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지
"나 오이지 담갔다~!!"
명절에 내려가서 새언니들에게 자랑을 했다.
재금이가 오이 두 자루를 고객으로부터 받아서 내게 한 자루 선뜻 내주었고
그걸 동생과 절반 나눈후 오이지를 담기로 한거다.
준비물:오이 물 왕소금 돌(작은새언니네서 오이지와 함께 온 납작한 돌을 버리지 않아서 다행)
인터넷으로 물 열 컵에 소금 한 컵 비율을 골라 끓여 부었다.
이런..물이 모자란다.
다시 다섯 컵과 반 컵을 추가로 끓여 붓고 명절을 지내러 간 것이다.
새언니 말이 모자라도 오이에서 물이 나오니까 괜찮은거란다.
조금더 세세한 것은 언니들이 알려줬다.
"난 오이지는 초여름에만 담그는줄 알았어"
암때나 담그면 어떠냔다.
작은 새언니는 담근거 다 먹었다고 (나랑 재형이가 너무 가져왔나?) 큰새언니 걸로 완제품을 해갔다.
"언니들, 오이지 다 먹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나눠줄게"
물 열다섯 컵으로 담근 오이지가 오죽하겠냐는 반응들이다.
"나 이러다 고추장 된장도 담는거 아냐?"
콩은 줄테니 메주부터 쑤어서 장을 담그란다, 큰새언니가..
처음 끓여서 한소끔 식혀 부은 소금물을 사흘만에 다시 끓였다.
물론 식혀서..
냉장고에 두고 먹을것은 총 두 번만 끓여도 된다해서 그리하기로 했다.
몇번씩 뚜껑을 열어 익어가는 냄새를 맡아보았다.
오이지 냄새는 안나고 계속 오이 냄새만 난다.
그래도 사흘 두었다 냉장고에 넣어두었고 드디어 오늘 노란빛으로 잘익어보이는 오이지를
무쳐보기로 했는데..
내 생애 최초의 오이지는 완전 엉터리 오이지라는 결론.
엄청 짭짤한데다 맛은 오이와 오이지 사이의 어중간하고 애매모호한..
참으로 맛없다, 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