자니 밤새 한잠 못자 졸음이 밀려온다.
과일간식을 먹고 하산을 한다.
아직은 연초록인 숲이 꽃그늘 버금가게 아름답다.
참꽃마리가 쫘악 피어 내 눈을 홀리고 갖가지 제비꽃에 광대수염, 벌깨덩굴이며 풀꽃들이 천지삐까리인데
발목 보호대 때문에 쪼그려 앉아 눈맞춤하기가 쉽지 않아 그냥 허리만 꺾어 알은채를 했다.
가깝게 허브농원이 있는 동네여서일까?
논둑 군데군데 캐모마일이 한창이다.
달달하고 상큼한 꽃향기로 힘을 내서 지루한 마을길을 걸어내려왔다.
점심을 먹고 호텔에 들어가 저녁이 될 때까지 늘어져라 낮잠을 잤다.
여행중에 이런시간이 처음이다. 그래도 그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바래봉의 철쭉만으로 우리의 하루는 충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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