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수니 일기2

묵언산행

틈틈여행 2012. 7. 23. 21:45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가라앉히고

삐뚤빼뚤한 마음을 바로잡고

극도의 막막함에서 오는 불안감과 강박, 초조를 다스리기에

혼자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포악해진 입을 열면 독이 뿜어져 나올듯하여

하루는 업어져 잠을 자고 하루는 걷기로 했다.

 

이른 아침을 먹고 배낭을 꾸린 후 밖을 내다보니 빗줄기가 만만치 않다.

모자를 벗고 그대로 업어져 잠 속에 빠져들었다.

잠간인듯 지나간 시간이 정오에 가깝다.

보드랍고 하얀 우유빵에 달콤한 연유크림과 단팥이 든 빵을 사서

사패산에 올랐다.

모처럼 입 꾹다물고 혼자하는 산행으로 마음에 평온이 깃들 즈음

바람과 구름도 어울려 내마음을 토닥인다.

 

멍 때리기..내가 즐기는 시간이다.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생각을 덜어내는 것도 아닌

생각 미뤄두는 시간.

하늘풍경을 바꿔놓은 바람이 이번엔 멍 때리는데 도움되라고

땀이 밴 내 등짝을 훑고 지나갔다.

그래, 고맙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