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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이보다 더 뜨거울 수 없다. 본문
정말 뜨겁고 더웠다.
오전 하늘에 완전 속았다.
하늘이 흐릿하면 2시, 맑으면 4시로 하쟀는데 조카가 2시도 좋다하고 하늘도 흐릿하다.
그러해서 마음 편히 출발했는데..
점점 구름이 벗어지면서 세미원에 도착하자 완전 땡볕이다.
그래도 자꾸자꾸 하늘을 보며 감탄을 되새김질 했다.
..와~~!! 정말 이뽀. 난 왜 이런 하늘을 보면 산에 가고싶지?
간혹 뭉게구름에 태양이 가려지기는 하나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간신히 피부 진정되었는데 큰일이에요.
내 말이...완전 얼굴이 깜치가 될 판이다.
하늘이 흐려서 준비했다는 우산을 꺼내는 조카, 우산이면 어떻냐 반갑다, 우산아.
바쁘게 보낸 6월에 몸이 지쳐 간신히 추스리고 나니 수목원에 가고 싶더라고 형에게 말했단다.
..가.
..내가 차가 있어야지. 그리구 수목원은 고모랑 가는게 좋아.
..그럼 가.
나무가 숲을 이루고 나무가 오솔길을 만드는 시골에서 살고 싶어하는 말랑말랑한 감성이 이렇게
맹숭맹숭한 형과 더불어 도시에 살자니 답답할 만도 하다.
때맞춰 시간 내라는 나의 문자가 엄청 반가웠음은 당연지사.
내가 누구냐? 너의 믿을만한 고모 아니더냐 말이다.
..오늘도 고모와 조카의 조합은 없는거 같아요.
천사고모와 천사조카가 그리 흔한게 아니거든.
더웠다. 너무 더웠다.
최근에 이렇게 더운날 야외 활동을 해 본 기억조차 없다.
고가도로가 만들어내는 넉넉한 그늘아래 사람들은 강바람으로 더위를 식히고
찍기본능 상실에 무한한 갈증으로 우리도 걷기보다는 자꾸 나무 그늘아래 오래 머물게 된다.
내 또래의 여자들이 그늘을 만들어내는 나무 이름이 뭘까 여러 이름들을 올려보다가 결론을 못내고
그늘을 떠난다.
누군가의 입에서도 나왔던 '버드나무거든요!' 하고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을 둘이서 꾸욱 참기로한다.
..고모 그런경우 있어요. '아~브람스다. 나 브람스 좋아해'라고 말하는데 제가 들어보니까 베토벤
음악인거에요.
..ㅎㅎ. 그래, 보통은.. 나두 가끔 비창이랑 바이얼린 협주곡 일부분만 들으면 헷갈려. 차이콥스키는
맞는데 하면서 쭉 듣다보면 알게될 때가 있어.
..나 얼마전 연잎밥 했는데 대박이었어.
..와~ 저는 연입밥이랑 대통밥 너무 좋아요.
..그럼 너 오늘 연잎 훔쳐!! 열 장 훔치면 냉동보관해서 두고 먹을 수 있게 만들어줄게.
..정말요? 저 그런거 할 수 있어요. 가방을 큰거 하나 가져올걸.
두물머리를 돌아보자고 천천히 걷을 때 연꽃향이 부드럽게 코끝을 스쳤다.
도무지 준비해간 커피를 마실 온도가 아니어서 연으로 만들었다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리고 얼음물로 갈증을 달래고 남은 얼음에 뜨거운 커피를 부어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마셨다.
두물머리 느티나무 아래 사람들과 더불어 강바람을 쏘이며 더위를 식히고 수다를 떨었다.
갑자기 아저씨 무리중에서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하는 놀이를 한다.
우린 동시에 일어나 자리를 떴다.
연잎 훔치러 갈 순서. 천천히 맞춤한 곳을 찾다가..
..너 오늘 시간 괜찮아? 늘 약속 하나씩 잡아두고 나왔잖아.
..저 오늘 완전 프리해요.
그~~으래? 그럼 진로를 북북동으로 돌려라!!
북한강변을 급히 달렸다.
왜 진작 이생각을 못했지? 어두워지기 전 도착해야 돼.
한시간 달려가 한 장면을 봐도 아쉽지 않은 곳으로 데려가주마.
고모 믿지?
대학 1학년 때 강촌으로 엠티를 갔다는데..
살살 물어보니 비가 많이 와서 팬션에서 100m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휴~다행.
등선폭포는 사전정보 없이 갔을 때 그 감동이 더욱 진한 곳이니까.
..고모. 제가 원하던 곳이에요. 어떻게 그 순간 이곳을 생각해내시는지 그게 신기해요.
..음...머... 이정도야.
폭포에서 내려오니 해질녘임에도 찜통.
여유있게 돌아오다 석양을 마주했다.
구름과 해넘이가 연출하는 하늘풍경을 오랫동안 즐겼다.
..에잇!! 저넘의 전봇대.
..저 땡그란 오일뱅크는 어떻구요.
..오후에 몇시간인데 길게 여행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 세미원이 아득하다.
흠뻑 땀흘리는 두서없는 손바닥여행에 조카가 만족해하는걸보니 내 마음이 참 좋다.
짧은 여행이나마 되돌아보니 초복날 오후 최고의 여행지는 역시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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