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양현쥐로 개명되다. 본문

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양현쥐로 개명되다.

틈틈여행 2008. 10. 4. 10:46

 

 

 

아..놔~~!!

저 정말 100L 배낭 메고 지리산

4박 5일 종주 했다니까요~~.

뻥 아니에요.

물론 딱 20년 전, 그야말로  혈기왕성하던, 무서울게 없던 시절이긴 했지요.

20년..요즘처럼 급변하는 시대에는 강산이 서너번 넘게 변했을 시절이니 제 체력도 감가상각

해주셔야 맞는거 아니냐는

말씀이죠.

 

 

 

 

 

 

 

 

 

 

이사진들 포샵이라굽쇼?

무신 말씀을!!

제가 컴퓨터에 얼마나

무식한데요.

포샵은 귀찮아서 못배우고

여타의 컴터 기능에도

아주 무식함을 이실직고하면

사실과 진실을 밝히는

생사진이란걸 믿으시렵니까?

 

 

 

 

 

 

 23년전 첫 등산이 설악산

이었어요.

온전히 무식한 우리 세 자매.

등산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만큼 용기가 있었어요.

어후~~그때의 준비물을 생각

하자면 지금도 낯뜨겁네요.

친구들에게 엽서 보낸다고

파스텔까지 준비하고

똑똑한 버너 하나 없어

휴대용 가스렌지를 매달고

다녀왔다니까요.

 

 

 

 

 

 

용대리에서 시작해서 백담사,

수렴동계곡, 봉정암...대청봉!!

암튼 2박 3일 일정에 많은 비가

내려서 고생도 했지만 꽤

즐거웠어요.

파스텔이 죽이 될 정도로

비를 맞았지요.

저는 다녀와서 엄지 발톱

하나가 빠졌어요.

운동화를 신고 그렇게

걸었으니..

그뒤로 등산화 사서 산엘

다닌게 오늘에 이른거에요.

 

 

 

 

 

저는 그뒤로 겨울에도 한번씩 설악산과 지리산을 다녀왔어요

오색에서 올라가는 새벽산행으로 대청봉에서 일출을 봤구요

하동으로 올라가는 짧은 코스로 천왕봉을 올랐는데..아후~~중산리 계곡 잘 아시잖아요.

저는 그리로 내려오는 동안 정말 지리해서 미티겠더라구요.

  

 

 요사진은 15년전꺼.

소백산에 상고대 보겠다고

이온음료 한 캔씩 들고

비로봉까지 올라갔던

나름 장한 사진입니다.

어제 보신 제 친구랑

함께였는데 그 뒤로

산 얘기 꺼내지도 말랬어요.

운동화 신고 올라갔거든요.

저는 그나마 등산화.

참..지금보니 사진들의 복장이

죄다 빈한하네요.

한동안 산을 쉬다가 가서

등산복들이 하나도 준비되지

않을 때였어요. 

 

 

 

 

 이 사진은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가 와서 봤으면 좋겠는데..

친구가 엄청 고생을 했거든요.

월출산의 구름다리는 지금

생각해도 다리가 후달달~~~

아마 겁이 많으셔서 절대

못가시지 싶어요.

벌판에 우뚝 솟은 기상이

살아있는 월출산 참 좋았어요.

그래도 이제 다시 가라면

못갈듯..

이때 격일로 산행을 해서

첫날 두륜산 셋째날 월출산

다섯째날은 저 혼자서 추월산에

다녀왔어요.

 

아..놔~~!! 다 사실이라니까요.

솔직히 저는 아주 좋은 체력으로 태어나진 않았어요.

어릴 땐 잔병 치레 좀 했죠.

타고나길 예민하게 타고 났대요, 제가.

히히..보시기에도 좀 그래보인다구요??

특히 위가 나빠서 잘 체하고 위장병으로 학교도 서너 달 못가고 했어요.

그러다 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감기도 안 앓을 정도로 건강해진거지요.

