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

모냥빠진 하루, 내가 기억하는 것들 본문

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모냥빠진 하루, 내가 기억하는 것들

틈틈여행 2013. 3. 24. 21:59

 

 

"이 병원에서 나가는 시간 이후의 일은

책임 못집니다"

금요일 의사가 내게 한 말이다.

3월 들어 감기가 심해 신생아모드로 지내면서

쉬었더니 좀 잦아들었던 기침감기가 다시 

심해졌다.

산행을 위해 병원을 찾았고 토요일에 병원에

다시 오라는데 산에 가야한다니 펄쩍 뛴다.

당신이 마스터클래스의 첫산행을 알어??!!

첫산행은 불암산 ,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날이다.

가야된다고 벅벅 우기는 내게  3일분의 약을

처방해줬다.

손용식 마스터클라이머의 산행 전날 산행준비에 입각해 괴기도 먹고 물도 많이 마시고 9시 반에

잠자리에 들었다.

아뉘..그런데 발꼬락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이 무슨 불길한 징조??

긴장했나? 불암산은 익숙한 산인데 뭘그리...

그럼 설레어서?

그럼 그럼..기다리다 체력이 고갈된게 분명한겨.

 

 

 

                            

 

 

 

아..왜 나쁜 예감은 한번도 틀린 적이 없나?

8부 능선쯤 바위와 계단을 오를 때 약간의

느낌이 왔다. 스트레칭도 열심히 했는데..

많은 산행을 해오면서 쥐가 나서 고생한

경험이 두 번 있어 너무 두려웠다.

그때 터지고 찢어질 듯한 종아리 근육에

꼼짝 못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고

사나흘 통증으로 고생했다.

마스터님의 설명대로 잘 따라 오르면서 

다리가 무겁지도 않고 그리 숨차지도 않게

걸어 올라 갈 수 있었는데 뭔일이람.

 

 

 

 

 

      

하산길에 만나는 계단에 대해 강의를 듣고

그걸 따라하다가  완전 다리가 이상해졌다.

리듬감 없는 내가 마스터의 걸음을 따라

한다는 것이 그만 스텝과 몸의 방향이 엉키고 꼬여 양쪽 종아리가 확 당겨 올라왔고 발걸음 하나하나에 신경쓰란걸(늘 그리해왔고)지키지 않고 잠시 다른 생각에 빠진 순간 내려딛은

왼발에서 두둑 소리가 나며 꺾였다.

나는 그대로 주저 앉아 꼼짝을 할 수 없었다.

아..이런!! 화보인생에 취미는 폼생폼사라

떠들던 정상에서 몇 분이나 지났다고 이런 모냥빠지는 일이!!

 

 

 

 

 

   

 

 

 

앞서 설명을 계속하며 내려가던 마스터 오시고

변에 많은 분들 걱정어린 시선 느껴지고

발을 이리저리 돌려보고 신발 벗고 결국 양말 벗고

스프레이 뿌리고 테이핑 하고 ..

아픈거보다 챙피한게 더 크니 나이를 더 먹어야

하는건지 덜아파서 그러니 다행인거지 원.

"괜찮다고 그냥두지 말고 꼭 침 맞으세요. 작을 때

고쳐야지 내버려두면 커져요. 안고치면 자꾸 겹질려요"

꼼꼼하게 봐주고 응급처지 해준 마스터께서 하시는

말씀이니 꼭 그리하겠다 대답했다.

앞으로 와서 뒤따르라는 말씀. 패잔병이 된 기분이지만

걸을만 해서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괜찮냐고 걸을만 하냐고 많은 분들이

물어봐 주실때 괜찮다 했지만

나는 괜찮지 않았다.

하시라도 나의 종아리는 뭉칠 준비를

하고 있어서 방심할 수 없었다.

여차하면 아는 길이고 아는 동네이니 혼자

조심조심 내려가는게 민폐를 줄이는 길이겠다

싶었다.

그러면서도 완등 스템프는 찍어줄까,

아닐까를 살짝 고민했다.

나, 덜 아픈거지? ^^

 

 

 

 


 

하지만 오늘 발을 겹지르고 쥐가 날 태세인 종아리

덕분에 다른 분들보다 심화학습 할 수 있었다.

아침 스트레칭 전에 간단하게 보행법을 설명하고

걸어 오를 때 좀 더 심도 깊은 설명을 해주더니

하산길에도 역시 디테일하게 우리의 어깨부터 발끝까지

책임을 져 주는 덕분에 괜찮지 않은 몸으로 낙오하지

않고 내려오면서 '마스터클래스'를 제대로 느낀 것이다.

 

 

 

 

 

 

 

 

아마 앞에서 어깨 허리 엉덩이 무릎 종아리

발과 발끝을 어찌해야 하는지, 힘을 어떻게

빼고 어떻게 써야하는지 걸음을 걸으며

피로를 푸는 방법까지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내 다리가 릴렉스 되지 않아 주저앉았을

것이고 며칠간 통증에 시달렸을 것이며

의기소침해서 이 산행을 계속해야하나 마나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마스터클라이머 손용식님의 주옥같은

 강의를 들으며 메모를 할 수 없음이 엄청

 아쉬웠다.

