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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수니 일기2

땀의 성분이 달랐다.

틈틈여행 2012. 8. 15. 20:13

기록적인 폭염만큼이나 그로 인한 개인적인 기록도 많이 세운 여름이다.

이 무더위에 나는 무슨 생각으로 그리 많은 음식을 해댔는지

지난해 1년동안 했던 음식보다 올여름 만든 음식이 훨씬 많을 것이다.

나를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 초대도하고 도시락으로 싸들고 나가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내 음식을 맛봤다.

물론 크게 성공적인 맛은 아니고 조촐한 한 끼 식사이지만

죽을때까지 못잊을거란 인사를 하신 아주머니들도 몇 분 계시니

내가 흘린 땀보다 훨씬 남는 장사가 틀림없다.

 

수녀님 후원바자 준비로 연잎을 준비하느라 여러차례 습도가 높은 강가로 나갔다.

동원된 친구들도 여럿, 모두들 연잎 훔치는 일에 중독이 되어갔고

함께 땀 흘리는 시간에 보람을 느꼈다.(아이러니하기도 하지. 좋은일에 쓰인다고..ㅎ)

연잎을 손질할 때는 더 많은 땀을 흘렸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다보니 그럴 때보다 땀 흘리고 수없이 씻어냈다.

그 물의 온도는 전에 없이 낮았다.

 

올여름 땀을 즐겼지 싶다.

가만 있어도 덥고 땀이 나는 시간, 특히 자다가 베어나오는 땀엔 짜증이 났지만

줄줄 흐르는 땀방울을 느끼면서 '열중'하는 시간은 기쁨이 있었다.

집안일을 하다가 흐른 땀을 시원한 물로 씻어낸 후의 쾌적함도 사이사이 즐길만 했다.

 

너무 뜨거워서 타버릴까봐 나다니지도 못하다 산행을 했다.

격월로 정기산행을 하는 중학교 동문산악회, 2월에 다녀온 후 처음이라 구박으로 시작.

그래도 한마디.

..내가 수십년을 지켜봤는데 산 정상이 이동하지는 않더라구요.

햇볕에 하얗게 빛나는 바위들을 올려다보자니 꾀가 났다.

내 마음만 이러하지는 않아서 모두 한마음으로 산악회 발족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지 않는 헐렁한 산행, 그러함에도 땀은 흘렀고 능선에 올라서면 한줄기 바람이

우리의 즐거운 땀을 치하했다.

 

크게 나다니지도 않으면서 땀흘리고 밥하고...

주변인들과 어울려 쪼불쪼불 보내는 시간이 많은 아기자기^^하게 보낸 여름,

최고의 폭염만큼이나 기록해둘만한 여름이었다.

엊그제 아침, 문득 시원한 물보다 따뜻한 물에 기분이 좋아지는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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