엄마가 좋아라 하시면서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 곁으로 따라다니라고 하셨지만 전국구로 돌아 다녔어요.

 

정말 많은 산을 많이도 다녔지만 23년동안 어제 같은 일은 맹세코 처음이라구요.

안개에 쌓여있는 수종사가 저는 좋았어요.

맑아서 두물머리가 내려다 보이지 않아도 커다란 은행나무를 감싸고 있는 아침 안개에 홀린 기분이

흐믓했어요.

 

 

 

 

 

그리고 향기로운 차 한잔에

영혼의 때가 조금은 씻겨지는

것 같은, 그래서 조금 착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요.

두번째 우린 차가 더 좋다고들

하지만 어제는 첫번째 차가

부드럽고 향기도 더 좋았어요.

녹차가 몸에 좋다해도 제 몸에는 잘 안받아서 즐기지 않는 편인데 어제 마신 차는 정말 맛과 향이 기억에 남아요.

아마 잘 우려내신 덕분인듯^^

 

 

 

 

 

 

아침을 조금 든든하게 먹고 갔어야 했는데

초반부터 배가 좀 고팠어요.

운길산 정상에서 출발하고 얼마 안가서

바위를 딛다가 무릎이 시큰하더라구요.

그때부터 신경이 조금 쓰였죠.

어떤 아저씨께서 두 시간이면 예봉산에 간다하셨으니

금방이겠다 싶었는데..

흐미..오르락 내리락..

그렇게 심한줄 몰랐어요.

배 고픈데다 맥주 한모금 마시니까 알딸딸..

딱 그 상태가 좋긴 해요.^^

진짜 밥 먹을때 좋드라.

아무리 생각해도 김밥대신 밥과 반찬을

준비한 것도 잘한거고..암튼 거기까진 좋았어요.

밥먹고 오르기 시작하는데 어라? 자꾸 종아리가

땡기기 시작하는거에요.

발도 조금씩 불편해지구요.

흙길을 걸을 때는 좀 괜찮다가

돌길로 오를 때는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이...

 

 

 

헤헤..그러다 그 사단이 난거지요, 뭐~.

발가락이 이리저리 꼬여도 꼬물꼬물 움직이다보면 금방 풀리는 쥐만 나봤지 그렇게 심한경우는 처음이에요.

양쪽 다리 근육이 딱딱해져가지고 얼마나 아프던지...사람들만 없었다면 엉엉 울었을걸요.

이러다 온몸이 비틀리고 마비가 와서 죽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고 정말 무서웠다구요.

다리 주물러 주시느라 애쓰셨어요.

다행히 지나가던 아저씨께서 물파스 발라주시고 함께 도와주셔서 살아났네요.

..아후 챙피해.

..저희도 챙피하거든요!!

하하하하..정말 그 말에 언제 아팠냔듯이 웃음이 났어요.

권과장이 챙피하기만 한게 아니라 제 배낭까지 들어다 주는라고 그날 밥값 비싸게 치뤘지요?

감사했다구 떼먹지 마시고 인사 전해주세요.

 

 

 

 

 

아후 챙피해.

지금 생각해도 기룸한 두 다리를 하늘로 뻗치고 양쪽에서 주무르고 사람들이 둘러서서 쳐다보고..

저 충분히 망신스러웠으니 '양현쥐'라고 놀리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지요.

험한 하산길 스틱 빌려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은 따로 사례할테니 놀리지 마세요.

저 그러면 또 다리에 쥐날지도 모르잖아요.

앞으로 산에 갈 때 무거운 보온병에 커피 담아가는 것도 안하구요, 평상시 스트레칭도 많이 하구요,

체력 보강을 위해 한약도 두 제 먹을거구요, 스틱도 충격 흡수하는 좋은 것으로 장만할거구요

고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갈거구요. 소은이가 그려주는 고양이도 부적으로 가지고 다닐거구먼요.

양현쥐..한달 후 백운봉에서 아직 건재함을 보여드리고 '양현주' 이름 되찮아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오늘 종아리가 너무 아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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