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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설국여행..평창

틈틈여행 2014. 2. 16. 20:50

2014 02 09


"모두 눈 잠 좀 깨봐. 혼자보기 아까워"

문막쯤이었다. 희부윰 밝아오는 시간, 우린 겨울왕국에 들어섰다.

운전을 하다 안되겠다 싶어 새말 쯤에서 잠들어있는 세사람을 깨웠다.

부스럭 거리는 친구에게 돌아올 때는 이 풍경을 못볼거라고 했더니 벌떡 윗몸을 세운다.

푸른 시간에 만나는 설경은 한낮, 혹은 저녁나절에 보는 것과 완전 다르다.

햐~~나의 선택은 탁월하다. 막간을 이용해 깨알같은 자화자찬.

날짜와 장소를 맞추느라 기상청을 얼마나 드나들었던지...

그리고 설악산 오대산 원대리 양떼목장..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살피고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난 그냥 따라갈거니까 알아서해'가 내가 일을 도모할 때 많이 친구가 늘 쓰는 말이다.

'저는 아무렇게해도 상관 없어요' 요건 경희샘이 내게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또다른 내 친구는 한 달에 한번은 꼭 장거리로 데리고 가달라고 사정하니..

불신없이 전폭적으로 나를 믿고 따르는자, 복이 있을지니..

사람 섞지 말아야지 굳은 결심도 스르르 무너져 새벽 다섯시 반에 모여 출발한 여행이다.

산길은 어차피 통제여서 슬렁슬렁 여행모드다.

 

                        


 

 

 



 

겨울 오대산의 숲길은 고즈넉해서 좋다.

조용하게 산책하고 싶을 때는 설악산보다 오대산을 택한다.

겨울내내 그러할리는 없어 우리가 중대사자암 쯤 올라섰을 때부터 참배객과 등산객이 뒤섞어

나무에 쌓였던 눈들이 소란스러움에 와르르 무너져 날리곤 했다.

하... 그런데 그 풍경마저도 아름다운 겨울의 한 페이지더라는..

비로봉 못가게 지키냐며 묻는 여자 산객은 괜히 왔다고 투덜거린다.

여유없게스리...인생그리 퍽퍽하게 살지 말지. 이 아름다운 풍경이 서운타 할라..

 

 

 

 

 


 

 


 

 

 

 

날이 드는 기미가 보이면서 눈 다 떨어지면 어쩌냐고 조바심 내며 달려왔는데 눈 앞에 눈이 아주 푸지다.

겨우내 모냥 빠진, 녹다 말아 패잔병같은 눈만 밟으며 큰산을 다녔던터라 어느 한 쪽에선 눈피해가

속출한다는 것도 까맣게 잊고 눈을 즐겼다.

 


 

 

 


 

               

 

 

 

 

내려도 너~무 내린 눈은 우리에게도 흠이긴해서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이 적멸보궁까지다.

러셀과 스노우슈잉을 했던 마클 15차는 이럴 때 해야한다는둥 하면서 놀기시작.

복 지으라며 눈 치우라는데 우린 몇 번 눈을 밀어내고 신나게 한판.

 

 

 



 

 

 

 

춥지않은 날씨여서 오래도록 놀기에 맞춤해서 허기쯤이야 조금 참지 뭐..하면서 내려가기를 거부했다.

 

 

 

 

 

 

 

 

 

 

 

 

 

 

 

 

 

적멸보궁에서 상원사로 내려가는 숲길은 숨이 턱 막히게 아름다웠다.

맑은 숲이 폐부 깊숙이까지 들어찬다.

걸어간 흔적없이 아주 새 길은 아니어도 나무에서 퍼부어진 눈이 보슬보슬 쌓여 새 눈이 되어있었다.

에잇...사람들이 우리 뒤를 이어 내려온다.

독차지하고 싶었는데...우리가 욕심이 과했던게지.

 

 


 

 

 

 

상원사에 내려와서야 맞춤한 자리를 찾아냈다.

눈을 밟아 자리를 만들고 푸진 눈에 행복한 우리 여행에 축배를 들었다.

자연설에 생과일 얹어 과일빙수도 만들어보고..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빼놓으면 안되지~잉.

코 앞 산채식당에서 밥을 먹을 예정이지만 굳이 간식상을 한차례 펼친 이유다.

배가 고프면 서둘러 밥을 먹고 싶어질만큼 난폭해지게 마련이고  전나무숲도 식후경이 될텐데

그럼 여행의 리듬이 깨질게 뻔하다.

혈당 맞춰져 기분 좋아졌으니 짧게 느껴지는 산책로 기~일게 길게 늘여서 놀메놀메 겨울숲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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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놀았음에도 별로 배고프지 않다던 우리들...이 밥상을 마주대하자 폭풍 흡입 시작된다.

ㅋ..그래서 각각 한마리씩 나온 조기구이 먹다가 찍은 사진이렸다.

이 음식점의 산채는 정말 맛있다.

엄나무순 취나물 다래순 표고버섯 석이버섯 더덕무침 곰취장아찌 삼나물 오가피순 피마자잎...등등등

나물뿐 아니라 장아찌들도 간이 슴슴해서 싹싹 다 나물접시 비워내도 괜찮을 만큼이다.

그리 비워도 모자랄 즈음 꼭 사장님이 한번은 오셔서 '더 필요한거 있으면 얘기해요' 해주신다.

평창 여행이나 산행에 꼭 들리는 식당이고 사람 여럿 바꿔 다녀봤는데 누구나 그리워하게 되는 맛이다.

 

 

 

 

 

 

 

 

 

선자령을 가기엔 시간이 턱없이 늦었고 삼양목장은 걸어 올라가야만 한단다.

양떼목장은 산책로를 다 돌아볼 수 없고 아랫쪽만 개방해놨다는데도 우린 대관령으로 갔다.

대~박!! 횡계는 진부쪽과는 사뭇 다르다.

"아~~!!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이렇게 눈이 많이 와줘야할텐데...!!"

전날 알아본 것과 달리 국도는 제설이 잘되어 있었다.

"조금 일찍 올걸 그랬다."

말 수 없는 친구의 한마디로 얼마나 좋은지 기분이 가늠이 되었다.

하루종일 선자령과 양떼목장을 찾은 사람들로 주차장이 몸살 앓은 끝에 우리가 도착해 수월한거라 말해줬다.

 

 

 

 

 

 

 

 

 

 

 

 

 

 

 

하얀눈밭에선 빨강이 갑이라고 챙겨입었는데 눈이 너무 내려서 카메라가 염려되어 맘껏 사진찍기 포기.

춥지 않고 바람없는 대관령의 폭설이 여행자의 눈에는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다.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냥 폭 파묻혀 눈 다 녹을때까지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다.

눈은 그칠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흠...담주에 다시한번 와주리라!!

아..엄마 말씀 떠오른다. 말 사면 종부리고 싶다는..

푸진 눈에 파란 하늘이 아쉬웠으니 분명 다음주엔 그러하리라.

마음에 큰 결심 하나 세우고 돌아왔건만...오늘 나는 다른 산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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