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

쇼킹의 귀환 본문

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쇼킹의 귀환

틈틈여행 2009. 2. 22. 02:02

  

내 키는 165cm이다.

5cm만 컸더라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헐렁한 바지에 납작한 구두, 그리고

이런 저런 상의를 준비해서 입고 내가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을 즐겼을 것이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이란.. 쉽게 말하자면 장훈씨 스타일이다.

미칠듯한 레이스, 헐렁한 니트, 크림색 테일코트, 내가 좋아하는 체리핑크..등등

 

내가 아는 사람들 중 183~186cm의 키를 가진 사람들이 좀 있다.

그럼 뭐하나? 장훈씨 근처에라도 갈 만한 간지가 나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걸.

그렇다. 사실 186cm의 키는 간수하기 어려운 기럭지이긴 하다.

요즘이야 평균 신장이 많이 커져서 당당히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지만

우리 나이 또래에는 큰 키를 감춰보려다가 체형 자체가 구부정해진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바른 자세의 장훈씨는 완죤 간지작렬이다.

스타일리쉬한 그의 차림새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즐겁고 행복하다.

 

장훈씨는 입담이 좋다.

눌변인 사람은 듣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그의 수다는 거침이 없다.

노래나 춤 이상으로 듣는 이를 유쾌하게 만들고 그의 따뜻한 마음씨를 확인

할 수 있게 한다.

 

그래도 장훈씨가 젤로 잘하는 것은~ 글쎄...공연일까 기부일까?

33억을 기부했다니 기부 같기도 하고 2000회를 넘게 했다니 공연일 것도 같도...

장훈씨는 나이 43에 아직 자기집도 없고 그 흔한 운전 면허증도 없는 사람이다.

오로지 공연하고 기부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으니 노래하는 명사로

분류하자는 말도 나올만 하다.

 

 ←무단 가택침입으로 훔쳐온..^^

 

 

                               

 

내가 장훈씨의 공연에 간다하니 누가 그랬다.

소리나 꽥꽥 지르고 노래도 못한다구.

소리? 그거 아무나 못지른다. 샤우트 창법도 모르는 무식한 잉간이라 다른말 안했다.

또 누구는 그런다.

공연 잘한다더라구.

이제 그렇게 바람결에 전해 들은 말은  하지 말길 바란다.

일단 한번 가보구 나서 얘기하자는 거다.

아!! 가시긴 전에 날계란 하나 드시고 가시는게 좋을 듯 하다.

돈? 안아깝다.

단지 지금 목이 너무 아프고 낼 아침 양쪽 팔과 어깨가 많이 아플것 같긴 하다.

즐거운 통증이다.

 

이번 공연은 찬용씨 부부를 초대했다.

자기들은 괜찮다며 다른 사람과 가라지만 피 한방울

안섞인 남을 위한 티켓 한 장보다 내 가족을 위한 두 장이

훨씬 남는 장사다.

경기가 어려운 만큼 계산속이 빨라야한다. ㅎㅎ

찬용씨의 많은 장점 중 재형씨와 처형이 도모하는 일은 어디, 무슨 일이고 즐겁게 따라나서 주는걸 나는 으뜸으로 친다.

관심이 있고 없고를 문제삼지 않고 즐겨 따라나서 주니 고마워서 가끔 가벼운 불평이라도 하는 재형씨한테 '그래도 너

시집 잘간겨~~'하는걸로 그녀의 불평을 잠재운다.

 

 

그렇다고 이들 부부가 늘 좋기만 한건 아니다.

이번에도 나를 이빠이^^ 열받게 했다.

내가 승질이 급하고 다혈질이라 도착해 야 할 시간에조차

출발도 안했다하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나도 시간 약속을 그리 잘지키는 편은 아니지만

먹고사는 문제로 늘 허겁지겁인게 싫어서 이렇게 공연이나

극장 가는 날만큼은 여유롭고 싶은데 꼭(거의 꼭이지, 아마)

늦어서 내 속을 태운다.

티켓을 맡겨놓고 들어가도 얼른 와서 자리에 앉아야 비로소

함께 하는 기분이 되는 법이다.

 

" 이봐요, 찬용씨, 재형씨. 난 말이지 적어도 공연장에 20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고 봐.

  한달동안 가졌던 설레임과 기대가 일순 사라지면서 머릿속이 계속 화끈화끈 했었다구.

  이럴때 사정이 있어 늦겠지 하는 이해심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진다니께.

  오프닝에 장훈씨 귀여움 끝장이었는데 그것도 못보구..30분 늦으면 당신들도 엄청 손해 아니냐 말이지.

  모..내일..아니 오늘이구먼. 당신들이 나를 초대했으니 미리와서 기다리겠지?"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보기

 

 

                                  40494

 

 

'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마중  (0) 2009.03.26
3월, 꽃소식  (0) 2009.03.01
클림트와 그녀들  (0) 2009.02.15
내사랑 한계령  (0) 2009.02.08
북해도3..북해도 울궈먹기  (0) 2009.01.1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