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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산행보다 귀한 시간

틈틈여행 2013. 4. 22. 22:42

4월 16일 마스터 클래스 4차 산행 관악산

***

간단한걸로 준비한다고 했지만 시간이 꽤 걸리는 아침이다.

여럿 함께 움직일 때는 무엇보다 시간 약속이 중요한데..가장 멀리 가는 날.

급하게 하다보니 머스타드 소스를 넣지 않았더라는 ...

어차피 나의 음식은 비쥬얼 중심이니 오늘도 그리 우겨보기로 한다.

내가 사랑한다고, 그 마음묶어 맸으니 조금 싱거운 것 쯤은 용서 될 거라 믿어보며..

 

 

 

 

 

 

과속으로 과천을 향한다.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도착해서 발은 괜찮냐고 물어주시는 안부로 아침을 시작한다.

 섬섬옥수로 나의 왼발에 테이핑 해주는 분도 계시니 발목이 든든하다.

친해지기 미션을 핑계로 삼삼오오, 마침내는 무더기로 사진을 찍는다.

그 시간들이 또 얼마나 즐거운지..

 

 

 

 

 

 

김진환 선생님과 몸풀기로 산행준비 시작

 동작 하나하나 열심히 따라 해보며 몸과 머리로 기억하려 애써본다.

스틱 사용하지 말라시는 윤대표님께 내 발의 션찮음을 말씀드렸다.

(윤대표 선생님은 그냥 '윤대표님'이란 호칭이 딱 좋다, 내겐...)

쭉 뽑혀진 내 스틱을 최원일 선생님과 하나씩 들고 고리를 조절해 주셨다.

그리고 틈틈이 살펴보시더니 여러 차례 경우에 따른 스틱 사용법을 일러주시고

걸음 상태를 봐주시고 올라가도 괜찮겠다고 용기를 주시는 윤대표님.

사진으로는 꽤 딱딱하실 것 같았는데 좋은 목소리만큼이나 자상하심에 깜놀,

옆에 바싹 붙어서 지도편달을 받고 싶어졌다 ^^

 

 

 

 

 

 

윤대표님의 뒷목에 붙은 파스도 봤고 체구에 비해 꽤 두툼한 두 손도 보았다.

전율같은 경외감을 어찌 표현 할 수가 없어 손이 건강해 보이신다는

말씀 밖에 드릴 수가 없었다.

건강한게 아니라 이제 아프다는 말씀에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그 분의 오랜 산행시간을 그 손에서 볼 수 있었다.

어느 순간 난 한번도 사용해 본적이 없는 길이로 짧게 조절해 쓰고 계신 그 분의 스틱.

 오홍~~~!!

잠깐이지만 윤대표님 옆에서 함께 산행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길고 험악해 보이는 릿지를 째려 보고 노려보면서 마음을 재고 있는데

누가 돌아간다 만다 하는 얘기에 귀가 솔깃했다.

앗!! 민이.

웬지 산행 경험이 없는 민은 내가 동행해야 할 것 같은 불타는 정의감.

발목이 심하게 불편하지는 않지만 끝까지 욕심을 냈다가는 분명 탈이 날게다.

이쯤에서 콧바람 쐬었으니 하산해주는 센쑤.

헐렁하게 걸어 내려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도란도란 수다를 풀어내며 느릿하게 걸어 내려오는 길은 내가 이 길을 올랐나 싶게 새롭다.

폭포아래서 관악산에 올거라는 친구를 만나면 주려고 따로 챙겨두었던 샌드위치를 꺼내 먹었다.

노닥노닥 수다를 떨다가 아직 찬바람에 몸이 떨려 일어났다.

현대미술관에 가서 그림 구경하고 커피를 마시자고 가면서

아직 피지 않은 벚꽃을 아쉬워하다가 꽉 막히고 꽉 채워졌다는 주차장에

더 큰 아쉬움을 안고 과천시내로 들어와 커피를 마셨다.

 

 

 

 

 

 

 

우린 서로 속을 내보였다.

사람이 갖는 최고의 감정이라는 공감이 내비친 속을 어루만지고 다독였다.

결..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의 흐름이렸다.

결이 얼추 맞으니 몇 시간의 수다가 가능했을 것이다.

혹여 내가 인생을 조금 더 살았다고, 알량한 내 경험을 일반화시켜

어른인척 가르치려 들지는 않았나 되짚어 봐야겠지만...

내게 마음을 보여준 민이 이쁘고 내 마음을 들어준 민에게 고마운 시간이었다.

 

 

 

 

 

마중가자고 하산하는 팀들을 위해 걸어가다가 주황색이 안보인다며 돌아왔다.

많이 걸어서 발이 피곤했기 때문이다.

음식점에서 기다려 만난 마스터클래스11기들의 얼굴에서 빛이 났다.

끄응..부럽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만나 잠깐 산행하고 수다떠는게 내겐 대단한 힐링시간이다.

아름다운 행락철을 온통 마클을 위해 비워두었는데

순간 방심으로 마클까지 비우게 생겼으니 이 찬란한 봄 나의 우울지수는 끝간데가 없다.

그러다 토요일 요런 시간에 우울지수 팍 떨어지고 힐링지수 상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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