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만큼 여행하기2

산책..꽃무지 풀무지

틈틈여행 2008. 7. 20. 23:30

주말 컨디션 아주 별루였다.

얼굴에 잔뜩 추접이 들었다.

며칠전부터 눈이 쓰리고 아파서 안과에 갔더니 각막에 상처가 많이 났단다.

하루 세번 밥먹고 꼬박 약 챙겨먹고

두시간마다 두가지 점안액을 똑똑 떨어뜨려야 한다.

렌즈는 안된다니 외출시에도 낡은 안경을 써야한다.

 

안경을 낀 채 머리에 수건을 두르다 안경이 이마로 찌~~익 올라가며

1cm가량 상처가 났다.

샤워하고, 세수할 때마다 쓰라린다.

상처가 덧나지 않는다는 연고를 바르니 번질번질 튀김기름 묻은 형색이다.

 

요즘 넘 신경쓰고 피곤한 나머지 입가에 뽀글뽀글 물집이 잡혔다.

광범위 피부염 크림을 발랐더니 녀석이 친절하다.

"어!! 엄마 입가에 치약 묻었어요."

 

엄마들이 아이들 학원보내는 두번째 이유를 오늘에야 알았다.

여름방학을 맞아 난생처음 학원을 가겠다해서 등록을 해줬더니 이게 웬 일.

일요일도 특강이라고 일찌거니 집을 나선다.

"꼭 밥되는걸로 먹어. 주전부리로 먹지말고"

점심값 쥐어주니 5시에나 돌아올거란다.

 

앗싸~~!!

얼굴 추접에 가라앉은 기분 북돋아주러 집을 나선다.

청소 말끔히 해놓고 선크림 잔뜩 바르고 룰루랄라...

'꽃무지 풀무지'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주인인지..우산을 가져다준다.

 

여름꽃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며 산비탈을 오른다.

비도 내리고 반짝 햇볕도 나고 호랭이 장가가나?

땀이 비오듯한다.

찜통이 따로 없다.

그렇다고 짜증날리 만무하다.

여름꽃 하나하나에 그동안 내가 보내온 여름들이 생각난다.

여름 휴가때면 맘먹고 오르던 큰산에서  만난던 꽃들이라

찌르르 그시절이 아프도록 그립다.

 

졸졸졸 흐르는 맑은 물에 발을 씻었다.

기분이 상쾌해진다.

젊은 총각이 뛰어올라온다.

야생화를 분양해준단다.

동자꽃을 달라했다.

큰언니네 꽃밭 한 쪽에 심어두면 오늘이 오래오래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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