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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하늘때문이야

틈틈여행 2012. 3. 12. 16:55

 

 

아산까지 가게 된 것은 순전히 하늘풍경 때문이었다.

애초의 계획은 시흥 늠내길 1코스 숲길을 걷기로 되어있었지만 쨍하니 맑은 하늘에 뭉게구름, 

그 하늘을 보면서 어디라도 내달리고 싶었다.

재금이가 날씨를 만만하게 보고 허술하게 입고 나온걸 핑계로 식물원을 제안했더니 옷차림이야 괜찮지만

꼭 걸어야하는건 아니라는 재금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소현이, 그럼 내 맘대로 가는거지 뭐.

찬바람이 꽉 찬 휴일 아침 8시에 트레킹을 위해 겨우 세수하고 대충 챙겨입어 어수룩한 행색으로

아산의 세계꽃식물원을 향했다.

일찌기 이렇게 무계획으로 먼길을 나선 기억은 없는데 자꾸 하늘이 부추기니까..

 

 

 

 

 

준비해간 간식을 먹으며 올라가는 길에 수원 화성이나 융,건릉을 걷자고 계획을 세웠다.

점심은 수원에서 먹자며..

천안방면으로 나가는데 자동차전용도로의 '공주' 방향에 확 마음이 쏠렸다.

"마곡사 명상길 좋다는데 빨리빨리 대답해"

수원은 언제고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니 오늘은 아예 충청권에서 놀자는 의견에 몰표.

천안 논산간 고속도로를 지날때면 마음으로 벼르던 곳이 마곡사였었다.

드디어 뜻을 이루게 되었으니 하늘풍경에 감사.

백범 명상길은 색없이 바람만 가득한 3월에 걷기에도 꽤 매력적인 솔숲길, 탁월한 선택이었다.

 

 

 

 

 

헐렁헐렁 국도를 따라 다시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바람이 차갑지만 납작한 시골마을에 내리쬐는 햇살들엔 이미 봄기운 듬뿍이다.

주말에 산행을하고 피곤한 몸을 10시간 재워줬더니 컨디션은 최상이다.

공세리성당에 들르자 제안을 했다.

조금 썰렁한 느낌이면 느티나무 연초록 새잎이 팔랑거리는 5월을 상상하며 보라고 했다.

"언니 덕분에 바다도 보고 산도 보고 꽃도보고 절에도 가고 성당에도 오고.."

"나 때문 아니고 덕분인거 맞지? 나는 하늘 때문이야. 하늘이 오늘 너무 예뻐서 이렇게 된거야.

하늘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추레한 몰골로 하루종일 돌아다니지는 않았을거야"

을왕리에 가서 일몰까지 볼까하는 의견은 일치를 보지못했지만 하늘풍경을 핑계로 참 잘 놀고온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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