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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날

그대여~나와 같다면♬

틈틈여행 2010. 8. 19. 00:00

녀석이 방학이라 아침은 나 혼자, 점심 저녁은 거의 녀석과 함께다.

시험기간에 학교 태워다주기와 직접 만든 음식 함께 먹기가

내가 아들 키우며 가장 중심을 뒀던 부분이었고, 아니 전부였고 그것이 생활화되어

대학생이 되었어도  방학중엔 함께 밥을 먹는다.

이제는 다 큰 아들 혼자  챙겨먹게 냅두지 뭘 그리 꼬박꼬박 챙기냐  하지만

피치못 할 때는 혼자 먹게 음식을 해놓기도 하고 배달음식이나 패스트푸드도 먹인다.

오래전 처음으로 혼자 밥상을 차려먹던 날 녀석이 그랬다.

..엄마, 혼자 밥을 차려 먹으니까 처량한 마음이 들었어요.

이 말 한마디가 가슴에 콕 박혀 웬만하면 함께 먹으려 하던게 생활이 된 것이다.

 

여전히 함께 밥을 먹는 방학이지만 그 양상은 많이 달라졌다.

편식 심한 녀석(이녀석의 편식은 완전 내 탓이다.)의 입맛보다는 내가 먹고 싶은것

위주로 반찬을 쫘~~악 깔아놓고 먹는다는 것.

녀석이야 먹거나 말거나..어차피 살찐다고 예전에 비해 절반도 안먹으니

예전의 두 배로 먹는 내 입맛에 맞추는게 맞는거니까.

 

반찬 여덟가지 펼쳐놓고 한마디 했다.

..그래도 한번씩은 다 먹어봐. 군대 가면 이런거 나올텐데.

..군대에서 설마 이런게 나올까? 김치가 빠졌네. 김치 주세요.

..허~억. 반찬이 너무 많아서 깜빡했다. 이것 좀 먹어봐. 엄마가 오늘 한가지 배워 온거야.

  맨날 물렁하게 찌던 양배추, 오늘은 맑고 투명하지 않냐? 함 먹어봐.

별로 안땡겨하는 눈치. 에구..그래도 김치 찾는거 보니 마이 사람되었다.

군대가도 되겄어!

 

보글보글 강된장 끓여 쌈 싸먹는 양배추.

찜통에 쪄서 색도 안나고 물렁하니 푹 익었는데 드뎌 아삭아삭 잘 익히는 방법 알았다.

한겹씩 떼어서 줄기부분 다듬고 끓는 물에 넣어 데쳤다.

말갛게 색이 살아나면 다 익은것.

새로운걸 알게되어 신이 났다.

주변에 이 이야기를 했더니 의외로 다들 나처럼 모르고 있었다.

혹시 찜통에 찐 양배추 쌈을 내일 점심식단으로 생각하신 분 참고하시라고...친절한 삐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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