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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날

소은이 드레스

틈틈여행 2013. 12. 30. 22:50

 대부분 그럽니다.  손재주 좋다고...

그리 적합한 칭찬은 아니지요.

작업지시서에 의해 기능을 발휘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뭘로 만들었냐고, 단순히 재봉틀이냐 손바느질이냐고 물으며

손재주 좋다는 칭찬을 하면 기분이 살짝 상한다고요!! ^^

사실 제 손은 많은 것을 하지 못해요.

마음으로 감동 될 만큼의 디자인을 생각하고

그것을 손이 할 수 있는 만큼 머리를 써야 하는 일입니다.

 

얼마만인지 아마 올해 딱 한번이었을겁니다.

토요일 일요일을 모두 평상복입고 지내는게...

12월 첫 째주 아주 큰맘먹고 시간을 비웠어요.
소은이랑 동대문시장가서 드레스 만들 재료들을 샀습니다.
피아노학원에서 연주회를 하는데 소미가
6학년때 제가 만든 드레스를 입고 즉흥환상곡을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올해는 작은 조카 소은이 연주에 피아노선생님들이 이번에도 자못 기대가 크시다는  전언.
어린아이들이지만 품위있고 격식갖춘 연주회를 경험하도록
연주회에 신경을 많이 쓰시니 재형이와 저도 조카들 차림에 공을 들입니다.

시장을 봐와서 점심식사 후 물 한모금 마시지도 않고 밤늦게까지 재단해서
가봉을 했는데..아~나의 탁월한 눈썰미!! ^^
바느질도 허당으로 하는지라 생각했던 디자인을 바꾸고,

그러다보니 원단이 모자라고
버리려 했던 조각들을 주워모아 또 디자인을 바꿨습니다.
길이와 품을 재서 대~~충 재단했는데 고칠것 없이 잘 맞았어요.
산행보다 바느질을 더 잘한다는..호호
”이모가 있어서 너무 좋아요"
너무 이쁘다고 좋아 어쩔줄 모르는 조카.
"완성되면 더 이쁠거야. 언니처럼 드레스 이쁜만큼 연주 잘해야 돼"

 


 


4일에 걸쳐 완성하고나니 아이쿠야..
산행보다 바느질이 더 힘들긴해요.
사람많은 시장 걷는 것도 피곤하고
배낭 멘 어깨보다 더 목 등짝 어깨 아프고..

하지만 이제껏 만든 드레스중에 최고라는거!!

 

지난 금요일 드뎌 드레스 입고 피아노 연주했습니다.

연주는 소은이 표현에 의하면 뭉겠지만..^^

긴장되서 밥도 못먹었다더니 엄살떤 것보다 잘했어요.

제 조카이고 제가 만든 드레스라 하는 얘기지만 소은이가 제일 예뻤어요.

화장을 하고 반짝이 뿌려 머리 올린 아이들의 드레스는

아이들 체형을 고려하지 않은 것들이었거든요.

피아노학원 원장님은 이번에도 또 그러십니다. 드레스 사업 해보라구.

정성들여 준비하시는데 정말 마땅한 드레스대여점이 없어 늘 고민이라시며..
시즌에만 동업할까요, 원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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