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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워킹..제주도②

틈틈여행 2010. 12. 6. 20:50

코오롱스포츠

 

이벤트 당첨..나같은 민간인도 이런 즐거운 이벤트에 참석할 수 있음에 상당히 흥분했다.

코오롱스포츠가 고어텍스의 후원으로 윈드스타퍼를 구매한 고객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1인 동반하는

1박 2일 제주도 트레킹, 서울, 광주, 부산 출발, 총 3차에 걸쳐 105명이 다녀오는 고객감사 행사다.

코오롱스포츠는 세계에서 두번째,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은 고어텍스를 많이 쓰는 회사란다.

혹자는 동네 뒷산같은 야산에도 고어텍스로 무장하고 다니냐며 옷차림이 과하다 하지만 나는 고어텍스

쟈켓 폼나게 떨쳐입고 앞산 뒤산 돌아다니고 싶다. 그러다 멀리 큰 산도 가끔 갈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이번에 고어텍스 윈드스타퍼라도 구입했느냐? 그건 아니다.

그러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벤트는 내가 당첨된게 아니고...

           

 

 

 

 

은혜로운 은혜

 

삼남길을 인연으로 만난 은혜씨의 동반 1인으로 함께 가게 된 것이었다.

금요일 출발이다보니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이 마땅찮았다고 나와 함께 가고 싶어 했던 것.

뽀송뽀송 뽀얀 얼굴의 스물 여섯 살 은혜씨는 나를 언니라 부른다.

나는 여행을 가기 전에 미용실에 갔었다.

스물 여섯 살 아가씨와 어울리는 언니로 보이게 해달라고 주문을 했다.

은혜씨의 빨강색 쟈켓, 우리 여행의 시작이다.

"언니는 다 코오롱인데 저는 이 옷 하나뿐이에요"

난 머리부터 발끝까지 코오롱, 나 코오롱스포츠 고객 맞다.

 

 

 

은혜씨는 운동처방사이다.

탄탄한 근육질의 이 아가씨는  마음이 말랑말랑 참 곱다.

아몬드도 직접 볶고 마시멜로까지 넣은 초콜렛을 넉넉히 만들어와서 스텝들과 내게 선물했다.

출근을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난다는 부지런한 은혜씨, 요즘은 떡만들기를 배운다는데 마음이

이뻐서 떡 모양도 맛도 아주 좋을 것이라 여겨진다.

 

 

  

 

 

삼남길에서부터 느꼈다. 어린 나이에 아날로그적인 생활을 한다 했더니 그리 보이는 속얘기를 털어놨다.

그녀를 조금 알고나서 내게 많은 배려를 하는 그녀에게 손사레를 쳤다.

함께 있을 때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라고, 어른 대접 하면서 놀면 금방 지치게 마련이라고.

어른이라고 지갑만 여는 일도 곤란하고 스스로 젊다 생각해도 감이 많이 떨어지는건 어쩔 수 없는일,

체력에서도 감각에서도 여가는 또래끼리 보내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내가 더 챙겨주고 싶었다.

올레길은 느긋하게 뒤쳐져 함께 걸었지만 한라산 어리목에서는 은혜씨 혼자 편하게 올라가라 했다.

나는 나대로 윗새오름까지 혼자 걸으며 호젓하게 느림을 만끽하고 윗새오름에서 간식을먹고 다시

영실까지 각자 걸음 속도를 달리했다가 주차장까지 수다를 떨면서 내려왔다.

 

 

 

       

 

미친 존재감 김과장

 

게을러서 빨리 걷는게 싫다는 그는 일하러 온 것 처럼 숨차게 걷기

싫다는 나와 은혜씨와 느긋하게 올레길을 걸었다. 그러다 마지막엔

다들 기다리는 바람에 셋이 헐레벌떡 뜀걸음을 했지만..

삼남길과 이번 트레킹에 동행한 코오롱스포츠의 마케팅 담당자이다.

삼남길과 올레길 한라산을 걸으며 많은 얘기를 나누고도 이거다 싶게

한마디 떠오르는 표현이 없다 했더니 회사에서도 그렇단다.

있는듯 없는듯 하지만 정말 필요할 때 드러나는 미친 존재감이라나?

원리원칙에 충실하려고 하지만 아주 가끔 편법은 쓴다는 그는

기름기없는 담백하고 반듯한 사람으로 보였다.

코오롱스포츠의 삼남길 개척단은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트레일워킹화를 만들고 어떤 마케팅을 할까 고민 끝에 나온 결과란다.

