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곰배령, 봄과 여름 사이

틈틈여행 2018. 6. 19. 23:34

 
 

2015년 6월 6~7일
점봉산 정상에서 남동향 곰배령을 중심으로 희귀 야생화 및 산약초, 산채류 등이 다량 분포되어 있으며
1987년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고시하여 년중 입산통제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
 
산림청에서 업어온 점봉산 곰배령 생태안내센타의 운영목적중 하나다.
예약하고 가야하는 곳은 넘 귀찮아 이제야 다녀왔다.
곰배령은 산림청 홈페이지를 통해 날짜 맞춰 예약하는게 정석이지만 그게 참으로 얄궂다.
모르면 몰라도 요 방법으로는 하느님도 곰배령 예약이 어려우실 것 같다.
여행사나 산악회를 통해 가는게 오히려 일반적인 방법인가 본데 내게는 맞지않아 패스.
난 1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홈페이지에서는 10분 안되어 해당날짜에 일일 입장객 300명 예약완료됐다는게 시기하기도 하지.
펜션을 예약하니 주인께서 간단한 정보로 곰배령을 바로 예약 해주더라는..끄응.
마지막으로 한가지 방법이 있단걸 알았다. 요건 비밀.
 


금요일 퇴근을 좀 서둘렀다.
이래저래 시간을 계산해서 저녁밥은 펜션에서 먹기로하고 준비를 해갔다.
내가 시장을 보고 선배농장에가서 푸성귀도 따오고 두부김치도 준비했다.
각자 형편껏 준비하는 식사로 우린 늘 풍성한 밥상을 차린다.
 


창문을 열어 상쾌하고 차가운 아침공기를 맞이하며 준비를 서둘렀다.
된장찌개 끓여 밥을먹고 누룽지에 커피까지..
그리고 양념해온 목살 바싹 굽고 상추 씻고 과일 준비하고 커피 끓여 담아 산행준비를 했다.
주인아주머니께서 뒷정리는 알아서 할테니 서둘러 나가라고 끌탕이시다.
헐레벌떡 숨가프게 탐방안내센타에 도착해 입산허가증을 받았다.
9시 시작, 자유롭게 산행하고 두 시 이전에만 정상에서 떠나면 된다니 마음이 가볍다.
 


 곰배령은 봄과 여름 사이였다.
천상의 화원은 잠시 휴식기라고나 할까?
"천상의 화원은 무슨..다 믿을게 못돼!!"
이렇게 씩씩거리며 내려가는 분들도 있었지만 꽃이 아니어도 곰배령은 충분히 좋앗다.
맑은 소리로 흐르는 계곡물과 여러 새들의 지저귐으로 채워진 숲에서 그냥 '좋다'하는 감탄사 외엔 떠오르는게 없었다.


곰배령 정상에 오르자 뭉게구름이 몰려와 마침내는 햇살이 자취를 감추었다.
이런 곰배령!! 우리가 햇살 무서워하는거 어찌알고 이런 준비를..!!
 


정상 바로 아래 나무그늘은 추웠다.
모두 쟈켓 챙겨입고 밥상을 차렸다.
애들이 내가 준비한 목살구이 양념 잘했다고 칭찬이다. 히히..기분 좋다. 가끔 요렇게 간이 잘맞는 음식도 한다, 내가...
"뭔 대단한 일 한다고 끼니때마다 고기다"
낄낄거리면 아구아구 쌈을 싸먹었다.
션한 맥주보다 맨드롱 또돗한 커피에 기분이 좋아지는 날씨다.
 


계획대로  급할것 없이 느긋하게 놀면서 내려왔다.
우리의 헤어밴드를 빌려서 사진 찍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친절도 베풀면서...


내년에는 꼭  5월 때맞춰 가봐야지. 7월 꽃들도 보구싶다, 가을에도 참좋겠지 않니?
아쉬워서가 아니라 정말 좋아서 자꾸 와보고 싶어서 이런다.
숲이 좋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우리 느린걸음과 부실한 무릎에 적당해서...^^
 


조침령넘어 양양 낙산으로 넘어갔다.
소맥 곁들여 싱싱한 회를 먹었는데 와..자연산 광어는  참 달았다.
해삼과 멍게 오징어 야들야들한 문어숙회에 금방 삶은 소라까지 어찌나 맛있던지..
밥이랑 매운탕까지 맛있다를 연발하더니 돌아오는 차에서까지 맛있었다는걸보면 어지간히 감동스런 맛이었나보다.
 


철 아닌 바닷가에서 뛰놀며 커피를 마셨다.
맨발에 닿는 모래와 차가운 바닷물에 피로가 씻겨나간다.
하루 꽉차게 잘놀고 돌아오는 길도 우리 기분마냥 산뜻하니 뻥 뚫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