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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곁다리 소풍

틈틈여행 2012. 3. 29. 21:47

 

 

원주에서 수녀님 세 분이 서울 나들이를 오셨다.

고국인 독일의 조카 결혼선물도 준비할 겸 모처럼만에

시간을 내신, 언니가 몸담고 있는 수녀원의 창설자 수녀님과

잠비아에서 선교활동 중 휴가를 나오신 까리따스 수녀님,

그리고 지난 겨울 멀리 멀리 해외 선교지를 다니느라 몸고생

좀 한 울언니 임마 수녀님.

동생과 내가 곁다리로 소풍에 동참했다.

창슈님은 65세 이상 경로우대로 고궁 입장료를 면제

받으신데 대한 충격이 심하셨나보다.

하긴, 칠순 넘으셨어도 왕성하게 병원에서는 의사로서

당신 건강 돌보실 틈 없이 일하시고 수녀원 총 책임자로

현역이시니 어르신 우대에 다소 적응이 안되실만도 하다.

 

 

 

 

 

 

"수녀님이 경회루랑 보구 싶다고하셔서

창덕궁 갈거야. 서울대병원 후문 쪽에 차

세우고 정문에서 만나자"

알았다고 대답을 해놓고 보니 경회루는

경복궁에 있고 서울대 병원 후문이라면

창경궁인데..

"아~ 그래? 그럼 창경궁이야"

그럼 경회루는 뭐냐~? 울언니 차~암...

창 슈님은 40년만에 창경궁에 오셨다며

너무 좋아하셨다.

육교 건너가면 종묘인 것 까지 기억하고

계시니 40년 전 창경궁이 참 좋으셨었나

보다.

 

 

 

 

 

 

 

"우린 시골에서 오느라 아침 일찍 출발했잖아

우리가 오면서 먹은거까지 봤으면 더 놀라겠네"

샌드위치에 커피를 꺼내놓으셨는데 임 슈님

백팩에 요쿠르트며 과일이 많이 남아있는걸 보고

놀란 내가 재형이에게 꺼내보이자 까 슈님이 그러셨다.

재형이가 가져온 과일도 많았고..

난 출근했다 가는 날이라 빈 손이었다.

아, 샌드위치..사진보니 다시 먹고 싶다.

 

봄이 도착한 궁에는 생강나무와 산수유가 노랗게

꽃을 피웠고 히어리도 햇살 좋은 몇날을 지내고

연노랑 조롱조롱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몸매 좋은 소나무들도 우리의 시선을 한참씩

잡아두었다.

나무이름만 불러준게 아니고 명정전 함인정 숭문당..

건물들 이름도 한번씩 불러주며 궁을 즐겼다.

 

 

 

 

 

 

인사동에서 결혼 선물로 모시

조각보를 추천해 드렸다.

내가 워낙 좋아하는거라..

창 슈님도 그게 좋겠다시며

벽걸이와 테이블런너, 그리고

컵받침 네 개를 고르셨다.

가격 흥정은 민간인인 내가..

보랏빛과 초록 배색 중에

뭐가 좋겠냐시는데 보라요~.

"젊은 사람들이 이쁘다는걸로

해야지"

하하..슈님, 무료입장 가히

충격 크셨나봐요.

 

 

 

 

 

창 슈님은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

큰병으로 큰수술도 하시고 지병도 있으셔서

우리네 보통 할머니라면 일은 둘째고 자식들

보살핌 받으시며 집 밖 외출도 싫다 하실 만큼이지만 왕성한 열정으로 이겨내고 계시다.

정말 어렵게 하루 시간 내셨으니 맘껏 놀다

가시라 했지만 이만큼의 소풍도 피곤하실까 염려가 앞선다.

경인미술관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곁들인

수다 시간을 보내고 소풍을 마무리했다.

맛있게 드시던 독일식당이 있어 모시기로

계획을 세워뒀는데 시장기가 없다 하셨기에

아쉽지만..

 

 

 

 

 

슈님들 떠나시고 재형이와 함께 인사동 구경을

꼼꼬미 하기로 했다. 그래봤자 모두 옷구경이지만...

이쁜 옷이 댔다 많았다.

우선 호떡 하나 먹고 시작.

"난 나이 50이 되면 인사동 옷을 입을라고 했는데

60으로 미뤄야겠어"

"왜? 비싸서?"

"아니. 인사동 옷을 입기엔 내 몸이 아직 너무 예뻐.

여기 옷들은 몸매 가리기에 딱 좋은 옷들인데 아직은

이런 펑퍼짐한 옷들로 내 몸을 가리고 싶지 않아"

"아으~~ 재수없어"

"우히히..돈 없어서 못산다는 말 DG게 재수없게 하지?

사실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출근 복장으로는

적합하지 않고 여행복으로 딱이라 해도 등산이 많은

나로서 한 철에 한두번 입자고 지르기엔 비싸단 계산.

개성만두국으로 쇼핑백 없는 빈 손 달래며 미리 저녁밥

먹고 커피 한 잔 들고 인사동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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