누님, 삼날길 마무리가 잘 될까요?

그가 묻고 나는 열심히 응원하고 홍보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꽤 오랜시간이 필요한 삼남길. 꼭 완성되길..!!

 

 

 

고무줄 나이 장실장

 

누구는 스물 여덟이라 하고 누구는 서른 여덟로 알고 있고..

나이, 중요한 숫자인데 나이 가지고 장난질을 하다니..장실장은 이벤트회사 사장이다.

개업집에 춤추는 인형 가지고 가는 이벤트회사 아니라고 강조 강조.

삼남길도 그랬고 이번 트레킹도 그렇고..코오롱스포츠의 많은 이벤트를 맡아서 하는 그는 이번에 인원

채우는데 애먹은 얘기를 했다.

다들 보이스피싱하는줄 알고 확답도 안하고, 비행기 예약하는데 주민번호도 안알려주어서 힘들었단다.

결국 아이를 포함한 부부 한팀은 전화도 없이 오지 않았다.

그를 도와 행사를 진행하는 말수 적은 재영씨는 듬직하게 많은 일들을 해낸다.

그들의 수고로 마련된 일정이 완전 만족스러웠다. 맛있는 먹거리와 쾌적한 잠자리, 걷는 코스들..

 

 

상큼발랄 지현

 

코오롱스포츠 사원이다.

듣기로는 오스트리아 국적을 가졌고 5개국어를 한다는 상큼한 스물 다섯 살 지현씨.

지현씨는 화내면 어떤 얼굴 되요? 화 낼 때가 있긴 해요?

늘 생글생글 웃는 이쁜 얼굴로 아무 것도 못할것 같은데 삼남길 개척단에서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얻어온 배추로 겉절이를 하자는,,할 줄 알아? 뭐 그냥 하면 되지요. 자취를 오래해봐서 잘해요.

우리말이 아주 조금 서툴러 어눌한 말투와는 달리 야무진 손끝으로 겁없이 겉절이 양념을 넣었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너무 자식들을 싸않고 키워서 스스로 뭘 하려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고 말하며

비엔나의 부모 곁을 떠나와 돌아갈 생각을 안하고 일을 놀이 하듯 하고 있다.

자정까지 은혜씨와 더불어 셋이 격조 높은 수다를 떨었다.

 

 

 

           장실장                          재영                  지현

 

 

최강동안 준형

 

일행이 올레길 걸을 때 혼자 호텔방 청소 깨끗이 했다더니

이렇게 선물과 와인을 준비해두고 있었던거다.

고객 초대행사에는 감사카드와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게

기본이라는데 이런 이벤트에 와 본 적 없는 은혜씨와 나는

얼마나 감동스럽던지...

맑은 피부와 해맑은 표정덕분에 20대 총각으로 보이는

준형씨는 서른 네 살이란다.

돌아오는 비행기에 내 옆자리에 앉게되어 흥미로운

이벤트 진행의 뒷얘기들을 해주었다.

감동할 고객을 생각하면서 일하는거 재미있지 않냐 물었다.

당연한듯 받는 고객이 더 많고 자신도 재미가 없단다.

이벤트에 꽤 감각이 있어보이는데 새 일자리를 찾고 있단다.

해맑은 얼굴로 피가 마르는 것 같다던 두 아이의 아빠 준형씨가

2011년에 꼭 맞는 일자리를 찾기 바란다.

 

 

 

 

행복만땅 현주

 

첫날 바람이 조금 불었지만 알맞은 온도의 바람에 늦게나마

아쉬운대로 억새풍경이 가슴벅차게 했다.

올레길 7코스는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마무리로 오설록에서 차 한 잔.

어리목에서 윗새오름, 영실로 내려오는 동안 바람 한 점,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투명한 날씨, 걱정했던 무릎도 이상없이 딱 좋은 컨디션이었다.

이틀 꽉 찬 여행에 넋이 나갈 정도로 행복했다.

걷기 좋아하는 내게 트레일워킹 이벤트는 최고 선물, 완전 복터진 현주.

은혜로운 은혜씨에게 보은의 선물로 반짝반짝 빛나며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할 귀걸이를 선물했다.

뜻하지 않은 선물에 어쩔줄 몰라하며 받는 그녀라서 더 예쁘다.

 

그리고 김과장님. 넘넘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주도 여행 넘 잘했어요.

저요..코오롱스포츠에 뼈 묻을게요.

아..참!! 나 코오롱스포츠 직원 아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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