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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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무등산

틈틈여행 2013. 2. 3. 13:10

 

 

올겨울 고대산 선자령 덕유산 무등산 설경을 봐야겠단 작은 목표를 세워두었었다.

덕유산의 푸진 설경을 빼곤 다소 미흡한 고대산 선자령 산행후 무등산은  문득 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있으면 KTX로 바로 내려가 산에 오를 계획이었다.

올 한해 매월 한번은 장거리 여행을 함께 하겠다는 친구들과의 약속도 지키고  눈내린 나의 무등산 산행

소망까지 이루기엔 2월 주말이 바쁘다.

설경을 포기하고 장맛비처럼 내린 겨울비가 밤새 나무에 얼어붙었기만을 소망하며 토요일 새벽 3시반

출발을 강행했다.

 

 

 

 

 

 

담양군 창평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담양의 슬로시티가 이곳에 있고 국밥으로 유명한 동네다.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는 국밥집에서 따로국밥을 주문했다.

선지국밥에 선지가 너무 먹음직스러워 군침을 흘리니 쥔장께서 선지국을 이렇게 듬뿍 가져다 주셨다.

물론 나는 내몫의 따로국밥과 선지까지 모두 먹어치웠다는..암튼 국물도 건더기들도 너무 맛있다.

그 집 이름이 기억안난다. 너무 먹는데 치중했다. ㅎㅎ

 

 

 

 

 

 

오늘 우리의 산행을 안내해줄 지인이다. 6시 50분 곡성군 옥과에서 만나 그의 차로 이동했다.

그냥 7시에 옥과 도착하면  모든 스케줄은 그가 마련한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거였다.

 

 

 

 

 

 

들머리는 원효사.

광주로 들어갔으면 증심사를 들머리로 했겠으나 내가 엄살이 심하다보니 가장 쉬운 코스를 선택했다.

물론 원점회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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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경사로 시작하는데도 나는 헉헉 숨이차고 몸이 무겁다.

이어지는 구박, 그러게 많이 먹더라니...

설경을 보지 못하면 어떠랴.

산죽과 편백의 초록, 어쩌다 마주치는 상록수의 초록은 무채색에 지친 마음을 싱싱하고 촉촉하게 만든다.

여름 장마철마냥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장대하고 난 자꾸 그 물을 퍼마시고 싶어진다.

아침을 너무 과하게 먹은겨. 선지에 간이 살짝 있었는데 그걸 다 먹었으니..

 

  

 

 

 

보인다, 보여~~!!

봉우리에 얼음꽃을 볼 수 있을려나 마음 한구석 기대가 컸는데 드뎌 보인다.

중봉과 정상부근의 얼음꽃이 햇살에 비쳐 흐드러진 억새꽃처럼 하얗다.

가뿐숨을 몰아쉬며 가열차게 걷기. 햇살에 다 녹아 내릴까 마음이 조급해진다.

빤히 보이는데 참 멀다. 걸어도 걸어도, 올라도 올라도..참으로 멀다.

 

 

 

 

 

 

 와우~~!! 드디어 서석대를 마주했다.

까만 돌덩이 사이에서 하얗게 빛나는 얼음꽃이며 병풍처럼 둘러선 주상절리대가 감탄을 자아냈지만

 내 똑딱이로 역광속에서 그 장엄함을 잘 담아낼 수 있는 재간이 내겐 없었다.

자연을 대하면서 나는 절대자를 느낀다.

 

 

 

 

 

 

무등산 정상은 1년에 몇차례만 개방을 한다. 우린 바라만 볼 수 밖에...

세찬 바람을 피해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장불재를 향하는 길은 완전 봄날이다.

어디선가 생강나무 산수유 꽃망울 팡팡 터질 것 같은..

입석대에서 한참 사진찍기 놀이를 했다.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한 풍경은 뒤돌아보는 풍경도 내려다보는 풍경도 아름답고 여유롭다.

장불재에서 과일과 차를 마시고 하산을 했다.

 

 

 

 

 

우리의 차를 세워둔 옥과한우촌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생고기는 정신없이 먹어치우느라 사진이 없다. 어찌나 달고 맛있는지...

이곳은 술적심으로 나오는 선지국과 동치미는 물론 식사로 먹을 수 있는 떡국까지 정말 맛있다.

당연 이 꽃등심은 제대로 된 육즙에 입에 살살녹는 제대로 된 육질이 최고다.

 

 

 

 

 

노고단에서 만복대로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능선이 바라다보이는, 곡성과 구례를 잇는 길 중간까지

안내를 해주고 지인은 돌아갔다.

노고단은 시간이 모자랄테니 화엄사에 들렸다 가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두고..

 

 

  

 

 

화엄사에 들렸다.

호남여행이 없었던 미애를 위해 해있을 시간을 알뜰하게 쓰고 싶었다.

화엄사에서 노고단을 가르켰더니 친구들이 욕심을 낸다. 성삼재에서라도 지리산 구경하고 싶다고..

구층암 다실에서 차 한 잔 하고 싶었는데 마음 급해져 빨리 성삼재에 오르고 싶은 눈치다.

에잇..갈증나는데 그래도 야생차는 패스.

 

 

 

 

 

성삼재에서 아주 멀리 바라다보이는 천왕봉을 보더니 지리산 종주 어쩌구 하던 말이 쏙 들어간다.

"지리산 둘레길로 바꾸자"

나는 88년도에 화대종주를 했다.

화엄사에서 대원사로 이어지는 가장 긴 코스를 친구들과 후배들 끌어모아 열명이 함께..

진두지휘에 몸쓰고 마음쓰고..한창 젊은 나였지만 역시 버거웠나보다.

4박 5일 산행 후 진주에 도착했을 때 내 입술은 위 아래  부풀어 올라 찌그러졌고 꼬박 일주일동안 동생과

하루에 한마리 통닭을 먹어치웠다.

화대종주, 청춘이어서 해낼 수 있는 미친짓이었다.

 

 

 

 

 

정령치에서 바라다보이는 지리산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을..

에잉 웬걸..눈이 녹지 않아 통제되고 있는 정령치.

우린 그대로 남원 인월로 나와 지리산 IC를 통해 귀가 했다.

집에 돌아오니 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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