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우전해변
- 금혼식
- #꽃카페 #퀘렌시아
- 운전
- 자매
- 증도 엘도라도리조트
- 숲
- 예의
- 퀘렌시아
- 꽃카페퀘렌시아
- 의정부꽃카페
- 이벤트문의
- 교통사고
- 왕싸가지꽃장수
- 冬至
- 의정부역꽃집
- 이웃
- 의정부역꽃카페
- 가정교육
- 게임
- 부케
- 꽃다발 예쁜꽃바구니
- 팥죽
- 카트라이더
- 체형관리
- 건강관리
- 의정부퀘렌시아
- 함창명주페스티발
- 싸가지
- 여행
- Today
- Total
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우중산책..지리산 본문
각 잘잡힌 배낭으로 봐선 전문산꾼의 포스다.
하지만 완전 저질체력으로 세상에서 오늘
오르는 산이 가장 숨차고 힘들다는걸 깨달은지
오래인 찌질하고 겸손한 산꾼.
돌맹이도 소화시킬 나이에 지리산 화대종주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를 했었고 다음해
겨울 백무동에서 올라 중산리, 지난해 가을엔
중산리 원점산행으로 세번 천왕봉엘 다녀왔다.
그러니 지리산이 만만찮다는걸 뼛속깊이 알고
있어 산행을 선택하지 못했다.
격월로 산행하는 중학교 동문산악회의 올해
원거리 산행말이다.
카페지기라 꼭 가야한다는 산행대장님, 그럼
함께 가서 혼자 둘레길이나 걷다가 합류할까요?
헐..그랬더니 아예 한팀 만들어줄테니 맡으라는..
그리하여 내맘대로 이름지은 '저질체력을 위한
지리산 맞춤관광팀'을 위한 즐거운 고민을 했다.
둘레길은 겨우 1 2 3코스만 걸었을 뿐이고 산행
들머리는 중산리, 예상도착시간 4시..대략난감.
산행팀 하산지점을 바꿔달라 부탁드리고 산행팀과 합류시간을 기준으로 날이 밝는 시간, 노고단
입장시간, 기사님 휴식시간, 식사시간 등등..
고려할게 많았지만 지인의 도움까지 받아 꽤
만족스런 계획이 세워졌다.
여행이고 산행이고 날씨부주가 최고인법..
그런데 비라니!! 이건 아니잖아~~.
가을비가 뭐이리 그악스럽담!!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열 네 사람 천왕봉팀
뒷모습에 괜히 안스럽고 심란하고 그랬다.
무엇보다 힘든걸음 끝에 포상처럼 만나야 할
풍경을 구름이 모두 가져갈 것을 알기 때문.
내가 책임질 열 아홉명의 저질체력 노고단팀
첫 여행지인 화엄사는 비가 그쳐 있었고 곱게
물든 나무들은 또렷하게 자기 색을 드러내서
북방에서 밤새 달려온 우리의 노고를 치하하고
환영했다.
날이 드나보다 좋아라했던게 무색하게 다시
비가 오락가락하고 빠른걸음 느린걸음, 전열을
가다듬지 못한 초보관광가이드인 땜시 일행이
흩어졌다. 나의 능력은 딱 세 명인데...
암튼 나를 믿지 못했는지 뿔뿔이 자유시간을
가지셨다는..ㅎㅎ
물론 나를 믿고 따라주신 분들은 화엄사 뒤뜰
쪽문으로 나가 모과나무 아름다운 기둥이 받히고
있는 구층암까지 가서 스님께 향 깊은 차 대접도 받았다. 이른 아침의 향 깊은 차에 우리의 여행이
갑자기 격조있게 느껴지더라는..
차를 마시느라 내가 약속해놓고도 시간을
못지켜 죄송한 마음은 스리슬쩍 지인이 가져온
대봉감으로 입막음하는 사악한 가이드다, 나는^^
노고단에 미리 가서 물 좀 끓여달라 부탁을
했는데 우리가 늦어 화엄사로 오면서 대봉감과
단감 한상자를 가져왔다.
노고단이 처음이신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날씨가 요모냥이라 너무나 안타까웠다.
라면을 끓이기로 한 대피소는 빈자리가 없었다.
아예 너무 힘들다고 지친 몇몇 선배님들과 지인이
배낭을 맡았고 자리도 맡아본다해서 일부만
노고단에 올랐다.
비바람이 불면 거기에 맞는 추억이 생기는
것이니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복닥거리는 대피소의 경험도 재미있었을 것
같고, 보글보글 라면과 김치찌개도 아주
오래도록 맛있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동문들이 낯선 객꾼으로 불편하지는 않을까
염려했는데 라면과 찌개를 끓여줘서 편히
점심먹었다는 인사를 들었다.
비가 많이 내리니 마음이 바쁘고 헐렁하게
여행한다는 생각은 온데간데 없이 걸음이 빨랐다.
오를 때 스쳐가듯 느낌이 있었다. 내 다리에 맞지않는 속도에 갸우뚱, 결국 사단이..
이번이 두번째 쥐다.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모를텐데 발꼬락에 꼬불꼬불 쥐나는건 완전
애교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두 다리 모두
증상이 왔지만 다행히 왼쪽 종아리만 딱딱하게
뭉쳐 땡겼다. 악..악...비명이 절로나오게 아팠다.
다행히 선 후배들이 옆에 있어서 방석을 꺼내
앉게 해주고 다리를 종아리를 주므르고 발을
꺾고 소염진통제를 발라주었다. 비는 주룩주룩..
코펠이 들어 유난히 무겁던 배낭을 후배가
안고 내려갔다. 지금도 종아리가 아프다.
성삼재에서 선배님이 커피를 사주셔서 기분이
나아졌다.
노고단에 흠뻑 젖은 옷과 신발을 정리해서 대략
뽀송해지고 나니 다시 빗속으로 나갈 엄두가
안나는지 백무동 계곡 트레킹에 고개를 흔든다.
혼자라도 올라가고 싶었으나 나는야 가이드.
말끔하게 포기하고 알아본 음식점이 참으로
사가지 없다. 그래도 경상도의 대표적인 맛,
짠맛은 없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예상보다 늦은 시간에 천왕봉팀이 도착했다.
흠뻑젖고 지친모습은 성취감으로 빛이 났다.
토닥토닥..힘겨운 하루를 위로하고 뜨거운 축하를
하며 훈훈하게 지리산에서의 하루를 정리하고
나오니 하늘이 맑아진다.
'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추..격한 기쁨 (0) | 2012.11.13 |
---|---|
울산..고마운 여행 (0) | 2012.11.07 |
삼남길 사람들과.. (0) | 2012.10.25 |
글로리 영광 2 (0) | 2012.10.23 |
여행..현주스타일 (0) | 2012.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