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여행 2008. 11. 2. 23:39

가을이 되면서 그가 궁금하고 그립긴 했어요.

그래도 시간이 잘 안맞고...마음은 벌써 그에게로 가있었지만요.

오늘도 그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데 갑자기 마음에 동요가 일면서

꼭 그를 제대로 만나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를 처음 만난게..그러니까 14~5년은 되었나 봅니다.

애써 일부러 찾아가 친해보자고 청했건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저를 내쳤습니다.

저는 깊은 상심으로 갈 길을 찾지못한채 헤매이다 광릉수목원 길을 오래오래 걸으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그러다 늘 같은 자리에 한결같은 그를 오며가며 먼빛으로 바라다 보는 것만으로

행복으로 여기고 마음이 설레고 기뻤으므로 가슴 한자락에 그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가

지난해 초여름 큰맘먹고 다시 그에게 들이댔더랬습니다.

참..내. 초면도 아니건만 그는 한자락 자기 모습을 감추고 뻗대고 있었습니다.

잘난척 하기느~~은..그래도 그가 참 좋았어요.

온몸을 드러내서 좋을때도 있지만 한자락 야실야실한 우윳빛 실크로 가리고 있는 것도 분위기

샤~하고 좋잖아요.

그저 아직 때가 아닌가보다하고 슬쩍슬쩍 보여주는 곳만 볼 수 밖에 없었답니다ㅠ.ㅠ

 

이렇게 높은 콧대로 저를 애닯게 하는데는 이유가 있지요.

나라에서 도장 꽝 찍어준 멋진 넘은 아니지만 나름 지방에서 행세 깨나 하고 있거든요.

꽤 괜찮다고 입소문도 났는가보던데 워낙 성질머리가 까칠해서 웬만한 여자들은 혼자는

덤벼들지 못하는 눈치더라구요.

까칠한만큼 모냥은 쫌 나요.

왜..잘난 것들이 성격좋고 겸손까지 하기가 그리 쉬운일은 아니잖아요

까칠해도 비주얼이 좀 되니까, 아니 좀이 아니라 상당히 되니까 덤비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에겐 특별히 얼짱 각도라는게 필요없을 정도거든요.

알맞은 키에 간지가 좔좔 흐르는 그를 놓칠 수 없어 저도 이렇게 세번째 급만남을 시도한거지요.

제가 혼자 살면서 쌓은 구력이 얼만데요.

이 삐수니 정도면 충분히 들이대볼 수 있는 조건 아녜요?

다리 기장 되지, 오랜 경험으로 잔기술 터득했지, 시간 자유롭지..뭐가 부족해??

너 오늘 내가 끝장을 봐주겠어!!

 

ㅎㅎ 비장한 각오로 나서서 오늘 제가 드뎌 그를 화~악 내품으로 잡아끌었습니다.

오늘부터 내 안에 너 있다^^

물론 그게 쉽게 이뤄지지는 않았어요.

저요..피 봤거든요.

그것도 앵도같은 입술 바로 아래..ㅠ.ㅠ

그래도 좋았답니다.

그를 구석구석 살펴보고 어루만지고 바짝 매달려서 나를 놓아버리지 말라고 아양도 떨어 보고..

그와 단둘이 다섯시간을 함께 했으니 제가 얼마나 행복했겠어요.

그는 뭐가 급했는지 벌써 윗옷을 훌러덩 벗고 있더라구요.

감각있는 그의 가을옷차림을 보구 싶었는데...

그래도 멋진 그는 벗은 몸마저 상스럽지 않고 훌륭했어요.

아래옷은 노랗색 초록색 붉은색이 어울어진 옷을 입고 있던데 감각도 있나봐요.

이쁘더라구요.

제가 완죤 뻑 간거죠?

오늘 '커피와 도넛'으로 데이트를 했어야 하는데 커피는 무거워서리..괜히 무거운거 들고가면

엄청 야단맞거든요.

그리하여 '맹물과 도넛'이었답니다.

 

약간의 질투심을 자극하려고 여봐란듯이 저는 다른 남자에게서 선물 받은 것들을 챙겨갔답니다.

제가 시험 하나를 치뤘는데 합격했거든요. 합격선물 받은거에요.

검정바지를 입으면 그 선물이 튀지 않을거라 베이지색 바지를 챙겨입고

처~~억하니 무릎보호대를 감싸줬구요, 까칠한 그의 성격에 여차하면 무기로라도 쓰려구

독일쩨 스틱도 양손에 불끈 쥐고 갔어요.

그가 약간 쫄았는지 다섯 시간 함께 하면서도 저를 괴롭히지 않았어요.

물론 저도 든든한 빽이 있으니 겁날 것도 없었구요.

 

오늘 그의 팔뚝과 어깨를 거쳐 머리 꼭대기까지 애정이 듬뿍 담긴 손길로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아니다. 그가 온몸으로 저를 감싸 안아준거에요.

다음 데이트 꽃피는 봄날쯤일거라고 귓속말로 간지르고 돌아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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