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날
훔친 연잎이 맛있다.
틈틈여행
2011. 7. 12. 00:49
강진 백련사 아래 연못에서 연잎을 슬쩍 훔쳤다.
다섯 장.
이걸 누구코에 붙이나?
우중에 재금이를 앞세워 모처에 가서 또 연잎을 훔쳤다.
다섯 장.
너무 떨렸다.
연잎도둑이 소도둑 된다는데...
소도둑들도 연잎 훔칠 때 이렇게 떨리고 무서웠을까?
옆자리 혜선씨가 준 찹쌀이 있어
뭐 더 있나 냉장고를 뒤져 재료를 찾았다.
능이백숙 끓이고 남은 밤과 대추가 있고 팥이 있다.
찹쌀에 멥쌀 조금 있는거 털어넣고 씻어 담갔다.
지금 우리집엔 쌀 한 톨 안남았다.
팥을 터지지 않게 삶아 쌀에 섞어 밥을 지었다.
윤기 자르르하게 정말 밥이 잘 지어졌다.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재금이를 위해
우선 하나 푸~욱 쪄보기로 한다.
"와~~ 밥냄새가 너무 좋아"
잣, 호박씨 얇게 썬 연근 정도는 더 넣어줘야하는데
귀찮아 시장을 안봤더니 비주얼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전문점에 비해 맛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냉동해두었다가 먹고 싶을때 먹는다.
내가 생김치 좋아한다고 재금이 어머니가 보내주신 김치에
둘이서 맛있게 얌냠.
재금이 어머니께 세 개를 보내드렸다.
너무 맛있어서 생각나는 사람이 여럿이다.
늘 맛난 음식을 보내주는 언니들에게도 식구수대로 주고 싶고
재형이네, 입덧하는 조카와 입덧 안하는 조카들..
재금이도 만들고 싶어했다.
우린 다시 모월 모일 모시에 모처로
연잎 훔치러 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