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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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98%의 열반

틈틈여행 2008. 9. 5. 01:38

 

 

안개는 잠깐 지상으로 쉬러 내려온 구름이다.

그 구름덕에 새벽 비행기는  느낌이 아주 좋다.

산봉우리 사이사이에 잠겨있다 피어오르는 안개와

마을 고샅에도 살금살금 내혀앉은 구름이

땅과 하늘의 경계를 지우고 있었다.

난 태고적부터 그렇게 하늘위에서 떠있었지 싶다.

크림치즈를 바른 베이글과 커피가 그때부터

있었는지는 심히 의심스럽지만...

 

 

 

            

 

         번져버린 먹물같은 구름이  한덩어리 머리위에 멈춰서

         빗방울 몇 개를 떨어뜨린다.

         곧 흘러갈 것을 알고 있으니 마음 졸이기도 없다.

         꼼꼼이 그리고 천천히 둘러보기 위해 도항선에 차를

         싣고 들어갔다.

         우도봉 오를 때 많이 더웠다.

         속에서 줄줄 흐르던 땀이 셔츠까지 베어나오다가

         이내 바닷바람에 마른다.

         저 아래 많은 사람들이 있으나 모두 오르는듯 하다가

         돌아가 버린다.

         돌아가서 그럴테지, 우도 뭐 볼게 있어 가냐고..

         산호사 해변만으로도 충분하고 너른 잔디만으로도

         충분하더이다.

         

      

 

 

 

땡볕속에 얼음생수를 마시며 올라섰다.

초록은 온몸을 던져 빠져들라고 유혹을 한다.

투덜대며 올라온 고딩이 녀석들도 와서 내려다보며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땀에 흠뻑 젖어 숨가빠하는 뚱띠녀석들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내 아들녀석이 다음날 저 모습일진대..

새로 산 청바지라도 입고 오르면 어쩌나 걱정이다.

급히 산 비싼 바지 한번이라도 입으라고 협박했다.

 

 

 

  

       나더러 食馬種이라 하시는데...

       나도 말고기라는게 경주용 말이다가 그다음 승마장 말이다가 마지막에 관광용 말이 되어

       마생이 끝나면 죽어서 말고기가 되는줄 알고 무진장 질길거라 여겨져 저어했다.

       한데 그게 아니란다.

       말뼈를 쓰기 위해 사육되어진 말의 부산물이 말고기라고 제주도 원주민께서 말씀해 주셨다.

       말을 잡은 날 육회와 육사시미, 간까지도 먹는다는데 특히 간은 소의 그것보다 잡냄새가 없었고

       곰탕이나 구이도 맛이 좋았다.

      

                    

 

 

 

 

 

제주도 원주민께서 비양도를 극구 말리셨다.

9시에 들어가서 3시까지 있기에는 너무 작은

섬이라고 다른데를 다니는게 훨씬 낫다 하셨다.

무엇보다 이른 시간에 나서는게 어렵겠다 싶어

계획수정, 아쉬움은 한림항에서 사진 한 컷 

찍는것으로 마무리했다. 

그렇게 하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하루종일

떠나지 않았다.

  

 

 

 

 

 정말 넓다.

맘먹고 쭈~~욱 안쪽까지 걸어 들어갔다.

옆에 사람이 없으니 다리 아퍼? 그만 갈까?

그렇게 맘 쓸일 없어서 너무 좋다.

참으로 게으르고 이기적인게 나다.

온전히 나를 위해 시간을 쓸 수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뙤악볕이었지만 난 느린걸음으로  걷기 싫을

때까지 걸었다. 

 

 

 

 

 

 

 일부러 시골 아주 한적한 길로 찾아갔다.

 들어서기도 전에 달콤한 상상으로 들떴다.

 난 쵸코렛을 좋아한다.

 특히 다크쵸콜렛의 진한  쌉쓰름함이 좋다.

 넓지 않은 곳이지만 꽤 시간을 들여 둘러봤다.

 그래도 쵸코렛을 사지는 않았다.

 더운날 하루종일 차에 두는 것도 그렇고

 에너지가 되고도 남아 배에 엉겨붙는게 무서워서..

 

 

      

 

 

 

 검은 돌덩이가 저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절대자가 계신게 분명해.

 아무래도 자연이 절대자이고 절대자는 자연인게야.

 허기가 느껴지고 더위에 지쳤지만 오래오래 그곳에

 머물다 돌아섰다.

 수학여행 온 여학생들의 감탄이 층층이 이어진다.

 뭉게뭉게 모여 온갖 포즈로 추억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번 여행중에 제일 잘한 일, 영실기암을 본 것.

이미 통제를 하고 있었지만 아주 불쌍한 얼굴로

"20분만 올라가면 안되요~~?"

멀리 가지는 말란다. 정확히 21분을 뜀걸음으로

시야가 트이는곳까지 올라가서야 걸음을 멈췄다.

비오듯 땀이 흘렀고 숨이 턱에 찼다.

아!! 정말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게 하늘이다.

구름이 싸~악 걷히면서 오백나한대와 기암들이

드러났다. 여행 마무리로 그지 없었지만 백록담이

너무 아쉽게 아른거렸다.

 

 

 

 

한라산에 정상까지 갔었으면 하는 아쉬움

있어도 이번 여행은 유난히 신이 나고

즐겁고 행복했다.

아무래도 혼자하는 여행이 열반에 들 때가

되었는가보다.

혼자 살면서 적당히 폼나보이게 살고 싶은

내겐 예쁜옷과 여행이 조금은 강박증 같은거

였는데 이제는 모두 극복이 되어 온전히

경지에 이르렀나 보다.

여행에 몰입이 되어 이틀간 내가 무슨

자동차를 타고다니는 신선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높은 만족감의 진원지가 어딜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곰곰 생각해보니..

선뜻 자동차를 내어주시고 방을 내어주시고 맛난  끼니들을 챙겨 먹어주신 바다향기님과

제주도 원주민이신 그분 부군의 배려가 있어서였다.

그리고 또하나 중요한 것은 아들녀석이 집에서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는거..

전화로 끼니를 챙길 일도 없고 어디어디라고 보고 할 필요도 없는 분심없음이 바로 그것이었다.

돈은 좀 들더라도 봄 가을로 수학여행을 가면 참 좋겠는데...

 

 그런 호조건에도 불구하고 내가 열반에 들지 못한 이유가 있으니 ..

2%를 차지하는 이 문자메시지들.

자~알 놀고 청약서에 사인도 척척 해주는 좋은 카메라를 가진 멋진 놈

찾느라 열반에 못들었다.

쓸만한 멋있는 남자 옆에는 거기 걸맞는 여자가 있고 혼자 있는 넘들은 대부분 허접했을텐데 관심을 두지 않아서리..

아니 내가 여행중인데 언넘이 칠칠맞게 얻어떠져 부러진 갈비뼈에

폐를 다치는거고 매니저는 왜 상담하러 갔다고 뻥을..출근이 두렵다.

이쁜데다 말도 잘하니 홍보팀에서 섭외가 오는거야 당연한거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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