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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만추..선물 2

틈틈여행 2012. 11. 18. 22:09

 

"낼 시간 좀 내요"

중남미문화원 풍경이 너무 좋아 바로 그녀를 생각해냈다.

그녀는 나와 동갑인 내친구의 시누이다.

늘 바쁘다고 여유없어하는 그녀지만 다짜고짜 감성충전 해준다는

주문에 시간 약속을 했다.

"내가 준비한 선물이 맘에 들었음 좋겠는뎅"

어디라 말도 않고 그녀를 데리고 중남미문화원으로

달려갔다.

"어...여기 오래전 겨울에 와보고 너무 좋아서 다시 와야지

해놓고 한번도 못와봤는데..."

"그럼 나 훌륭한 일 하는거네. 일단 맘에 드는 선물인걸로.."

단풍구경도 식후경.

그냥 찾아 들어가 주문한 굴보쌈정식이 맛있어서 다행이다.

늘 음식점 선정에 애먹는 삐수니, 가슴을 쓸어내렸다.

 

 

 

 

 

문화원에 들어가자마자 허거덩...이...이럴수가...!!

전날 내가 봤던 풍경이 전혀 아니더라는..이런 민망한 일이..!!

하지만 문제 될것이 없었다.

밤새 급하게 찾아온 추위에 떨어졌지만 아직 싱싱한 낙엽이 폭신하게 깔려있어 성글게 남아있는 단풍정도는

능히 용서할 수 있는,  아니 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침에 급히 나오느라 카메라를 깜빡해서 손전화로 꾹꾹 눌러본다.

"난 사진 안찍어"

그녀는 원래 사진을 안찍는단다.

원래 안찍는게 어딨어? 내가 이렇게 좋은 풍경을 선물한 인증샷을 찍어야한대도 싫단다.

"난 이렇게 내 말 안듣는 고객 싫어"

"나 오늘 고객 안할거야"

"구래? 그럼 오늘부터 친구 먹어"

 

 

 

 

 

 

 

 

폭신폭신한 낙엽위에 내가 살짝 누우며 사진을 찍어달랬다.

뭐..과격한 나의 행동 이후에 그녀는 나의 카메라를 피하지는 않았다는...나한테 걸려 자유로운 사람 없다.

그러면서도 카메라가 쑥스러워 눈을 어디다 둬야할 지 몰라했다.

"오늘 이 사진들 2년 후에 보여줄테니까 그때 사진 찍어두길 잘했다 싶으면 밥 사"

 

 

 

 

 

 

"이쁘지 이쁘지?"

단풍 브로치를 꽂아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이거 1년에 한번 밖에 안나오는 명품 브로치야. 시리얼넘버 있는거라구? 유통기한이 짧아서 더 가치 있어"

 

 

 

 

 

 

낙엽위에 철푸덕 앉아 수다를 떨다가 냉기에 엉덩이가 차가와지면

낙엽이 쌓인 의자에 앉아 또 수다를 떨었다.

이렇게 단풍낙엽을 즐겨보는건 처음이란다.

"내가 오늘 휼륭한 선물 하는거 맞지?"

 

 

 

 

 

우리의 사진을 내친구에 보냈다.

"얘가 샘부리나? 보긴 봣는데 답이 없어."

"울언니 샘많아"

나중에 친구랑 통화를 했다.

좋은데 많이 다녀서 샘 안난다.

"울어머니 뭐라구 하시는줄 아니? 나 산이랑 좋은데 다닐때 우리 큰아가씨 데리고 다니라신다"

 

 

 

 

 

 

"아후 예뻐~~~!! 여기 좀 봐바"

물위에 떨어진 단풍잎들이 너무 예뻤다.

내 목소리가 너무 컸나?

"예쁜이들이 예쁘다고 하잖아요"

한무리의 사람들, 우리를 쳐다본다. 허걱..

"내가 여기 만든 할머니야. 예쁜이들이라 예쁜게 볼 줄 아네"

박물관장님이신지 예닐곱 사람들에게 안내를 하시다가 우리르 보시고 하시는 말씀이다.

 

 

 

 

 

"것 봐. 우리가 이 나이에 어디가서 예쁜이 소리를 듣겠어. 오늘 여기 왔으니 듣는거지"

우리의 깔깔거리는 소리에 단풍잎 한장이 우리 머리위에 떨어진다.

 

 

 

 

 

 

 

 

 

 서두름없이 느릿하게 단풍과 낙엽을 즐기고 그녀를 일상으로 데려다 주었다.

내가 실수로 그녀의 동생에게 걸 전화가 그녀에게 걸려갔다.

"시간 내서 좋은 시간 만들어준거 고맙다고 문자 만들던 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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