저녁이면 오늘 점심 누구랑 뭐 먹었드라

기억이 까무륵 할 때가 많은 내가 얼마나

많은 걸 남겨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차에서 내려 빨리 정상에 도착하려는

생각으로 내달리지 말라는 말씀.

30분쯤 걸어 몸이 데워졌을 때 스트레칭

하란다. 우린 중간에 너른 장소가 없어 먼저 몸을 데우고 스트레칭을 했다.

 

 

 

 

 

 

 

마스터는 우리의 옷을 벗겼다, 윗옷.

시원하다 싶게 시작해도 금방 데워질

것이라고 차에서 내리면 장갑 모자

버프만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단다.

이것들은 몸이 데워지면 손쉽게 벗어

배낭을 벗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고..

아침 몹 추웠지만 배우러 온 학생의

자세로 쟈켓을 벗었다.

 

 

     

 

 

 


 

 

보행시에는 언제고 발끝과 무름과 가슴이 일직선이

되도록 걷고 평지에서는 발이 나갈 때 어깨를 밀어 

생기는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이동하라고 하는데..

알긴 알겠는데 글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아..이노무 나쁜 기억력!!

오르막에서는 양 팔을 사선으로 많이 움직이며 중심을

잡고 발이 일자이거나 캣워크를 할 것.

발뒤꿈치부터 시작해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도록 한다.

내리막에서는 무릎을 굽혀 힘을 분산시키고 우아하게

소리 안나게 살살 보폭을 줄여 걷는다.

발뒤꿈치부터 닿지만 돌이나 다른 것들이 있으면

앞꿈치부터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두가지 방법을 설명해주셨으나 리드미컬하게

걸으면서 무릎에 무리가 안가고 힘을 분산시키는

걸음이 내 꽤 어렵게 느껴져 흉내만 내다가

절반정도만 차용해 걸었다.

 

 

 

 

 

마사나 진흙에서는 발이 겹치는 정도로

좁은 보폭, 양쪽 발 모두를 잘 살펴 걷는다.

언제고 에너지를 아끼고 근육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허리에 힘빼고 엉덩이가

씰룩거리는 정도,  허벅지가 흔들거리는

느낌이 들도록 힘을 빼라 한다.

딛지 않는 발은 발목부터  힘을 빼서 쉬게

해주고 평지에서는 늘 피로를 풀어야 한다고 말씀은 잘 따라 할 수 있었다.

호흡은 항상 길고 깊게..후~~~

 

 

 

 

 

 

 휴식을 취한 후에는 몸이 식었으므로

다시 걸을 때 천천히 걸어 몸을 데우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

목마르지 않게 배고프지 않게 피로하지

않게...

바위에 오르기 전에는 살짝이라도 바닥에

붙은 이물을 털어 없애 신발바닥과 바위만

만나도록..

낙엽은 눈과 같다고 생각해 주의하고 봄철

진흙아래는 얼음이 있을 수 있으므로 딱딱한 부분에까지 발이 닿은 후 다른 발을 옮겨준다.

 

 

 

 

     

 

 나의 기억은 아주 엉성해서 이 중에 다르게 써놓은 것도 있을 것이고 좋은 가르침이지만

옮겨놓지 못한 것도 많다.

마스터의 우리 몸은 움직이면서 바로 해봐야 기억한다 말처럼 자세한 설명을 옮겨 적지는

못해도 바싹 붙어서 마스터의 발걸음을 보고

따라 걷거나 설명대로 했던 것을 내 머리보다

몸이 더 많이 기억하고 있다.

마스터께서 구령처럼 붙여주시던 종아리,

무릎 묶어요, 팔은 사선으로, 호흠은 길게

후~~ 하던 것들을 되새기며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차근차근 내 것으로 만들어 오래오래 산구경을 다니고 싶다.

 

 

 

 

 

 

너무 힘들 뻔한 산행에 보행법 자~알

알려주고 발꼬랑내 났을지도 모르는^^

발을 보살펴주신 손용식 마스터클라이머,

테잎 빌려주시고 안부 물어주고 염려해준

마스터클래스 11기 동기 여러분에게

진한 감사의 마음을 간식으로 보답하기로

결정했다.
함께하지 못한 고어텍스의 김부장님이

얘기를 전해듣고 전화를 걸어왔다.

염려끝에 절대 빠져서는 안된다며

간식 뭐해갔냐 묻는다.

불암산의 간식은 매생이전과 딸기였다.

 

 

 

 

 

<손용식 마스터클라이머와 그의 아내>

 

 

 

    

 

<빠질 수 없는 정상 기념사진>

 

 

 

 

 

 <첫산행의 미션은 어깨동무, 서로 친해지기 위한..>

 

 

****

사진들은 내가 찍은 것과 카페에서 업어온 것이 섞여있슴

'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패 도봉산, 나의 놀이터  (0) 2013.04.24
마스터클래스..수락산  (0) 2013.04.14
山行 공부  (0) 2013.03.18
너~무한 여행  (0) 2013.03.10
오랫만에 걸어본 설악  (0) 2013.02.28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