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광덕산 2015년 8월 23일

틈틈여행 2024. 1. 24. 06:57

뭉쳐보자는 믹의 제안.
그래, 뭉쳐요.
난 군더더기 없이 간단하게 대답하고 실행한다.
믹, 서경희, 별님


우리는 경기도 포천시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강원도 화천군으로 넘어갔다.


우리가 오를 산은 광덕산


이런 산 좋다.  중턱에서 시작하는..
일상도 숨찬데 놀러와서까지 헥헥..너무 숨차고 싶지 않다.


30년만에 오르는 광덕산이다.
이렇다할 절경이 없었던걸로 기억되는게 맞나보다.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티 역력하고 산객도 없어 우리들 세상이다.


앞에 가시는 분들, 뒤 좀 봐주지.
계속 뒷모습만 찍기 재미없거든.


경희샘이 준비한 크림빙수 먹을 때까지 수다거리는 우리들의 소싯적 산행이야기.
바지위에 올려신던 아가일무늬 목이긴 양말, 고어텍스®는 엄두도 못내고 하이포라 입고 땀흘리던 날들
자바라 물통에 석유버너, 무겁디 무거운 가죽 등산화 등등..

밍밍심심한 정상.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하늘아래 색의 농담으로 멀고 가까운 산들이 주는 그림이 전부.

그렇다고 우리의 산행마저 밍밍심심하지는 않다는...

특히 '사람없어 좋다'라는 말이 감탄사처럼 자꾸 나왔다.
별의 어머니가 15일간 숙성시켜 만드셨다는 흑마늘에 션한 맥주.

그리고 비주얼 중심으로 만드는 나의 도시락, 깻잎제육 쌈밥.

그리고 입가심은 예가체프 더치커피로.
조경철천문대를 보고 임도로 하산하자는 의견.


하지만 천문대는 별 볼 일 없었다.


걸어다니는 별이 있을 뿐



땡볕임에도 우리는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생각하기보다 그 아래서 수다떨며 놀기를 선택했다.


산행하면서 많은 꽃들을 만났다.
계절이 가고 오고 있다는 것을 꽃을 통해 느낀다.

모싯대 잔대 진범 벌노랑이 동자꽃 싱아 이고들빼기 며느리밥풀꽃 짚신나물 색색의 물봉선 뚝갈 마타리 송이풀


노인장대 더덕 긴산꼬리풀 흰꽃바디나물 등등.....특히나 둥근이질풀이 쫘~악 깔린 계곡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난 막 질러댄다. 확실한건 나도 몰라"
"괜찮아요. 어차피 우린 알려줘도 몰라요"
"다 잡초로 보여요"
"내가 엉터리같이 써놓으면 야생화 많이 아는 분들이 알아서 바로 잡아 줄거야.
그리구 이름 모른다구 잡초라고 하지마. 쟤네들 다 이름 있어. "


서두를 것도 없이  기웃기웃 해찰을 일삼으며 하산을 했다.
아이쿠..그런데 가파른 임도를 걷느라 발바닥에 불이나고 물집 잡히는 느낌이다.
빨리 시원한 물에 발을 식히고 싶다.


우리의 두번째 목적지는 도마치 계곡.
군부대와 사유지가 있어 찾기어렵다는 입구를 찾아냈다.


작은 다리 건너 검은 민간인 막사 한쪽으로 차를 세우고 깻잎밭을 지나면
무덤도 하나 나오고
그 누구의 땅도 아닌 계곡에 이른다.




그다음은 룰루랄라 군부대를 옆에 끼고 평탄하게 걸을 수 있다.


군장병 훈련시설 구경도하고
경치구경도 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용소를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어 조금 더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더 올라가고 싶어도 참아야하는 ...

별님 몸을 눕히고 휴식 취하던 중
물벼락을 맞게 되었고..

제대로 공격을 하려다 미끄러지는 날벼락까지..


괜찮아?
발목 움직여봐.
발뒤꿈치야?
사실..우린 모두 쿵 엉덩이에 바위는 괜찮은지가 궁금했다는..우하하하하
라면 먹으면 아픈거 다 나을거 같지?
경희샘 빨랑 라면 끓여줘요.


우린 식전주나 한 캔, 건배!!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운 라면 4개에 즉석밥 두 개.
우리 담부터는 인당 1.5개 끓이자.
지금은 이동갈비보다 라면을 더 먹고싶어.
왜이케 맛있지?


아..잘 놀았다.
그런데 오늘 토요일이면 안될까?
왜 하필 내일이 월요일인거야??!!
믹, 우리 셋이 생갈비랑 주유비 쏠게요.
선뜻 차량봉사해줘서 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